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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 담그는 아버지 를 읽고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
10.06.30 21:46
조회
879

제목 : 고추장 담그는 아버지: 한국사 속 두 사람 이야기, 2009

내용 : 윤희진

그림 : 이강훈

출판 : 책과함께어린이

작성 : 2010.06.26.

“위인전의 진화를 노래하리라.”

-즉흥 감상-

  어린 시절 마주한 막연한 배신감에 다시 읽어볼까 의심스러워지는 책들이 있습니다. 그 이름 하여 ‘위인전’인데요. 세월의 흐름 속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어 감히 ‘진화’라는 꼬리표를 달아보고 싶어졌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책은 편지글에서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마치 ‘램프의 요정 지니’를 연상케 하는 장독을 품은 중년의 남자가 그런 편지를 들고 있는 다른 남자에게 작은 장독을 내미는 표지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어린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이번책의 취지를 말하는 엄마이자 저자의 인사가 있게 되는데요. 계속해서 ‘박지원과 박종채’, ‘유희춘과 송덕봉’, ‘신사임당과 이율곡’, ‘이문건과 이수봉’, ‘허난설헌과 허봉, 허균’, ‘정약용과 정약전’, ‘이항복과 이덕형’, ‘정몽주와 정도전’, ‘이익과 안정복’, ‘세종과 장영실’ 등의 역사 속 위인들과 그와 관련된 인물들의 이야기가 아이를 마주한 엄마의 마음을 담아 재미있게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막연한 배신감’이 무슨 말이냐고요? 음~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어린 시절에 만난 위인전들은 하나같이 신화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흥미를 가졌었지만, 나이를 먹어버린 탓인지 모호한 상징성에 현실과 동 떨어지는 교훈을 주입하려한다 생각이 들면서 멀리하게 된 것인데요. 이번 책은 이런 모범 답안지가 있으니 너희들도 따라야한다는 식이 아닌, 현실을 살아가면서 마주할 수 있을 다양한 상황에 도움이 될 법한 위인들의 이야기기로 하나 가득이었습니다.

  거기에 한 장의 그림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기에 그림을 해석하는 재미까지 누려볼 수 있었는데요. 아무리 문자 세대라 할지라도, 나름 그림과의 인연이 있었던 입장으로서는 삽화에도 시선이 가는 바. 표지를 보고 ‘지니’를 떠올렸던 것처럼, 어린 친구들에게 그림을 먼저 보여주고 내용을 예상하게 하는 독서활동에도 안성맞춤이라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분량에 대해 말해 볼 수 있겠는데요. 위의 간추림에서도 언급되어있는 스물한명의 이야기가 165쪽이라는 얇은 분량 속에 알차게 담겨있었습니다. 그렇다고 글씨로 지면이 가득한 것이 아닌, 한 장 가득 그림으로만 채워진 부분과 마치 편지글을 읽는 듯한 편안한 문장을 통해 읽기에도 부담을 덜어볼 수 있었는데요. 이모든 것이 역사 속 인물들과의 짧은 만남으로 이어져, 그들의 삶을 통해 현재를 재조명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역사를 향한 새로운 접근 방법을 선물 받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위인전’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그동안 막연하게나마 ‘위대한 인물에 대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문득 보편적 의미가 궁금해져 사전을 열어보았습니다. 그러자 명사로 ‘뛰어나고 훌륭한 사람의 업적과 삶을 적은 글. 또는 그런 책.’을 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이번 책은 이렇게 명시된 것과는 다른, ‘본격 위인전(?)’에 접근하기 위한 발판으로 만나보면 좋겠다고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한편으로는 특정 인물 한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닌,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치고 있었다는 점에서도 역사를 마주하는데 있어 독특한 시점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요. 해당 인물들만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관계에 있어서까지 징검다리를 놓아준 멋진 책이라는 점에서 조심스레 추천을 해볼까 합니다.

  그럼,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한 만남이었으며, 잃어버린 역사로의 흥미를 안겨준 책이었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TEXT No. 1247

[BOOK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Comment ' 2

  • 작성자
    Lv.1 관심을원해
    작성일
    10.07.01 21:02
    No. 1

    이런 멋진 글에 왜 댓글이 안달리나.. 제가 꿈이 없었을 때 늘 보던 게 위인전이었죠..(지금도 봅니다. 하하) 위인들은 내 시절에 어떤 고난을 겪었을까 어떻게 헤쳐나갔을까 궁금해서 지루하게 여긴 책을 건드려보기 시작했었던 것이 기억에 생생하게 남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일
    10.07.12 23:36
    No. 2

    저야말로 흔적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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