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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53 보드기
작성
11.12.27 03:19
조회
3,722

작가명 : 송세현

작품명 : 저주회사 효연철학원

출판사 : 너와나미디어

10년 이상 지난 오래된 작품. 당시 하이텔 천리안 등이 대세였던 그 때 그 시절. 홍정훈님의 비상하는 매, 임경배님의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이상균님의 하얀 로냐프강, 그리고 이영도님의 드래곤 라자.

한국 시장에서 환타지가 막 싹을 틔우던 시절, 흔히 말하는 현대물이라 불리는 장르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던 그 때에 나왔던 이 작품은, 아직까지 잊지 못할 정도로 놀라운 센스를 가지고 있다.

"대체 뭐하러 온 거에요 이 지리산엔?"

"알 거 없잖아."

"...지리산에 뼈를 묻을지도 모르는 이 상황에서도 알 필요가 없다고요?"

"거 참, 안 죽어. 때는 따사로운 5월,  여기는 평화와 자유의 나라 대한민국, 그리고 마음이 넉넉한 사람들이 오는 지리산 국립공원. 대체 어떻게  생각하면 죽는다는 결론이 나와?"

"...살을 에는 5월 밤의 추위, 부패와 불평등의  나라 대한민국, 그리고 상당한 빨치산이 숨어들었던 지리산 국립공원 등을 종합하면 그런 결론이  나오는데요."

"만화방 비는 간씨가 좀 내주라."

"...효연씨가 돈이 더 많잖아요."

"나 이제 거지야. 돈 없어."

"...15억은 다 어쨌는데요?"

"다 썼지. 돈 생긴지 얼마나 됐는데, 그 돈이 아직까지 나한테 있겠어?"

대체 어떻게 하면 15억을 이십 일도 안 되는 기간에 다 날려버릴 수가 있는 걸까, 하는 표정을 지으며 숀을 바라봤다.

"뭐야, 꼭 어떻게 15억을 이십 일 만에 날렸나, 하는 표정인데 말야. 살다보면 그럴 때도 있는거야."

"...그럼 이제부터 또 월급 안 나와요?"

"글쎄? 원래 사업이란 게 일거리가 생겨야 월급도 나오고, 운영비도 나오고, 접대비도 나오는 거잖아. 그리고 몇 달간 안 나오면 좀 어때. 간씨 통장에 천만원 넣어줬잖아."

"...저도 다 썼는데요."

"......"

숀은 조금 전에 내가 지어보였던 '대체 어떻게 하면 이십 일 만에 15억을 쓸 수가 있을까'라는 표정을 조금 다운 그레이드 시켜서 '대체 어떻게  하면 이십 일 만에 천 만원을 쓸 수 있을까'라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뭐, 꼭 어떻게 천만원을  이십일 만에 날렸나  하는 표정인데요, 효연씨, 저처럼 군대 다녀오고 반백수에다 결혼도 안하고 애인도 없는 놈이면  그럴 수도 있는거에요."

정말로 그랬다. 우선 천만원의 절반인 오백은 어머니의 눈총을 죽이기 위해 집 안에 상납했고-반찬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나머지 이백만원으로 새로이 최신형 컴퓨터로 죄다 업그레이드를 했다. 보드, 칩, 모니터, 프린터, CD-RW, 기타 통신 수단 등을 모두 최신형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왜냐하면, 컴퓨터는 남자의 로망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남자의 로망은 많이 있어서,  그 동안 사지 못했던 레진  키트, 에나멜 세트, 세필 붓, 각종 에니메이션  비디오 테이프, 음반, 오토바이, 오디오 등을 일제히 구입했더니 겨우 천만원 가지고는 오히려 모자랐다.

어쨌거나 서로가 무일푼이라는 것을 확인한 우리는 허탈한 표정으로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다. 잠시 후 숀이 입 맛을 다시며 말했다.

"...그럼 우리 라면이나 끓여 먹을까 간씨?"

"...그러죠."

탕수육에 마파두부, 난자완스, 잡채밥 등을 우습게 먹던 시절이 모두 꿈만 같았다. 냄비에 물을 담아서 한  쪽 구석에 있는 가스렌지  위에 올려 놓고 벨브를 열었다.

"아, 아직 살아있었네 가인이. 축하한다. 이리와서 한 잔 해."

"지금 술이 문제가 아니라, 정말이야?"

"뭐가?"

"정석이가 너한테 사귀자고 했냐?"

"난 또, 니가 왜 이제까지  안 오나 했지. 니가  그걸 이제 알았어? 거참, 이상하네. 암튼, 그저껜 혜선이하고 은희도 놀랐다고 다녀갔었어."

