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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Kwando
작성
11.12.25 07:18
조회
2,054

작가명 : 키타야마 켄타로

작품명 : 전파적 그녀

출판사 : 학산문학사

전역 이후로 처음 맞이하는 크리스마스이건만, 초라한 알바 인생이란 슬프기 그지없다.. 손님도 없이 적적한 카운터를 지키다 문득 문피아가 생각나 노트북을 열었다. 생소한 작품들이 여럿 보여 죽죽 읽어내리고는 입맛을 다셨다. 지난 몇 년 동안, 읽은 소설들에 대한 평가가 무척 박해졌는데 이는 독서가로서의 안목이 상승한 걸까, 아니면 주제도 모르는 오만함에 지나지 않은 걸까.

푸념같은 서두는 그만두고, 오랜만에 사이트 이곳 저곳을 둘러보고 나니, 그래도 여전히 좋은 작품들이 꾸준히 나고 있다는 사실만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읽은 소설이 불쑥 떠올랐다. 친구의 추천으로 읽게 된 '전파적 그녀'라는 소설인데, 괴이한 제목만으로도 유추가 가능한 '라이트노벨'이다(...)

.

아마 일반인들이 '라노베'라는 말을 듣고 떠올리는 여러 생각들 중 대다수는 부정적인 것들이겠지만.. 포화 상태가 진행되어 지뢰작들이 범람하는 일본 라노베 시장에도 분명히 건질 만한 작품들은 있다.

그 사실을 이 작품을 읽으면서 다시금 느꼈다. 일단 문체를 보자면, 평이하다 하기에도 약간 어설프고 군데군데 조잡한 면이 있지만, 가독성만은 일품이다. 사실 훌륭한 문체와 가독성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도 있고...

등장인물들 또한 클리셰에 충실한 것 같으면서도 라노베스럽지 않은 현실감이 있어 글을 읽어내리다 보면 거기서 느끼는 이질감이 신선함으로 전이되는 기이한 과정을 체감할 수 있을..지도.. 이는 매 권의 스토리라인을 형성하는 주요 에피소드들 역시 마찬가지인데, 현대 자본주의의 병폐나 인간의 이기심을 통해 일어날 수 있음직한 사건들을 통해 충격을 주고, 다소 비극적인 해결 방식을 통하여 독자들에게 현실의 음지에 숨어든 부조리들에 대한 일종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기승전결의 전개방식을 취하고 있다. '고작' 라노베 작가임에도 자신이 어떤 글을 쓸 것이고,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느껴진다.

앞서도 말했지만 주인공을 포함한 대다수의 캐릭터들이 굉장히 매력적이고, 언어유희 또한 수준급인데, 이는 특히 은혼같은 만화에서 많이 나오는 전형적인 일본식 언어 개그라기보다는 일상적인 대화 속에 캐릭터성이 부여되는 과정을 통해 소소한 웃음을 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공감이 이롭다.

철야 상태의 몽롱한 정신으로 되도않은 글을 끄적거리긴 했지만, 라노베라는 미명 하에 뭍혀버리기에는 굉장히 아까운 작품이라는 생각에 실로 오랜만에 감상글을 올려봤다. 새로운 읽을 거리를 찾는 분들에게 좋은 안내글이 되었으면 싶다.

그리고 메리 크리스마스...


Comment ' 11

  • 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일
    11.12.25 10:05
    No. 1

    처음 나왔을 당시 학산에서 이놈을 무려 '러브코미디'로 광고했답니다.
    실상은 그야말로 지옥도나 다름 없는 삭막한 세상에서 살인마와 정신병자가 날뛰는 유혈 난무의 이야기인데.

    같은 작가의 '쿠레나이'도 그렇고 이 '전파적 그녀'도 그렇고 참 좋은 소설이죠. 단점이 있다면 작가가 후속권을 안쓴다는 거에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Kwando
    작성일
    11.12.25 10:44
    No. 2

    자러가기 전에 잠깐 들러봤는데, 읽은 분이 계셨을 줄이야 흐흐. 쿠레나이 연재 때문에 전파적 그녀는 사실상 연중 상태인 것 같더군요. 러브코미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1 미궁신군
    작성일
    11.12.25 11:32
    No. 3

    문제는 쿠레나이도 연재가 안 되다는 거지만 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12.25 13:28
    No. 4

    쿠레나이에서 시간이 흘러 전파적 그녀 시점에서 그야말로 믿음직한 어른이 된 신쿠로가 쥬우와 우연히 만나 같이 사건에 휘말리면서 쥬우의 동경의 대상이 되는 이런 팬픽 누가 써주실 분 없나요(...)

    둘 다 제가 읽은 작품 중에서 탑클래스로 좋아하는 글들인데 작가가 안ㅋ씀ㅋ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12.25 13:54
    No. 5

    그건 그렇고 저는 유키히메를 지지
    아메도 좋은 히로인이지만 유키히메는 그야말로 취향에 스트라이크
    오오 설희 오오 한국어로 바꿔도 예쁜 이름이다 오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3 은수저군
    작성일
    11.12.25 16:18
    No. 6

    이 작가의 같은 세계관의 다른 작품인 쿠레나이도 있는데 역시 연중
    요즘은 원작 삽화가가 따로 만화를 그려서 대신 스토리가 진행 중이죠, 아마?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적안왕
    작성일
    11.12.25 19:10
    No. 7

    그래서 이분 소설은 안삽니다.
    쿠레나이라는 소설을 접한게 늦은지라, 이분이 연중 매니아라는 것을 알았거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Kwando
    작성일
    11.12.25 19:20
    No. 8

    저도 일을 벌여놓고 무기한 연중이라는 작가분의 태도가 썩 맘에 들지는 않지만.. 약간 변호해보자면, 애초에 라노베라는게 대개 권별로 중심 이야기가 있고 각기 완결성을 지닌 옴니버스물이고, 설정 떡밥도 그리 없는 에피소드 위주의 소설이고, 연재를 포기하지 않은 이상은 기다려 볼만한 가치는 어느정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린슈누
    작성일
    11.12.26 00:19
    No. 9

    모리오카 히로유키도 감내하고 있는데 카타야마 켄타로쯤이야..
    내가 늙어죽기 전까지만 완결 내다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건곤무쌍
    작성일
    11.12.26 22:09
    No. 10

    음양의 도시, 나인에스.......... OTL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체셔냐옹
    작성일
    11.12.27 00:01
    No. 11

    나인에스는 곧 나올 것 같고(평균 1~2년에 한 권 내놓으시니), 야마X야마(일러스터와 작가)는 지금 쿠레나이 코믹스 만드느라 소설을 안 내놓고 있더군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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