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참 구분하기 힘듭니다.
「비평」과 「비난」은 어느 정도 구분하기 쉬운 편입니다. 일단 보면 알거든요.
비난은 건져먹을 게 없는 인신공격이 주류입니다.
성자 급에 이르신 분들이야 비난에서조차 깨달음을 얻을지도 모르겠지만 모든 글 쓰시는 분들이 그럴 수는 없겠지요. 우리가 초절정 궁극 무아지경(?)에 이른 무림인도 아니고 성질나는 와중에 깨달음은 무슨 깨달음입니까. 키보드 안 꺾으면 다행이죠.
비평은 일단 건져먹을 게 반드시 있습니다.
(스스로가 쓴 걸 비평으로 굳게 믿고 있는 악플러들은 일단 발로 밀어두고, 저기 구석탱이에서 바퀴벌레랑 놀라고 해 둡시다)
일단 글이라는 건 그럴듯해 보여야 합니다. 올바른 주관을 확립하고 국어에 익숙한 「성인」이 얼른 확 봐서 이상한데 없군, 하고 생각할 정도면 됩니다. 그게 「격식」입니다.
사회의 일원들이 학교를 다니게 만드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계산이나 언어, 상식, 사회관 등이 어느 정도 몸에 「익게」해서 사회생활에 다른 문제가 없도록 「격식」을 만드는(혹자는 이걸 평준화, 빵틀에서 인간 찍어내기, 톱니바퀴 생산이라고 비아냥거리고 또 그게 사실입니다만) 데 있습니다.
말하자면 이 「최소한의 격식」은 인간이 인간과 서로 원만한 의사소통, 즉 멱살잡고 안 싸우게 하기 위한 방책입니다.
「예의」라던가 「이해」라는 게 이 카테고리에 들어가겠죠.
여기서, 「직설」은 「예의」를 한 치 정도 치워두더라도, 그걸 이해할 수 있는 양식과 지성을 갖춘 인간(물론 이런 사람도 반드시 마음은 상합니다. 표면으로는 웃을지 몰라도)을 대상으로 써야만 하는 상당히 한정된 용법입니다. 아니면 친하거나.
말하자면 충격요법 비슷한 건데요, 역시 아무때나 쓸 게 아닙니다. 직설적이고 단호한 게 좋다지만 인간관계에서 그러면 욕먹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_=;
사람은 적당히 동글동글해야 칼을 약간 덜 맞는 법이거든요.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할까?
제가 아래서 쓴 「비평」에서 악의의 오라나 오직 자신의 독선만을 주장하고 있는 스스로가 잘난 줄 아는 부류도 여기서 조금 밀어두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예의」「격식」에서 안 벗어나면 딱히 문제 잡을 소지는 많지 않습니다. 일단 이것을 쓴 사람의 「지성과 격식」이 어느 정도 대등한, 사람들과 의사소통하기에 문제가 없는 수준이 됐다는(인간을 고작 이딴 걸로 판단해야 한다니 짜증나지만 어쩌겠습니까)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내용상 생각이 짧거나 하면 좀 문제가 생기지만, 일단 예의가 있으면 거슬림을 발생시키지 않습니다.
이건 독자와 작가의 「위치」문제가 아니라 「인간」으로써 지켜야 할 사항인 겁니다. 그래서 전 악플러를 인간으로 안 봅니다. 종족이 호모 사피엔스라고 그걸 인간으로 봐야 하는지도 솔직히 모르겠고. 인권이 있는 신종종족이라고 생각해야죠.
그리고 「노골」에 대해서인데.
이 노골은 자기의 속마음(사회인이라면 숨길 줄 알아야 하는)을 고스란히 다 드러내는 황당한 부류를 말합니다.
찬란하고 사랑으로 넘치는 너무나 티없이 맑은 세계관을 가지신 분이라면야 속마음 다 드러내도 뭐라고 안 합니다. 이런 분들이 드러내봐야 무슨 악의가 있겠어요(있긴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러니까 직설에 악의나 독선이 포함되면 「노골」이 됩니다. 예의를 안 지키는 거랑 같죠.
글이 마음에 안 들면 안 보면 될 텐데, 끝까지 따라붙어서 「나 너 마음에 안 들지만 볼 게 없으니 봐준다」라는 식의 댓글을 다는 분들이 간혹 있는데, 이게 그 노골 부류입니다.
자기 딴에는 예의를 지킨다고 하고 있지만 아무리 봐도 노골적으로 「너 쓰레기, 나 인간」이잖아요? 이건=_=;;
선심이라도 쓰듯이 먹을 것도 없는 비평이나 툭툭 던지는데, 그냥 욕 날리는 거보다 짜증나는 부류입니다. 「예의」가 아닌 「가식」의 채널을 사용한다고 봐도 되겠죠. 그런데도 그게 노골적으로 드러난다니. 진짜 「가식」은 그게 가식이라는 것도 느낄 수 없을 만큼 은밀해야 하는 법이거늘(그게 문제인가!)
각설하고, 예의라는 건 인간이 인간으로 대화하기 위한 일종의 채널입니다. 일단 대다수의 사회인들은 「예의」채널을 애용하고 있는데, 갑자기 「무례」「노골」채널을 쓰면 어쩌자는 겁니까. 당연히 사람들은 짜증어린 시선으로 보겠죠.
(직설은 이따금 예의 채널에서도 쓰이곤 합니다.
여기서 마음이 다 깎여나가서 초철면피에 익명성의 힘을 빌어 악플달고 즐거워 할 만큼 정신나간 이들은 예외)
그러니까 인터넷 상에서는 모두가 「어른」으로써 자기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실제 나이에 상관없이.
당신의 닉네임은 익명이니까 생각없이 댓글 달고 탈퇴했다가 닉네임 바꾸고 돌아오면 끝입니까?
예의를 지킵시다. 이건 독자 작가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기본인 겁니다. 적어도 사회의 안에 있는 한은. (테러리스트가 되시겠다면 예의없어도 말리지 않겠습니다. 국회의사당 테러해주세요)
그럼 좋은 오전 되세요.
전 오늘 한 화 올리기 위해 죽어라고 글을 써야 합니다ㅠ_ㅠ;
p.s 덧붙여서, 「작가는 모두 매저키스트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건 글에 심리를 다 까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욕은 욕대로 먹으면서 글은 계속 쓰죠. 마치 욕먹기 위해서 쓰는 거 같이;; 알몸으로 춤추는 거보다 훨씬 노골적이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소설 쓰고 싶어서 쓰는 건데(일종의 독백인 겁니다) 그것까지 예의 갖춰서 존대말로 3인칭을 쓸 수도 없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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