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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8 한성수
작성
04.06.26 14:27
조회
1,994

3년전 처음 보고 나서 감상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도 계속 못쓰고 있다가 이제야 씁니다.

신조협려..

제목만으로도 저의 간절한 그리움과 애상을 불러일으키는 이름입니다.

무협시리즈나 무협지가 아닌 제가 이제껏 보아온 어떤 영화, 드라마, 소설,

기타 문학작품을 통틀어

이만큼 아련하게 제 심금을 자극한 작품은 없었습니다.

제가 심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보았었죠.

참 많은 마음의 위안을 받았답니다.

현실에 사는 저는 '죽음도 갈라놓을 수 없는 영원한 사랑'을 믿지 않지만,

가슴 깊은 곳에선 또 그런 사랑을 보기를 원하거든요.(전 감당할 수 없지만서도)

신조협려를 좋아하는 게 어느 수준이냐면,

일단 주인공인 양과와 소용녀를 좋아하다 못해 사랑합니다.

모든 무협지의 주인공을 탈탈 털어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가 양과와 소용녀입니다.

또한 양과나 소용녀를 연기했다는 이유만으로도 그 배우는

제가 총애하는 배우 리스트에 바로 등극하게 되구요.(오천련이나 임현제는 예외)

고천락과 이약동, 이명순과 범문방을 좋아하게 된 시초가

그들이 신조협려의 양과와 소용녀였단 사실이지요.

오죽하면 양과와 소용녀의 후손인 황삼미녀까지 좋아하고

의천86에 황삼미녀로 나온 사녕까지 이뻐하겠냐구요.

사조3부곡을 모두 좋아하지만 특별히 더 좋아하고 사랑하는 작품이 신조협려이며,

시간나면 뒤적여보는 것도 신조협려요, 그러다 대사를 아예 외워버릴 지경입니다.

아직도 안타까운 것이 제가 신조협려의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다 자세히 알고 읽었다는 거에요.

모르는 상태에서 읽기 시작했다면 감동이 지금의 5배는 더했을텐데...

이제 95신조협려의 감상을 시작합니다.

이명순, 범문방 주연의 신신조협려랑 비교하는 부분이 많을 거에요.

무협시리즈는 본지 오래됐지만 무협지를 본 건 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신조협려도 3년전에야 봤구요. 그당시 소오강호를 읽으며 소오96을 보고,

그다음 신조협려를 읽으며 신조95를 봤습니다.

그렇게 하니 내용 이해가 훨씬 더 잘되더군요.

1. 가장 양과다운 양과-고천락.

제가 무협주인공 중에 가장 좋아하는게 양과입니다.

그때쯤 제 성향이 얼굴만 잘생기고 싸가지는 만땅으로 없으며 사람 우습게 알고

사람목숨=파리목숨인 냉미남들에 질려하던 때였거든요.

그래서 '북해의 별'의 유리핀 멤피스, 소오강호의 영호충, 신조협려의 양과같은

따스한 성품을 지닌, 사람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온미남들에게 끌렸어요.

양과를 무협지주인공에서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첫째고 둘째고간에 연인을 향한 일편단심입니다.

차라리 목숨을 버릴지언정 두 마음을 품을 수 없는 사람이죠.

호오가 극단적으로 분명해 좋은 사람한텐 간이라도 빼줄만큼 잘해주고

한번 거슬렸다 하면 깊이 미워하는 성격이라 대인관계의 폭이 좁고 척을 지기 쉽습니다.

그만큼 자기가 좋아하는 부분에 대해선 미친듯이 빠져들죠.

매니아틱한 성격입니다.

그의 별호가 된 '서광'의 狂은 그래서 붙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는 일생동안 고독했으며 진심으로 행복한 날이 적었습니다.

홀어머니 슬하지만 사부들의 부양으로 자란 곽정이나

무인도에서 부모와 의부의 아낌없는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장무기,

부모없는 혈혈단신이라도 사부, 사모의 사랑을 받으며

소사매와 남매처럼 자라난 영호충에 비하면 불쌍한거죠.

얼굴도 못본 아버지때문에 이유도 없이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당하고

성격 더러울거란 편견에 휩싸여 자랍니다.(연좌제..?)

아...양과만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요.

처음 신조95를 보기 시작했을때...

주인공인 양과한테 첨부터 뻑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인물만으로 보자면 역대 최고의 양과, 소용녀 커플이 아닐까 합니다.

