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봉사
작품명 : 타임러너
출판사 : 로크미디어
차원이동물, 시간을 멈추는 초능력자, 반인반마가 된 주인공
배경은 아직까지 원시림과 원시부족사회 수준인데 문명 수준이 정확히 어딘지는 모름...
사실 1권 초반에 쓸데없는 여동생과의 장면에 무성의하게 페이지를 넘겼고
중반쯤 읽을때는 대충읽다가 아예 몇장 스킵했을 정도로
초반 몰입력이 떨어져서 절대 2권 안읽을 줄 알았는데요
그렇게 안드로메다로 떠난 정신이 다시 정상궤도로 돌아오는 것이 정말 힘든데도 불구하고 1권 후반부부터 2권 내내 폭풍질주하게 만든 것은 조금은 놀랍더군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 작품의 매력은 주요 캐릭터라고 해야하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 군상들이, 많은 양판소 작가들이 아무생각없이 인물 ABC로 양산한 그 한심한 정형성에서 그나마 벗어나 있는 데 있지 않나 합니다.
캐릭터들이 얼추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달까요 어딘가 그럴싸하달까요
차원이동이과 판타지 세상을 다루는 작가의 태도도 유치하지 않고 진지한 점도 마음에 듭니다.
어 와 여기는 말로만 듣던 판타지 세상이야 우익 이건 몬스터다 우오오오 이런 수준이 아니라
제대로된 이성과 판단능력, 그리고 동물적인 충동과 공포심을 가진 보통 인간들의 반응이 이럴 것 같아요
제가 최근에 집어든 어떤 지뢰소설 속에서 주인공이 가출하면서 대사치는 것 중에 에헴 그럼 어디 한번 판타지 세상이란 걸 체험해볼까? 하는 게 있었는데 정말 그 문장 읽고 확 깼거든요
적어도 이 소설은 이런 뒤통수 처맞는 느낌없이 주인공이 현실과 투쟁한다는 느낌을 줍니다.
1 2 권 분위기는 숲에서 자가 생존기 자기 투쟁기에 가까운데
호흡이 좀 길어서 이 페이스 대로라면 열왕대전기 수준으로 진도를 빼지 않겠나 싶습니다.
암튼 타임러너가 양판소가 아닌지 맞는지에 대한 판단은 보류하는 상태이고 초반의 글 전개에 페이스의 완급이 다소 미흡하지 않나 해서 100% 만족한 것은 아닙니다만
적어도 소설의 기본은 다른 소설 보다야 갖춘 것 같아서 다음권도 읽고 싶어집니다.
혼란속에서 차갑고 무뚝뚝한 주인공의 성격이나 태도,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그런 사고방식의 변화도 설득력 있고 제법 인간적인 것도 마음에 듭니다.
정말 양판소들의 뇌용량이 비커 한컵인 것 같은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혐오하는 저로서는 주인공의 진중한 성격이 참 좋아요.
1권보다 2권이 훨씬 매끄러웠구요. 훨씬 재밌었습니다.
능력치가 앞으로 어떻게 더 발전할지도 기대가 됩니다.
전투씬도 점점 더 퀄리티가 좋아질 것 같고요.
그리고 현재 주인공이 능력의 부작용으로 짐승같은 성욕의 마성에 빠져 있어서 요즘 신간 중에서 가장 정사 씬이 많을 소설인 것 같은데, 그것을 터치하는 작가의 태도가 정도와 중용을 지키고 있어서 크게 불편한 느낌은 없습니다.
원래 대단히 순정파에 가까워서 고통스럽게 금욕했던 주인공의 굳건한 심성과 대비되어서 저열한 느낌보다는 묘하게 슬픈 느낌을 주는 것도 특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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