들고 있는 참외를 한 입 베어물어 우물거리면서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발렌타인 17년산을 들어보였다. 나는 구석에서 종이컵을 하나 들고 와서 녀석 앞에 마주 앉았다. 어쩐지 어이가 없었다.

"정석이 그 자식이 뭘 믿고 너한테 프로포즈 했다니?"

"모르지 뭐. 일주일전에 갑자기 술먹고 찾아와서 나만이 세상의 희망이고 구원의 등불이며, 민족의 태양이라고 떠들어대고 갔거든. 내가 그런 사람인 줄은 그 녀석한테 처음 들었어."

히죽거리는 희림이의 얼굴을 보자 어떻게든 정석이를 구해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무감이 느껴졌다.

희림이의 입교 이래 녀석에게 접근했다 학교 자퇴한 뒤 도 닦는다고 계룡산에 입산한 이 그 몇이며, 깡소주에 목욕하다 휴학계 써버리고 무작정 입대 한 사람들은 또 얼마던가.

"그래서 어쩔거냐 너?"

"내가 어쩌긴 뭘. 어린 놈이 재롱떠는 데 그냥 웃고 마는거지.  그보다 넌 어쩌니 가인아?"

"나? 나는 또 왜?"

녀석이 싱긋 웃어보이는 품이, 뭔가 불길했다.

"그냥 귀찮아서, 니가 내 애인이었는데 날  배신해서 남자 불신증에 걸렸다고 말했더니 너 때려죽이겠다고 뛰쳐나갔거든. 난  니가 여태 소식없어서 벌써 죽은 줄 알았지."

"......"

정석이는, 체육학과에 태권도 특기생으로 입학한 녀석이었다.

"본좌는 이 이상 시간을 낼 수가 없을 듯 하오. 뭔가 알아내면 수하들에게 말하시오. 그대들의 활동은 항상 우리 천마교가 은밀히 도울테니 안심하고 일을 행하길 바라오. 그리고, 내가 이 일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 알아두시오. 만약, 이 일을 성공리에 끝마친다면 본좌는 감사의 뜻으로 천마신공을 그대들에게 전수하겠소."

우리가 떨떠름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그는 버럭 화를 냈다.

"본좌의 말을 믿지 않는 것이오?"

그는 다시 품 속에서 책 한 권을 꺼내 탁자 위에 던져 놓았다. 그것을 집어들며 그에게 물었다.

"...이게 뭡니까?"

"흥. 천마신공의 일부요."

갑자기 뒤에 부복해 있던 수하들-천마무영대-이 몸을 일으켰다.

"교주님! 천마신공은 본문 대대로 내려오는  기보! 그것을 함부로 남에게 의탁하시다니......."

"닥쳐랏! 너희들이 감히 본좌의 일에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이냐!"

그들이 하는 행동을 보니 비디오 가게에서 싸구려 무협 시리즈 빌려다 보는 기분이었다. 나는 문득 들고 있던 책을 쳐다보았다. 무척이나 싸구려로 제본된, 전형적인 싸구려 무협지로, 제목은 '파천십이황'이었다.

오늘도 무척이나 한가한 오후였다. 어쩐지 차들도  평소보다 경쾌하게 달리는 것 같은 기분도 드는데다, 하늘에선 해가  맑게 내리쬐고 얇은 구름이 둥실 떠다니고, 적당한 바람도 불어주는 매우 이상적인 날씨를 보여주고 있었다. 앉아만 있으니 가슴이 아프기까지 한 날씨였다.

"괜찮은가 자네?"

옆에서 걱정스런 얼굴로 물어보는 것은 천마무영대의 제 1돌격대장인 흑살일천 유소-본명이 무엇이건 간에 현재 그가 대고 있는 이름-였다.

고맙긴 하지만 그것이 열 다섯 번이나 계속된 질문이라면 슬슬 짜증이 난다해도 내가 인내심이 없어서는 아닐 것이다. 아무튼 가볍게 계란을 쥐어보면서, 열 다섯 번째로 괜찮다는 말을 해야했다.

"그러지말고 말해보게. 내게 좋은 금창약이 있는데......."

그는 품에서 빨간약을 꺼내들었다.

"......아뇨, 정말 괜찮아요."