고천락이 원체 공인된 미남이잖아요.

지금은 좀 까매지고 느끼해져서 제 취향엔 벗어났지만

그때만 해도 피부색도 하아얗고 탱탱한것이 빛이 빤짝빤짝하게 났답니다.

관옥같이 잘생긴 미소년이란 원작의 표현에 딱 맞지요.

고천락을 염두에 두고 원작이 쓰여진거 같다는 생각마저..;;

어떤 분은 어려서부터 고생하고 굴러다닌 양과를 연기하기에

너무나 준수하게 잘생겼다고도 했지만,

인물 자체로만 따지면 이제껏 양과를 연기한 남자배우중 가장 미남이 아닐까요?

그리고 약간 긴 듯 하면서도 서늘한 눈매가 압권이었지요.

그래서 양과처럼 正에 단단히 발을 붙이고 있지만 약간의 邪氣도 깃들어있는,

조금은 괴팍한 듯한 이미지를 풍깁니다.

(원월만도의 정붕이나 건륭대제의 건륭제가 그래서 참 잘어울렸지요)

정말 양과의 인물, 성격에 너무나 들어맞는 마스크에 감탄 또 감탄 할 수밖에 없었어요.

책에서 읽으며 처음 상상한 그대로의 양과라고 할까?

보면서 한마디 내뱉은 감탄사-"아..자하랑이다."

제가 김혜린님의 '비천무'도 무지 좋아합니다.

김희선과 신현준이 말아먹은 악몽때문에 자다가도 부들부들 떨 정도거든요.

(이번엔 박지윤과 주진모가 주연이더라는...ㅠㅠ)

신조찍을 당시의 고천락의 미모 정도면 '비천무'의 자하랑, 유진하를 외모면에서는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행복해했습니다.^^

제가 보기엔 양과와 자하랑의 성격이 좀 비슷해보이기도 하거든요.

전 이명순의 양과도 무척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명순과 고천락 중

누가 더 원작의 양과와 흡사하냐라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고천락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어요.

이명순은 소용녀를 그리워하는 양과, 소용녀만을 사랑하는 일편단심의 양과는

고천락보다 더 잘 표현했지만

장난 잘치고 양강을 닮아 경박하며 교활한 모습은 좀 덜했거든요.

이상하게 이명순의 양과는 매번 이막수한테 당하더라는...속여도 속지도 않고.

(고천락은 잘만 속여넘기던데.)

고천락은 양과의 여러 성격, 여러 외적 상황과 심적 변화에 따라 바뀌는 눈빛과 표정연기가 뛰어납니다.

특히 오만한 듯한 냉소적인 눈빛이 가히 일품이지요.

세상과 둥글게 어울려 살지 못하는 천성, 가당찮게 트집잡는 사람들을 가소롭게 여기는 표정,

하지만 구구히 변명하지 않는 오만한 성정, 아웃사이더적인 기질을 잘 표현했죠.

물론 육가장에서의 영웅대연은 신신조가 훨씬 나았습니다만..

감칠맛나게 대사치며 곽도와 금륜법왕을 놀려먹는 연기는 고천락이 한수 위였지요.

("네 금륜을 내가 떨어뜨렸지? 맹주될 자격없지? 네가 졌지?" 금륜법왕이 대답할 틈도 없이

다다다다 거리는데 진짜 웃겼죠^^)

정말 재밌게 웃으며 본 장면이었어요.

근데 이명순은 좀 웃겨야 될 장면에서 별로 안웃겨서..

화산에서 홍칠공과 만나는 장면, 홍칠공과 구양봉의 대결도 신조95가 더 낫구요.

물론 무공씬은 신신조가 훌륭하지만요.

두분이 어찌나 귀여우신지 정말 애들이 물고뜯고 싸우는거 같습니다.

하지만 몇몇 부분은 좀 아니다 싶은 것도 있어요.

신조95 자체가 조용하고 정적인 느낌으로, 원작에 맞춰 흐르다보니

격렬하게 감정을 표현해야 할 부분은 좀 소홀하게 넘어가는 부분도 있습니다.

소용녀에 대한 감정이 사부이자 존경하는 아가씨에서 연인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부분은 좋았지만,

'그대가 죽으면 나도 죽으리'의 절절한 감정은 좀 덜했다고 할까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중양궁에서 소용녀가 중상을 입고 목숨이 경각에 달린채

전진도사들에게 포위된 상황에서 소용녀에 대한 마음을 드러내는 모습입니다.

