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악산 님의 괴공유록

작성자
Lv.31 견인불발
작성
11.11.26 05:57
조회
4,638

작가명 : 악산

작품명 : 괴공유록

출판사 : 로크미디어

# 1

사람들은 강한 것을 동경합니다. 힘, 권력, 명예, 재산……. 가진 자를 동경하고 자신이 그처럼 되고 싶어 하지요.

80년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공포의 외인구단'은 바로 그 점을 절묘하게 파고들었습니다. '강한 것이 아름답다.'라는 그야말로 마초 근성을 제대로 뿜어내는 화두에 사람들은 열광했습니다. 시대상도 시대상이었지만 그 만화가 지금 읽어도 재미있는 것은 그와 같은 사람의 본성을 기막히게 파고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강한 것에 대한 열망.

그것을 극단으로 치닫게 하여 차마 표현하지 못하고 숨겨두었던 인간의 폭력성, 가학성을 풀어주는 것은 아마도 '무협'이겠지요. 무협 안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하거든요. 양의 탈을 쓴 늑대를 응징하고, 가식의 가면을 벗기고, 힘으로 약자를 억누르는 강자를 그보다 더 큰 힘으로 처단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무턱대고 아무 데서나 아무렇게나 휘두르는 폭력이면 곤란합니다. 그런 식으로 표현된 글을 보고 우리는 깽판물이라고 부르지요. 단순한 깽판물을 원한다면 50원짜리 들고 오락실로 가지 누가 활자로 가득한 책을 볼까요. (아! 지금은 아니겠군요. 요즘은 오락실 찾기가 참 어렵네요. 제가 소싯적 '손오공(서유기?)'의 왕자로 이름깨나 날렸지요. 그 게임을 하다 엄마한테 머리끄덩이 잡혔을 때 '엄마! 좀 있으면 왕 나와요!'라고 용감하게 외쳤거든요. 그날 부지깽이로 미친 듯이 맞았지요.)

# 2

「괴공유록」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아직 1,2권만 나왔네요.

이 글은 모든 무협이 그렇듯이 사람들이 원하는 그 열망의 극단에 서 있습니다. 그런데 깽판물의 냄새는 없어요. 용비불패에서 용비와 잔월 일당과의 시원하고 화려한 액션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잠깐 쉬고 일어났는데 나보다 나이도 몇 살 어려 보이지 않는 애들이 나보고 사숙이래요. 뭔 개소린가 싶었는데, 아니 글쎄 시간이 30년이나 흘렀다지 뭐에요. 지역에서 공동파와 세력을 양분했던 사문은 쫄딱 망했고, 무공은 약하지만 사람 하나만은 좋았던 사형은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르고, 사질이라는 애들은 변변찮은 무공으로 나한테 매달려서 질질 짜요. 황당하지요.

하아~ 어떡하지? 뭐 어떡하겠어요. 하나하나 해결해야지요. 근데 이게 만만치 않아요. 사문을 쫄딱 망하게 한 게 단순한 화재였는지 알았는데, 캐다 보니 그게 아니네요. 내가 갖고 있는 게 똥도 아닌데 똥파리는 또 왜 그렇게 꼬이는지…….

'왜?'라는 의문이 드는 장면은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습니다. 모든 행동에는 원인이 존재하고 극 중 인물은 그에 따라 합리적으로 움직입니다. 비문(非文)도 많지 않습니다. 괜찮지요? 요즘 이런 무협 만나기 쉽지 않지요.

물론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좇다'를 '좆다'로 쓰는 등의 오타, 반'로'환동(反老還童)을 반'노'환동으로(단어의 첫머리가 아닌 이상 두음법칙이 적용되지는 않지요.) 쓰는 등의 오기(誤記)는 아쉽네요. 그리고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입니다만 '왠지 슬퍼 보이는 눈빛' 등의 오글거리는 표현도 그렇고요. 읽으면서 그 문장에서 팔을 막 긁었거든요. (차가운 외면 속에 숨겨진 마음속 상처. 그래서 남주는 사람들에게 함부로 대하고 여주는 그의 눈빛 속에 숨겨진 상처를 알아채는……. 으헉! 이건 로맨스 소설이잖아! ㅠ.ㅠ)

#3

추운 날입니다.

길가 좌판에서 귤을 한 봉다리 사서 방바닥에 엎드려 책 읽기 좋은 날이지요. 사는 게 꿀꿀하고 스트레스로 쌓은 탑이 63빌딩만큼 올랐다면 저녁나절 무협지 하나 빌려서 보는 것도 괜찮지 싶네요.


