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면세계 - 멸망의 날
작가 : 세키나
출판사 : 문퍄무료연재!
짦고 굵게 몇 가지 포인트만 지적하고 싶습니다(짧다는 건 거짓말 굵은 글씨만 봐도 되긴 해용).
장르는 요즘 유행하는 게임 시스템을 도입한 멸망물입니다. 하지만 내용은 요즘 유행하는 부류와는 조금 많이 다릅니다. 장르의 큰 틀은 유사하지만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은 일반적인 멸망물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첫째. 감정 묘사가 많다.
사람들이 멸망한 세상에서 어떻게 변해가는지, 여자에 대해, 식량에 대해, 그 세계에서 생존하기 위해 필수적인 ‘포인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하는지 꽤나 자세히 서술합니다. 실제 소설 내용의 반 이상은 변화한 세상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감정, 행동 변화에 치중합니다.
둘째. 이야기의 스케일이 현실적이다.
대통령과 면담하고, 핵 미사일 정도는 다뤄줘야 하는 멸망물 답지 않게 스케일이 현실적입니다. 초반부에 많은 분들이 재미없겠다며 뒤로가는 이유일 겁니다. 하지만 후회하실 걸요 히히
스케일 자체는 서은결과 그가 머무는 지역구의 이야기가 전부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어떻게 영웅이 되어가는지 잔잔한 흐름을 따르다 보면 마치 자신이 직접 그 세계를 살아가고 있다는 착각을 들게 만듭니다. 대리만족이 아니라 대리체험에 가깝습니다.
셋째. 공을 들인 듯한 입체적인 캐릭터들.
장르소설의 캐릭터는 일회성입니다. 쓰고 버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캐릭터는 한 명 한 명이 살아 숨쉽니다. 어떻게 아냐고요?
작 중 성녀로 등극하는 소녀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본래 학교 일진이었고, 본의 아니게 한 소녀의 인생을 망가트렸던 전적이 있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그 과오의 무게를 깨닫고 하나 하나 되짚으며 다시 시작해나가려 하는 용기 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무슨 여주 소설 주인공 급의 섬세한 설정이 아닌가요?
놀랍게도 그녀는 일개 조연에 불과합니다. 사람들은 그녀에게 분통을 터트리지만 한 편으로는 이해하기도 하며 그녀의 변화에 기뻐하기도 합니다. 즉, 입체적인 캐릭터라서 각자의 성향, 사상, 생각에 따라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겁니다.
그 뿐만 아니라 마냥 귀여운 줄 알았던 여동생은 전투광에, 멍청해보이던 친구는 효자에 용기 만땅....... 정말이지 다양하고도 입체적인 캐릭터가 있습니다.
그러면 단점은 없을까요?
있습니다.
첫째. 초반부.. 너무 대충 쓰신 거 아니에요?
듣기로 세키나님이 구상 자체는 꽤 오래전에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초반의 구상과 현재의 구상이 전혀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초반에는 깽판물로 기획하셨다고 하더라고요. 휘리릭 싸우고, 회귀하고, 내가 돌아왔다 다 쓸어버리게따! 이게 목적이셨대요.
하지만 기획하던 사이 욕심이 발동해서, 아니야, 아니야. 그런 단순무식한 소설이 되면 안 돼- 해서 변한 게 지금의 이면세계 랍니다.
그런데 문제는 초반부가 변경된 기획이 반영이 안 되어 있어요!!!!!!!!!!!!!!!!!!!!!!!!!!!!!
중요하게 서술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를 휘리릭 넘겼어요!!!!!!!!!!!!!!!!!!!!!!!!!!!!!!
스킬을 얻는 장면이나 수정체 공략작전 등은 정말 여자가 봐도 피가 끓어오르게 쓰셔놓고는 다른 곳은 대충 쓴 거 같아요!!!!!!!!!!!!!! 이런 말 하기 미안하지만 쫌 그래요 쫌.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어도 이부분 보고 뭐야 이 졸작은 이러고 넘어갈거 같아서 아쉽습니다 ㅠㅠ
둘째. 머리가 아파요
중요하지 않은 장면에서 주인공이 철학적 사유를 하며 시간 끄는 장면이 군데 군데 보입니다. 머리 아픈 글이라는 게 잘못이라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불필요하게 채운 부분이 있다는 것만큼은 직접 보시면 아마 아실 것 같습니다.
다른 방식으로 순화해서 채워도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았을 거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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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선이었네요. 의도하지 않았지만 작품을 비방할 목적은 없었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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