양과는 그녀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것을 보자 더욱 고통스러워졌다.

그래서 생각에 잠였다.

(전에 이 종남산에서 그녀는 나에게 자신을 아내로 맞이하겠느냐고 물었었지.

그때 당황한 나머지 대답을 못 해 그 후 얼마나 고통스럽고 후회스러운 나날을 보냈던가.

이제 시간도 얼마 없으니 ㅠ필이 내 마음을 알려야겠군.)

양과는 갑자기 큰 소리로 외쳤다.

"무슨 놈의 스승과 제자와의 도리냐? 무슨 놈의 순수한 결백?

우린 모두 상관치 않아! 모두 개같은 소리야! 죽어도 좋고 살아도 좋아.

우리 두 사람은 조금도 외롭지 않고 조금도 불운하지 않아요.

지금 이 시각부터 당신은 나의 사부가 아니야, 나의 아가씨도 아니야. 바로 내 아내야!"

아...감동의 눈물이..ㅜㅜ

제가 생각하기에 이 장면은 양과의 감정이 가장 격렬하게 폭발하는 순간입니다.

자기는 한쪽팔이 잘린 병신이지요(그럼에도 소용녀는 개의치 않습니다.),

몇번이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고 이제 겨우 만났는데

소용녀는 중상을 입어 목숨이 간당간당한 상황이지요,

그 모든 괴로움이 그놈의 사제의 명분에서 비롯된 것이고,

예전 소용녀가 자기를 아내로 삼을거냐는 질문에 아니라고 대답한 게

천추의 한으로 남았을 겁니다.

이제 둘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 뭇도사들에게 둘러싸여

도륙당할지도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서

가슴 깊이 묻어둔 간절한 진심을 토로하는 겁니다.

자신들을 갈라놓는 사회의 인습에 반항하며, 운명에 저항하는..

그래서 가장 격한 감정의 폭발로 큰소리로 외치는 그런 장면이라고 생각하는데

신조95도 그렇고 신신조도 그냥 조용히 읊조리는 선에서 끝나더군요.

하지만 부상을 입은 소용녀를 한팔로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며

소용녀를 위로하기 위해 웃음을 짓는 그의 모습에 저도 눈물 한방울을 함께 흘렸지요.

그리고 16년후의 만남을 약속한 날, 양과는 애태우며 하루낮, 하룻밤을 뜬눈으로 지샌후

그토록 기다리던 소용녀가 나타나지 않자 실망과 슬픔으로 귀밑머리가 하얗게 셉니다.

하지만 여기선 16년이 흐르고 바로 나타난 양과의 귀밑머리가 이미 하얗게 센 후라서

소용녀를 기다리는 그날의 그 애절한 심정을 잘 느낄 수가 없지요.

그러나 절정곡 밑에서 소용녀를 다시 만났을때 눈물 콧물 흘려가며

끌어안고 우는 장면은 좋았지요.

양과와 소용녀 사이의 시련은 그들의 사랑을 더욱 굳건히 하는

한줄기 장마비에 비유할 수도 있을거에요.(장마비 수준이 아니긴 하지만..;;)

시련이 닥칠때마다 양과의 인격 또한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고

불같이 급한 성격이 조금씩 누그러지게 되죠.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도 키우게 됩니다.

무공 또한 비례해서 늘어납니다.^^;

만일 그들을 갈라놓는 여러 사건들 없이 맺어져 고묘에서 순탄하게 살았다면

양과의 초기 성격으로 보아 몇년 안지나서 뛰쳐나오고 말았겠죠.

어쨌든 고천락은 원작 느낌 그대로의 양과를 부족함없이 표현하여

아직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양과입니다.

소용녀와의 감정연기는 신신조의 이명순에 비해 딸리지만

전체적으로는 가장 원작에 근접한 양과다운 양과입니다.

2. 아름다운 소용녀-이약동

소용녀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무협여주인공입니다.

혈색이 하나도 없이 창백하지만 그 창백함때문에 오히려 아름답습니다.

(전 핏기없이 창백하게 하얀 피부를 넘 좋아해요)

그녀의 주위에만 안개가 자욱한 듯 하고(포토샵효과?),

그녀의 얼굴에 비친 햇빛이 달빛으로 변한듯 할 정도로

깨끗하고 청량하며 속세를 벗어난 선녀같은 아름다움을 가진 여인입니다.

