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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50 묵현사
작성
11.03.17 22:06
조회
3,441

작가명 : 무영자

작품명 : 영웅마왕악당 1~7, 완결

출판사 : 골든노블

이미 다들 읽었을테니 미리니름 그득그득☆

사실 영웅마왕악당을 찾아둔지는 좀 되었습니다. 다만, 읽지는 않았었죠. 초반에 너무 기합이 팍팍 들어가서 미묘하게 중2의 향기마저 느껴지는 글자 맞춘 문장들이라든가, 좀 지나친 착각계라든가. 그리고 이미 연재분을 꽤 읽었기에 처음부터 다시 읽기도 뭐하고, 읽지 않기도 뭐하고.

하지만 결국 읽기로 마음먹었죠. 재밌다는 걸 알면서도 무시하고 넘어가기는 아깝잖아요?

그래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초반은 힘들더군요. 이미 읽은 부분에다가 아직 처음이라 '그는 그런 이니까'어쩌고 드립이 너무 심해서 말이죠. 착각계는 무섭더라고요. 게다가 악당 너무 약해보였어요. 주인공 중 한 명인데(알고보니 주인공 중 하나가 아니라 주인공 자체였지만요).

근데 가면 갈수록 그게 아니더라고요. 정말 악당이란 존재는 양파 같이, 껍질을 벗기고 또 벗겨도 끝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허세로 그득한 삼류 악당, 점점 진행될수록 뭔가 비전을 익히고 있는 삼류 악당, 운으로 비전 비스무리한 것을 흉내내버린 삼류 악당(2권인가에서 미친 광풍의 검), 악당악당악당악당…….

게다가 여복은 어찌나 심각한지, 영웅과 마왕부터 시작해서 사제검사가주황제요마신까지 정말 어마어마한 존재들이 얽혀들더라고요. 정말 놀랐습니다. 그리고 밝혀져가는 악당의 과거 행적과, 그가 지닌 능력들…… 단순히 착각으로 비롯된 일만은 아닐 정도로 그의 행적은 대단했습니다.

5권 정도에서 '악의 서'라는 악당의 목적의 방향성이 잡혔고, 6권에서 마왕이 납치되며 최종국면으로 들어선다는 느낌이 들었고, 7권에서 대다수의 비밀이 풀려나갔죠. 그리고 또 하나의 중대한 비밀도 풀렸습니다.

왜 악당은 삼류 악당인가? 삼류 치고는 좀 세지 않나?

그리고 천 년의 세월에 걸친 비밀이 밝혀졌지요. 신과 악마의 전쟁, 신들의 열세, 열세 신들의 무지함에서 비롯된 파멸의 권능 '악은 패배하리라', 그 권능을 알아챈 악마들의 자체봉인 '패배를 시인하니 세계여 축복받으라', 그리고 방향성을 잃은 악에 의한 마지막 용의 사멸, 악에게 공격받은 신들의 도주, 마지막 남은 하나의 신, 억제된 악의, 새어나간 악의, 악당의 탄생, 패배하는 악당, 승리하는 영웅, 그러한 영웅시대의 전말.

악당은 살아남기 위해 삼류이길 택합니다. 일류 악당은 강하지만, 영웅을 만나 가장 처절하게 파멸하지요. 삼류 악당은 비록 약하지만, 영웅에게도 상위 악당에게도 쉽게 죽지 않습니다. 그것이 세계에 새겨진 절대법칙 '악은 패배하리라'가 지닌 힘이니까요. 악당은 도박하듯 삼류의 길을 택하고, 암흑신전의 신기 '악령흑심'이라는 로또복권의 확률로나마 생존의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신의 가호를 통해 생명을 유지해나갑니다. 정말 경이롭죠.

그리고 마침내 악당은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던 9마도중 8마도를 사용해서 아리스를 구해내고, 결말이 납니다.

결말은 특이하게도 10개로 나뉘었는데, 단순히 10분기가 아니더라고요? 1-2-3-4-5-6-7-8-9-10-에필로그 순서대로 10개의 결말이 있는 것이라서, 마음에 들면 거기서 감상을 끊고 에필로그로 넘어가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다 읽었어요. 아니, 솔직히 툭까놓고 여기서 다 안읽는 사람 몇 없을 거에요. 안 그런가요? 특히 앞의 엔딩들이 하나 같이 꿈도 희망도 없다면 더더욱이요. 지금까지는 하렘의 운명을 타고난 악당을 저주했지만, 악당의 처절함을 보아왔기에 악당이 행복해졌으면 하는 마음도 들었거든요.

그리고 10번째 엔딩에서 마침내 탄생한 백룡.

신에게 지혜를, 악마에게 힘을 주었던 강대한 존재, 용. 그들은 자신을 희생하여 세계를 만듭니다. 심장은 불이 되었고, 날개는 하늘이, 등뼈는 산맥이, 피는 바다가, 비늘은 초목이, 이빨은 금속이 되어 세계에 합일해가는 존재였던 용의 정체는 바로 인간이었습니다. 오로지 인간만이 용이 될 수 있었죠. 신을 가르치고 악마에게 힘을 줄 수 있으며 그 둘마저 도달할 수 없는 진리를 찾아내는 인간만이 용이 되었습니다.