흑살일천과는 대조적으로 의자에 앉아 조용히 운기행공을 하고 있던 흑도무적 한천휘가 천천히 눈을 뜨고 짜증스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무림말학에 불과한 녀석이 선배의 호의를 그토록 무시하다니! 비록 주공께서 좋은 말로 부탁하셨지만 심히 불쾌한 놈이로고! 내 네 놈의 간이 얼마나 큰지 몸소 꺼내보리라!"

찢어진 청바지에 금발 브릿지를 한 녀석의 입에서 이토록 위엄에 찬 목소리가 나오자 정말이지 어색했다. 적당히 긴장된 순간에 흑살일천이 너털 웃음을 터뜨리며 끼어들었다.

"허허, 화내지 말게나 천휘. 이 친구가 비록 새까만  후기지수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자존심이란 것도 있지 않겠나?"

흑도무적은 못마땅한 기색을 감추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오랜 벗인 -심심해서 읽어본 '파천십이황'이란 싸구려 무협지에는  그렇게 쓰여 있었다- 흑살일천 유소가 나를 감싸자 굳이 사단을 만들고 싶지는 않은 듯 했다.

유소는 다시 한 번 나를 바라보면서 부드럽게 말했다.

"자네 고집 한 번 세구만. 운기조식을 해 보게. 진기가 막히는  곳이 있나? 내겐 주공이 선사한 영단도 있다네. 자네와 한소저를 특별히 부탁하고 가셨으니 그 정도는 얼마든지 줄 수 있단 말일세."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품에서 우황청심환을 꺼내들었다.

가지각색의 저주. 가지각색의 인물들. 아, 축복입니까? 그 정도면 저주인데요.

간씨와 숀. 저주회사 사장인 효연과 그 직원인 가인. 이 두 사람이 벌이는 사건 하나하나는 요즘 나오는 비쥬얼 노벨처럼 알콩달콩함은 눈씻고 찾아봐도 찾아볼수가 없다. 지극히 현실적인, 그리고 한국적인 판타지. 그런데 그게 너무 맛깔스럽다. 10년 전 작품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지금 봐도 실실 웃게 만드는 장면들. 이 작품은 너무 일찍 나왔고, 너무 일찍 출판이 됐었다.

현대물은 인기가 없던 시대에 나와서 출판이 됐다가 출판사 문제로 절판이 되어버린 작품. 아... 뒷 내용이 나올일은 없겠지만 문피아에 세현님이 새로운 글을 올리신건 봤었는데, 솔직히 그것보다는 이 작품에 더 정이 가는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Comment ' 10

  • 작성자
    Lv.69 사자인
    작성일
    11.12.27 09:19
    No. 1

    현대물의 효시는 퇴마록이죠ㅎㅎ
    저주회사.. 한번도 못들어본 작품인데 끌리네요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타이레놀ER
    작성일
    11.12.27 09:43
    No. 2

    블랙유머가 정말 일품이었죠 ^^
    2권까지 나왔던걸로 기억하는데 다시 보고픈데 이젠 예전에 봤던 만화방도 사라졌고.... 혹 이북으로 나와있나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WHeegh
    작성일
    11.12.27 10:26
    No. 3

    알고 있는 분이 있으실진 모르겠는데 '세계정화재단'이라는 소설도 연재중에 꽤나 큰 인기를 얻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퇴마물이었는데 꽤 암울한 묘사가 일품이었죠.. '저주회사'란 제목을 보니 느닷없이 기억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시에메이
    작성일
    11.12.27 10:34
    No. 4

    멋진 작품. 때를 잘못탄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 세정은 극악서생 작가분 작품 아니었나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오그레
    작성일
    11.12.27 16:28
    No. 5

    감상글 읽으니 책이 보고 싶네요.재미있게 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o마영o
    작성일
    11.12.27 21:12
    No. 6

    송세현 작가님이 문피아에 연재했던 작품은 뭐였나요?
    혹시 지금도 남아있나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7 슈레딩고
    작성일
    11.12.27 21:24
    No. 7

    통신 시절에 참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 간씨 능력이 비디오처럼 기억을 초 단위로 재생할 수 있는 것이었죠 아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黑月舞
    작성일
    11.12.28 13:55
    No. 8

    저거 하이텔시절에 연재된 작품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저분 저 작품 이외에 다른 작품 알고 있는게 없네요. 문피아던 고무림이던 연재 안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黑月舞
    작성일
    11.12.28 14:03
    No. 9

    헐. 위에 리플 취소.
    구글 뒤져보니 송세현님이 에냑님이셨네요. 굴러라 여행자, 그리고 그 안드로메다에서 축구하던 소설 작가분이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면피용
    작성일
    12.01.27 21:59
    No. 10

    재밌어 보인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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