그만큼 순진무구하며 세상의 때는 전혀 묻지 않고 그래서 어리숙하기까지 한 성격이구요.

어려서부터 칠정육욕을 끊는 수련을 해서 고요하고 움직이지 않는 마음결을 유지하며

그래서 세상사에 달관한 듯한 고아탈속한 경지의 무표정한 외모와 어울려 냉막한 이미지를 연출하죠.

경천동지할 일에 대해서도 전혀 반응이 없지만,

단 하나, 양과에 대한 일에만은 모든 전심전력을 기울입니다.

그녀의 순수한 성품이 양과와는 맞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지만..

그래도 양과에겐 '아가씨'가 세상의 전부입니다.

너무 순수하고 투명해 세상의 거짓과 속됨을 모르는게 흠이랄까..

이약동의 소용녀는 제가 생각하는 완벽한 소용녀의 모습을 완전히 충족시키지는 않습니다.

범문방과 더불어 아주 근접하긴 했지만요.

그래도 이제껏 나온 소용녀 중 가장 근접한건 사실이죠.

양과와 관련된 일이 아니라면 옆에서 벼락이 쳐도 무심한,

약간은 멍한 듯한 눈빛이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양과로 인해 점점 마음을 열어가며 기쁨, 슬픔, 괴로움을 느끼는

미세한 감정 변화도 잘 소화했구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소용녀의 가냘프고 연약한 느낌은 좀 덜합니다.

원작 후반부부터 거듭된 부상과 중독으로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신조95에선 그다지 아픈 것처럼 보이지 않았거든요.

극강의 연약함을 과시한 범문방과 비교되는 장면이죠.

그리고 슬픈 장면(주로 양과와 함께 있을때)에서의 여린 이미지를 표현하는 연기도

신신조의 범문방이 좀 더 낫습니다.

각 시리즈가 초점을 맞춘 부분이 틀려서 더 그렇겠죠.

신조95는 거의 원작 그대로의 재현이 목적이어서 그런지

원작과 동일하게 대부분의 사건에 중점을 두다보니

소용녀와 양과의 감정표현에만 치중하지 못했죠.

좀 급하게 넘어간 부분도 있고, 그래서 이명순, 범문방 커플보다 애절함이 조금 더 떨어집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본다면 이약동은 무난함을 넘어선 수준급의 소용녀를 연기했습니다.

아직도 역대 최고의 소용녀를 뽑으라면 단연 이약동이 뽑힐 정도니까요.

신조협려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해 한동안 고생했을 정도로...

제가 생각하는 신조95에서 소용녀의 명장면은

고묘에서 이막수를 맞아 싸울때(신조95 4편) 양과를 탈출시키기 위해

혼자 이막수와 싸우며 기관을 작동시켜 문을 열고 양과를 내보낼땝니다.

어서 가라고, 자긴 상관말고 가라고 하지만 양과는 그 말을 안듣죠.

이막수와 싸우면서도 양과가 무사히 가길 바라며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할때의 눈빛이..지금 가장 기억에 남네요.

혼자 광야에서 검법을 수련하면서도 양과에 대한 그리움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도...

처음 볼때 그리 끌리지 않았던 그녀가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지던 순간이었습니다.

3. 악랄함이 부족했지만 가련했던 이막수-설리

이막수를 연기한 여배우들중 아직까지 제가 생각하는 이막수에 근접한 여배우는 없네요.

(독벽웅패의 진홍은 소용녀보다 훨씬 더 이쁜 관계로 무효)

신신조는 얼굴도 취향이 아닌데다 간다라 불상같은 빠글빠글 빠마머리때문에

휭하니 날려보낸지 옛날이구요.

제가 생각하는 이막수는 소용녀보단 못하지만 상당한 미인이고

전체적으로 늘씬한 체형에 싸늘하고 표독한 이미지가 풍겨야합니다.

이막수의 설리는 외모면에서 제가 생각한 이막수랑은 멀어서요..(너무 튼실한 느낌)

미설 정도면 참 괜찮았을거 같은데..

대신 좀 더 애잔한 듯한 느낌의, 미워하기 힘든 모습이었어요.

육전원의 일가를 몰살시키면서도 그를 그리워한다든지,

곽양을 키우면서 모성애를 느끼며 즐거워한다든지..

정에 상처를 입어 그게 독으로 쌓여 악행을 저지르고 다니지만

그 정을 쏟을 상대가 있었다면 그녀는 그렇게 되지 않았을지도 모르죠.