인간에게 불을 가르친 적룡, 철을 가르친 금룡, 문자를 가르친 흑룡…… 그 많은 용들이 탄생했고 사멸했지만 지금까지 태어난 적 없는 백룡. 백룡이 탄생하기 직전, 악당은 무지한 신들의 파멸적 권능 앞에 강제된 악의를 '악의 서'라는 최고최악의 기보를 통해 해방하고, 세상의 파멸을 외치며 그것을 세계에 퍼뜨립니다.

웬 뜬금없는 소린가 싶죠? 하지만 에필로그에서 악의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나오며 그것이 이해가 됩니다.

악이란 하나를 얻기 위해 하나를 버리는 것. 아이는 살아가는 것 자체가 악이고, 살아가는 것은 악의를 증명하는 것이며, 자신의 악의를 이해하고, 그것을 책임지는 순간부터 어른이 된다고 신에게 저주받은 마지막 악의 성지 '진리의 탑'에서 어린 악당은 악을 예찬합니다.(그리고 악당 정면 일러스트가 최초로 등장하죠. 지크 쇼타!!!!!!!) 그리고 신들에게 강제된 악의와 그로 인해 탄생한 영웅이라는 존재의 가련함을 이야기하며 인간이 진정하게 악을 책임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며 자신의 포부를 이야기합니다. 비록 정의가 거짓된 기만에, 있을리 없는 허구에, 가장 큰 죄악에 불과할지라도 정의는 승리해야 하므로 악의는 해방되어야 한다며 악당은 '신에게 저주받은 악의 성지'를 나서죠. 동시에 시한부 생명이 됩니다. 게다가 악당의 최초 직업도 나오네요. '잔혹한 길의 노현자'. 7살 아이가 받기에는 지나치게 무거운 칭호로군요.

그리고 마침내 악당이 억눌린 악의를 해방하고, 마왕이 잠든 마도를 일깨웠을 때 최초의 백룡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이쯤 되면 백룡이 누군지는 다들 아시겠죠? 그렇게 이야기는 결말, 히든 엔딩으로…….

이윽고 나타난 히든 엔딩이야말로 진정한 악당의 지옥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악당이 관계를 맺어왔던 히로인들, 악당이된영웅사라진마왕겨울신전과암흑신전의두사제천년의업을지켜온검사대륙제일부자휴가나온황제요마에서격상된악마세상에마지막남은신 이 모든 인물들이 악당을 괴롭히며 사는 것이었습니다. 아아, 게다가 묘사로 보아하니 현재의 악당은 쇼타로 보이네요. 존나좋군?

참, 늦었지만 사실 이 감상문은 읽으라고 쓴 글은 아닙니다. 그냥 배설한거죠. 정말 재밌게 읽었기에 어떻게든 그 감동을 배출하고자 횡설수설 적어본 글입니다. 불친절하더라도 양해해주세요. 그리고 뒷북은 죄송합니다.

아, 재밌었다. ^^


Comment ' 9

  • 작성자
    Lv.68 겨울도시
    작성일
    11.03.17 22:47
    No. 1

    정말 수작. 특히 마지막에 끊는 에필로그는 일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쭌님
    작성일
    11.03.17 23:18
    No. 2

    1권인가 2권에서 바로 접었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 1,2권 엄청 유치해서 접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아니면 엄청 재미가 없었다거나.. 그런데 의외로 감상평은 좋은 반응이 많아서 아직도 기억이 나는 제목의 작품이네요. 1,2권만 좀 특이한건가요. 아니면 전체가 다 그런데 제가 특이한건가요. ;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8 레니우스K
    작성일
    11.03.17 23:25
    No. 3

    마지막에 승천하는 백룡이 그런 의미였던가요?
    읽으면서도 어떻게 된 건지 이해가 안갔는데... 결국 주인공이 백룡이 된 거라면 대충 납득이 가는군요.(에필로그의 주인공 머리가 흰머리가 그런 의미였군.....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墨歌
    작성일
    11.03.18 00:23
    No. 4

    마지막 말에 매우 깊은 공감을,
    존나 좋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meyameya
    작성일
    11.03.18 00:48
    No. 5

    초반은 매우 유치했는데 나중권에 이유가 나오더군요, 1류악당은 저주받기 때문에 주인공은 3류로 행세할수밖에 없었죠... 정말 잘 짜여졌고, 복선이 다 회수되는데 짜릿하더군요,
    이야기속 악이 철학도 훌륭했고, 나중에 백룡이 되는것도 그럴듯하더군요.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뇨뇨뇨뇨
    작성일
    11.03.18 11:06
    No. 6

    초반에는 반복되는 내용이라 별 재미없었데, 스토리가 진행되는 중반 이후로는 결말까지 그냥 달리는 겁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L.Justic..
    작성일
    11.03.19 16:26
    No. 7

    내용도 마음에 들었고, 일러스트도 좋아서 기억에 남는 작품이죠.
    연재때부터 보기 시작해서 1~7권까지 다 사서 책장에 소장중이라는..
    7권으로 끝나버린게 아쉬울 정도로 좀 더 질질 끌어줬어도 끝가지 사줬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FirstSno..
    작성일
    11.03.20 20:07
    No. 8

    제 기억에 용이란 사람을 뜻하는걸로 기억하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마음속소원
    작성일
    11.03.20 23:33
    No. 9

    용= 사람은 아니었어요 ~ 그건 확실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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