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랑을 주세요 愛をください, 2000
저자 : 츠지 히토나리
역자 : 양윤옥
출판 : 북하우스
작성 : 2010.06.22.
“주셔도 되어요. 그러니까. 사랑 말이에요.”
-즉흥 감상-
어느 날 문득. 친구가 펜팔을 하고 싶어졌다 말했습니다. 그 순간 지난 시절 펜팔의 추억이 떠올랐다는 것은 살짝 옆으로, 친구에게 펜팔의 열정(?)을 안겨준 책이라기에 만나보게 되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뜻밖의 편지를 받게 되어 당황하게 되었지만 일단 답장을 쓰게 되었다는 여인의 편지글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열여덟 자신의 지난 인생에 대해 말하게 되는군요.
그렇게 그것에 대한 답장으로 자신의 삶 또한 말하게 되는 남자의 글로 계속되는 이야기의 장이 열리게 되는 작품은,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서로가 가진 현재의 고민과 미래를 바라보는 나름의 비전을 교차하게 되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부터 뜸해지기 시작한 남자 쪽의 편지에 그 진실을 추적하기 시작하는 여인은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게 될 뿐이었는데…….
에. 내용자체는 딱히 이렇다고 할 것 없는 ‘편지를 주고받음’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무엇이라 정의내리기 힘든 잔잔한 감동을 안아볼 수 있었는데요. 음~ 사랑을 전해주는 편지. 저도 펜팔을 해보고 싶어지게 하는 멋진 작품이었습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펜팔’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정보화시대에 무슨 손 글씨 편지냐구요? 그저 아련한 추억속의 짝사랑을 떠올리게 할 뿐이라구요? 네?! 우표는 이제 수집가들의 전유물일 뿐이라구요? 으흠. 그러고 보니 친구의 제안이 아니었다면 우체국을 찾을 일이 있었을까가 더 의문이었는데요. 모든 것이 전자화되고 있다 말하는 현재일지라도 순간적인 자극이 아닌 기다림의 미덕을 즐기게 해주는 펜팔! 거기에 우표가 스티커 식으로 진화(?)했다는 놀라운 사실까지!! 마지막으로 편지를 주거니 받거니 해본 것도 대학교 입학하기 훨씬 전까지였으니 그만큼이나 오랜 공백의 시간을 증명하는 것은 아닐까 해보는군요.
아. 책을 읽었으면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할 것인데 ‘펜팔’에 대한 주절거림이 끝이 없을 뻔 했군요. 아무튼, 최근까지 읽고 있던 책들이 대부분 ‘추리소설’이었다보니, 결말을 마주하는 순간 위의 간추림이 저렇게 된 것은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결말보다 중요하다 인지된 것은 그런 마침표를 향한 여정이었는데요.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게 되었지만, 생판 얼굴을 모르는 사람에게 마음을 열어나가게 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 사랑에 빠지는 것과도 비슷한 알딸딸함의 감정을, 최근 시작하게 된 펜팔을 통해서도 다시 느껴볼 수 있기를 살짝 기대해보게 되는군요. 아. 물론 애인님을 사랑하는 찐하고 뜨거운 마음과는 다른, 사람과 사람간의 정을 통하는 그런 사랑의 나눔을 말입니다.
네? 다른 건 일단 그렇다 치고 애정결핍이 흘러넘치는 저 즉흥 감상은 뭐냐구요? 그러고 보니 별로 바라지 않는 듯 하면서도 속은 그렇지 않다는 느낌의 즉흥 감상이었군요. 으흠. ‘프리허그’다 뭐다 그러면서 ‘무료 사랑 나눔’을 적극 실천하시는 분들을 떠올려 볼 수 있었는데요. 범죄의 근원이 사랑이 부제라 말할 수 있다면, 이번 책은 그 치료책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순진한 소망을 가슴에 품어볼 뿐입니다.
그럼, 어떤 마음을 담아 지면을 채울 것인가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며, 발송한 답장에 이어지는 편지를 기다려보고 있노라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TEXT No. 1242
[BOOK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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