Comment ' 7

  • 작성자
    Lv.99 은빛검풍
    작성일
    11.11.26 11:30
    No. 1

    반노환동은 그냥 그대로 읽어 주는 것도 틀린건 아니지 쉽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용세곤
    작성일
    11.11.26 11:44
    No. 2

    리과(理科)→이과

    락원(樂園)→낙원

    로인(老人)→노인

    루각(樓閣)→누각

    래일(來日)→내일
    전 1권만 읽었죠. 나름 괜찮았는데 뭔가 2권이 땡기지 않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코드명000
    작성일
    11.11.26 16:13
    No. 3

    처음에 주인공의 성격과 행동을 볼때 30년을 잔것 치고는 너무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가 나오더군요, 하지만 30년간 몸이 치료되지 않고 그대로라는것은 좀...
    어쨌건 전 재미있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Yorda
    작성일
    11.11.26 19:14
    No. 4

    저도 그 부상부분은 좀 '어?'하긴 했는데 그만큼 상대가 강했기에 그러려니 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죽을 수도 있었다고 했으니까요. 큰 부상입고 수십년을 허덕인느 존재가 많이 나오는게 또 무협이잖아요? 전 그보다 만약 주인공이 30년간 안자고 계속 무공 수련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되더군요 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다율
    작성일
    11.11.26 22:15
    No. 5

    아무래도 사부가 남겼다는 그 비급은 적들이 들고날랐을거라는
    약간의 추측성발언.....그런삘이 많이 풍김...ㅜ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춉코보
    작성일
    11.11.27 19:16
    No. 6

    이게 그 소설인가? 공동찾아가서 사과받으러 가다가 진천뢰 터트린소설 맞는지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Personacon 명마
    작성일
    11.11.28 00:10
    No. 7

    춉코보님//맞습니다. 저도 예전에 문피아에서 한창 연재될 때 재밌게 본 글입니다. 원래 제가 연재글은 잘 안 읽는데 괴공유록은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26521 무협 검마도 8권을 보고.. +13 Lv.4 퐁풍퓽 11.11.30 5,532 0
26520 판타지 헌터코벤의 잔잔한 재미 +11 Lv.25 MRporsch.. 11.11.30 4,170 3
26519 게임 리바이벌 11권 +12 Lv.81 파인더 11.11.30 3,954 5
26518 무협 절대강호를 읽고. 마교.. +13 Lv.25 초륜 11.11.30 3,765 1
26517 기타장르 [역사학자] +( 환파? 초록파? ) +20 Lv.1 문협 11.11.29 3,512 2
26516 판타지 천마선 2권에서 진실을 알아냈다 강추 +17 Lv.1 눈부신결정 11.11.29 4,273 1
26515 무협 절대강호 1~8권 +5 Lv.85 PBR 11.11.29 3,076 1
26514 기타장르 고수 현대생활백서 3권을 읽고..(내용조금... +40 Lv.35 네모사랑 11.11.29 4,073 0
26513 기타장르 신들의 도시 독자에게 불친절하지만 빠져들... +6 Lv.92 land 11.11.29 4,686 2
26512 판타지 <하얀로냐프강>-아름답고 슬프고 처... +17 Lv.1 신마녀 11.11.28 5,094 0
26511 무협 검마도, 절대강호를 읽고... +13 Lv.1 낙산 11.11.28 6,800 0
26510 기타장르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김병... +4 Lv.22 무한오타 11.11.28 1,868 2
26509 무협 조아라 노블레스 중에 삼국지 -소패왕전 +17 Lv.68 영원한꿈 11.11.28 10,230 1
26508 무협 찌질한 싸움, 화려한 싸움. +4 Lv.52 녹슨 11.11.28 2,956 2
26507 무협 무협의향기~풍운강호를 읽고 +3 Lv.94 공법 11.11.28 3,763 3
26506 무협 위태롭고 희미한 길, 가느다란 외길. +1 Lv.52 녹슨 11.11.28 1,478 1
26505 무협 낙월소검-여인네의 어장관리란? +10 Lv.95 아라짓 11.11.28 4,481 3
26504 판타지 죽어야 번다 6 +6 Lv.13 얼음꽃 11.11.28 3,392 4
26503 무협 절대강호 거품? 아니면 단비? (미리니름 O) +20 Lv.50 육사 11.11.27 3,609 1
26502 일반 차카게살자 1,2권 +4 Personacon 초정리편지 11.11.27 2,791 6
26501 기타장르 본편 간행중에 절판된 외전 : 거짓말쟁이 ... +6 Lv.29 스톤부르크 11.11.27 4,458 0
26500 기타장르 바람직하게 미친 마을 : 거짓말쟁이 미군과... +2 Lv.29 스톤부르크 11.11.27 2,424 1
26499 기타장르 좋은 하렘이다! : 신메카이 로드그래스 5권... +4 Lv.29 스톤부르크 11.11.27 4,676 0
26498 무협 [미리니름]절대강호의 의문점들 +23 Lv.38 히킁이 11.11.27 4,338 3
26497 무협 [까르몽전夢傳 - D] 흑룡 7권 +1 Lv.1 상잠 11.11.27 1,759 0
26496 판타지 레벨업 7권까지 읽고서 +10 Personacon 초정리편지 11.11.26 3,693 1
26495 무협 절대강호 8권을 읽고난 후. +2 Lv.52 태극무검 11.11.26 2,264 1
26494 무협 [미리니름 주의]이번 절대강호를 읽고나서... +4 Lv.1 케이드라카 11.11.26 1,850 0
26493 판타지 신룡의주인3권 +6 Personacon 초정리편지 11.11.26 3,042 0
26492 자연도서 쓸모 있는 자원 쓰레기 를 읽고 +2 Lv.22 무한오타 11.11.26 2,045 2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