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정구
작품명 : 박빙
출판사 : 북박스
장르소설 특히 무협 판타지를 보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해서 대리만족을 할 수도 있고
현실에서 결코 겪어보지 못 할 이야기에 환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국내 장르소설 독자의 대부분은 피폐한 현실에서
이루기 힘든 강대한 자신, 최고의 실력을 가진 나, 누구나
우러러보는 나를 장르소설의 주인공에게 투영시켜 카타르시스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그걸 충족시키지 않는 장르소설이라면 어떨까요?
거기다 이른바 '이고깽'이라 불리는 퓨전장르라면 오직 그쪽으로만
올인하지 않는 다면 100% 시장에서 외면받기 쉽상입니다
정구님의 '박빙'이 있습니다
소설은 원말 명초의 극심한 혼란기에다 이미 오크와
오거 군단이 이계에서 침공한 상태에서 시작합니다
주인공을 살펴보면 '개판 5분전'입니다 현재 출시되고 있는
금협기행의 금귀보다 한발자국 더갔지요 비겁하고, 극강으로
찌질하며 무공도 고만고만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독자가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기 싫게 만듭니다
특히 이계에서 넘어온 여자에게 혹해서 최악의 찌질함을 연출하는데 살면서 누구가 겪을만한 개인적 찌질함을 연상케합니다
그러니까 보다가 대부분은 더져버릴거란 거죠
그런데도 굳이 여기서 추천하는 이유는 그 '이야기'에 있습니다
설정의 참신함은 물론이고 이야기가 확실히 재밌습니다 요즈음 장르소설을 보지않는 이유는 주인공에 의한 카타르시스에 몰입한 나머지 이야기가 없는 소설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은 항상 잘나가고 강하고 매력적이면서 존경을 받는데 그에 도달하는 이유가 미흡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최고의 무협이라 누구나 인정할만한 '군림천하'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소설의 주인공인 진산월은 7권에 이르기까지 무공은 중수이하입니다 그런데도 읽게되는 이유는 뭘까요? 주인공에 의한 카타르시스를 넘어선 그 이야기가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대하는 분이더라도 7권을 넘어서 주인공이 강함을 가지고 활약을 할 때의 카타르시스는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참고 7권까지 보게되는 것은 부인하지 않으실 겁니다
즉 장르소설을 한꺼풀 벗겨보면 주인공에 의한 카타르시스보다 그 이야기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겁니다
다시 '박빙'으로 돌아가서 얘기하면 주인공에 대한 대리만족을 포기하고 읽어본다면 무척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뒤따릅니다 제목그대로 주인공은 항상 살얼음판을 걸어갑니다 항상 싸우고 땡깡부리고 찌질거리고 막나갑니다 구성은 치밀하게 맞아돌아가고 흥미진진합니다 퓨전장르라서 고개를 갸웃거릴분이 계실텐데 퓨전을 가장한 정통무협으로 보는것이 옳을 듯 합니다
이야기는 오크와 오거 드래곤들이 난무한테 정통무협을 읽는것 같은 느낌도 묘합니다
4권이후라면 주인공이 찌질함을 어느정도 '승화(?)'시켜서 대리만족도 충족시켜 줍니다 물론 등장인물의 캐릭터는 말할것도 없지만요 조기종영으로 인한 용두사미를 걱정했는데 막판에 약간 힘이 빠지기는 하지만 일반 장르소설에 비할바는 결코!! 아닙니다
장르소설에 공력이 어느정도 되시는 분으로 판에 박은듯한 대리만족에 염즘을 느끼시는 분께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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