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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30 매화방
작성
09.01.23 18:14
조회
1,532

작가명 : 박미정

작품명 : 에튀드

출판사 : 동아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이 소설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그러니까 2008년 초에 연재되었던 문피아 지정 비범한 로맨스입니다. 6월 말에 출판된 것을 알고 있었고 감상을 기다렸습니다만, 문피아내 어디에서도 잘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책의 결말을 궁금해하며 미국에 가게 되었고, 한국에 돌아와서 바로 어제 책을 구입해서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책의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44살에 1년전 이혼하여 슬하에 중학생 딸이 있는 영업부 부장 차상원과, 아픈 첫사랑을 겪고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4살 부서 신참 김수경. 이 둘이 주인공입니다.  이 김수경양은 면접 날에 다른회사 수험표를 붙이고 오는가 하면 입사 첫날부터 여러가지 사고를 치면서 안그래도 사는게 복잡한 부장님에게 관심사병으로 눈도장을 찍히게 됩니다. 회사에 적응하기를 며칠, 김수경양은 정말 큰 사고를 치게 됩니다. 딸과 외식하러 나온 부장을 우연히 보게 되고 이것을 원조교제라고 오해까지 하게 된 김수경. 그는 이 사실에 대해 전화로 친구에게 험담하다 부장님에게 심한 꾸중을 듣게 됩니다. 진실을 알게 되고 죽을 듯 한 부끄러움을 느끼는 여주인공. 이정도 내용인 1권 중후반부까지 문피아에 연재되었습니다.

2권 중반까지도 소소하고 잔잔한 에피소드로 이어가던 이야기는 차부장이 회사 선배와 갈등을 겪고 있는 김수경양을 속 정 깊은 행동으로 도와주면서 결말로 치닫게 됩니다. 이 사건으로 이 관심사병 신입사원은 지금까지의 감정을 인정하며 스무살 많은 부장에서 고백을 하게 되고 차부장은 어른답게 처신하자며 칼같이 거절합니다. 하지만 전처와 김수경에 대해 말싸움을 하던 도중 자신도 흔들리고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그의 윤리의식은 단단하여 딸뻘인 아이와 사귈수 없다는 마음을 공고히 합니다.

스물 네살이면 자신의 감정이 진실인지 아닌지 정도는 판단할 수 있다, 둘사이에 스무살 이라는 나이 차이 말고 거리낄게 무엇이 있느냐는 회사 이사이자 대학동창인 서영의 말에도 결심을 굽히지 않고 캐나다 지사로 떠나려던 차상원. 그 사실을 안 김수경양의 '나 어린애 아니에요'. '나 담배도 필 줄 알고 놀아본 애에요', '나 처녀 아니거든요'의 삼단 고백(농담입니다)에 결국 '끝까지 거절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라며 마음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 소설의 매력은 짧게 말하면 간결하지만 왠지 사람을 두근두근하게 하는 전개에 있습니다. 17살 18살등 고등학생이 주류인 일본 로맨스 소설이나 너무나 개방적이고 비현실적이라 이게 우리나라 이야기인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는 종류의 소설들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구성적으로는 너무나 짧고 급하게 해결되어 버린 마지막 절정부분의 갈등과 상원의 이혼부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듯 하여(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훌륭한 필력에 잔잔하게 마음 위로 흘러가 한바퀴 돌고 가는 듯한 물결같은 분위기에 빠져서 4시간 반 동안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마력같은 힘이 있는 소설입니다.

문득 44살과 24살은 너무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다가도 한페이지 두페이지 넘기다 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끄덕해지는, 상상 속 세상이라기 보다는 내가 일하는 옆 건물에서 일어나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의, 하루를 정리하면서 잠시잠깐 떠올라 살짝 웃음짓게 만드는 좋은 느낌의 글입니다. 잠깐 고된일 잊고 미소짓고 싶다면, 낮동안 달아오른 머리를 식히며 이불에 몸을 파묻고 한장 한장 페이지를 넘겨보길 권합니다.  총 2권으로 완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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