아래에 등장하는 교회 오빠의 진짜 마음이 어떤가 궁금해서
이렇게 강호정담에서 키보드를 두드려봅니다.
남자분들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아시는 분은 아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여자라는 거요.
제 나이는 20대 중후반이고요, 그 교회 오빠는 20대 후반입니다.
같은 교회, 같은 청년부 소속임과 동시에, 저는 청년부를 포함한
4개의 봉사를 하고 있고요, 그 오빠는 청년부 예배부터 오후예배까지 길어야 3시간 남짓 같이 있는 게 전부입니다.
일단 제가 그 오빠를 좋아하는 건 맞습니다.
근데 그것도 좀 애매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남자로서 좋아하는 지 아니면 친구로서 좋아하는 건지,
갈피가 안 잡히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제목처럼, 제가 알고 싶은 건 그 오빠의 마음입니다.
저는 꾸준히 그 오빠만 보면 늘 장난 치고 못 살게 굴고
괴롭히는 등, 주로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한테 자신의 관심을
표할 때 하는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
그렇게 그 오빠가 저한테, 일방적으로 괴롭힘을 당하던
어느 날, 그 날이 지금으로부터 한 서, 넉 달? 전쯤이었을 겁니다.
그 날의 모든 예배 일정이 끝나고 청년부끼리
따로 일정이 있어서, 청년부 부원들이 다 모이기를
기다리는 동안, 저는 어김없이 그 날 나온 빈 1.5리터짜리
음료수 병 두 개를 양손에 들고 그 오빠를 향해 장난을 쳤습니다.
그랬더니 그 오빠가,
"너 혹시 나 좋아하나?"
(방언 섞인 말입니다만, 표준어로 풀었습니다)
"예? 아니요."
일단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튕기는 건 당연히 아니고요.^^;
위에서 언급했듯이 제 마음을 제가 아직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요.
^^;
"혹시 네가 날 좋아하면 미리 얘기를 해라.
그래야 나도 마음의 준비를 하지."
그 오빠가 그랬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 모여있는
청년부 부원들을 두루 둘러보며,
"참, 김칫국도 제대로 거하게 마시고 있죠?"
"하하하하하하하하!"
제가 찬 겁니다.^^;
그 오빠는 아무것도 아닌 줄 알았던 녀석한테 차였다는 거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어찌하지 못 하고 분노에 몸을 떨었고요,
저는 그 모습이 또 재미나서 깔깔깔 웃었지요^^
근데, 그 날 이후 그 오빠한테 함부로 장난을 못 치고 있는 저를,
어제야 봤습니다.ㅡㅡ;;;
즉, 저 날 이후로 저는 오빠를 괴롭히는 게 확 줄어든 거지요.
그리고 어제도 심방 가려던 일정이 취소가 되어서,
모였던 청년부끼리 닭 먹으러 가자고 의견이 모아져서,
덕천교차로 부근의 버** 라는 식당에서 1차로 닭고기로
식사를 하고요, 9명 중에 3명은 각자 약속이 있고 집에 간다고
흩어지고, 남은 6명이서 커피 한 잔 하자고 2차로 커피샵에
갔습니다. 그 카페에서요. 어쩌다 보니 제 옆 자리에 그 오빠가
있더군요.ㅡ0ㅡ;;;
커피 마시면서 얘기가 한창 오가던 중이었어요.
그 오빠가 저를 똑바로 보면서,
"난 관심 없으면 말도 안 한다, 알제?
내가 너한테 관심이 있으니까 말을 한다 아이가."
<-전형적인 경상 사투리
"네, 잘 알지요."
얼떨결에 안다고 했네요.ㅡㅡ;;
그 6명 중에 같이 있던 언니 한 명이 이 오빠한테,
작년부터 꾸준히 좋아한다는 말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오빠는 언니의 진심을 농담으로만 듣고 농담으로
답하더라고요. 꾸준히.
어제도 그랬습니다. 언니는 또 다시 그 오빠한테 좋아한다고
했고, 그 오빠만 응하면 두 사람은 연인 단계로 발전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 오빠.
언니한테 싫다고 한 뒤 저한테 좋아한다고 말하는 겁니다!
ㅇ0ㅇ;;;;;
어제도 그리고 오늘도, 그 오빠에 대한 제 마음이 확실하다면
좋아한다고 했을 텐데, 제 마음은 여전히 친구와 남자에서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를 않아서, 또 한 번 싫다고 찼습니다^^;;;;
화제는 다시 또 다른 언니와 그 오빠를 향해 날아갔고요.
다른 누군가의 장난에 제가 걸린 것을 알게 된 그 교회 오빠가
저를 도와준답시고 어깨에 손을 올리는 거예요.
깜짝 놀란 저는
"알았으니 어깨의 손 좀 내려주세요."
라는 말부터 먼저 했고 그 오빠는 황당해하면서 손을 내리더군요.
도와주는데도 못 하게 한다고 투덜거리면서요.
그 교회 오빠가 한 번씩 일 때문에 못 오는 날에는
일 때문에 바쁜가보다 하면서도, 겨우 1주일에 한 번
얼굴 보는 게 전부인데 못 봐서 섭섭하기도 하더군요.
속상하기도 하고요. 보고 싶기도 하고요.^^;;;
제가 장난치는 것이 귀찮은지, 아니면 스트레스 받는 지,
그 오빠는 저한테 연락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더라고요.
올해 초 쯤에요.^^;; 그래서, 연락 안 하고 있습니다.
그 오빠도 제 연락처 아는 것도 아니고요.(쪼매 속상.)
연락처를 따로 주고받은 것도 아니고,
저는 그저 청년부 임원으로서 그 오빠의 연락처를
알고 있는 게 전부일 정도입니다.^^;;
자.
남자 문티즌 여러분.
저 교회오빠가 관심 있다, 좋아한다고 했던 말이,
진심일까요, 아닐까요?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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