마지막에 "아무도 날 죽일순 없어"라며 불속으로 뛰어들어

'정이란 무엇이길래 생사를 함께 하려 하는가..'를 읊조리는 모습이 기억에 남네요.

그녀의 악행을 생각하면 싸다 싶으면서도 그렇게 죽어가는 모습은 참 허탈했습니다.

4. 이름만 들어도 부아가 치솟는 곽부-부명헌

진짜 이름만으로도 부아가 치미는, 제가 가장 싫어하는 여자가 곽부에요.

저땜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 인생을 망쳤는지.

그러면서도 지 잘못했는건 도저히 깨닫지를 못하고 살고.

부모가 자식 잘못 키우면 저렇게 되는구나를 가장 여실히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이년땜에 신조의 황용도 싫어요.

제자식이라면 무조건 싸고도는 엄마의 치맛바람을 보는거 같아서...

천룡팔부 '강민'의 다운그레이드된 캐릭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자기한테 신경안써주고, 자기 안좋아한다고 양과를 미워한거잖아요.(공주병도 유만부득이지)

제가 보기엔 죽을때까지 철안들었을거 같아요.(의천앞부분을 볼때)

부명헌은 정말 미워죽겠는 곽부엔 모자람이 없네요.

진짜 부명헌 볼때마다 짜증이 치밀어서 욕을 엄청 퍼부었죠.

별로 이쁘지 않은 곽부라서 느낌은 안왔지만..

원체 싫은 캐릭이라 이만 넘어갑니다.

5. 곽정과 황용.

역대 신조시리즈중에 중년 곽정으로 어울린 배우는 어째 한명도 없네요.

하긴 중년의 곽정과 황용은 별 매력이 없긴 하지만.

나중에 이아붕이 나이 들어서 중년의 곽정을 해주면 어떨까 싶습니다.

곽정이나 황용이나 여기선 너무 아줌마, 아저씨틱해서..

물론 신조에선 양과와 소용녀만 보면 되지만.

그래도 위추하의 황용은 원작보다는 좀 덜 미워요.

양과를 의심도 덜하고, 위해주기도 하고.

곽부만 너무 감싸고 돌지도 않는게 말이죠.

곽부는 진짜 암만 내딸이라도 한심스럽겠다 싶어요.

너무 아줌마스러워 황용엔 어울리지 않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봅니다.

6. 귀엽다기보다 성숙한 느낌의 곽양-이기홍

곽양 역은 신신조에 나온 임상평이 좀 더 나았다고 봅니다.

장난 잘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약간 괴팍한 듯한 성격에 귀여운 모습까지요.

이기홍은 16세의 곽양치고는 나이들어 보이는 면이...

더빙 목소리도 답지않게 너무 애기같구요.

잡설이긴 하지만 전 의천86에 잠깐 나온 증화천의 곽양이 좋네요.

7. 양과의 오빠부대-육무쌍, 정영, 공손녹악

육무쌍-이미지상으로 더 예쁜건 신신조의 육무쌍이지만

양과와의 호흡이 더 잘맞아 재밌는 연기를 보여준건 신조95의 육무쌍이네요.

(이건 양과의 연기도 포함된..)

정영-역대 신조시리즈 통틀어 가장 아름답고 현숙해보이는 정영입니다.

신신조의 파출부 정영은 생각하기도 싫어요-_-

조용한 성격에 누나같이 양과를 챙겨주는 현명한 여인입니다.

공손녹악-신조에서 가장 불쌍한 여자가 아닐지..

엄마는 어려서 죽은 줄 알고 인간같지도 않은 애비한테 사랑도 못받고 자라고

죽을때도 아버지 칼날에 목 그어버리고 자결합니다.

양과에 대한 사랑만은 누구보다 큰 아가씨군요.

자기의 목숨을 던져서라도 그의 해약을 구하려하는..

배우는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더 이쁜 배우가 했다면 좋았을테지만..

8. 천하오절-동사, 서독, 남제, 북개, 주백통.

대사조의 천하오절이 그대로 나와서 통일감을 줍니다.

연결된 내용이란 느낌이 나구요.

황약사로 나온 낙응균은 평이한 느낌의 동사..

서독 구양봉은 대사조보다 여기 나온게 훨씬 나아요.

귀엽기까지 하거든요^^

홍칠공이랑 얽혀서 싸우는거 보면 애들이 따로 없네요.

유단의 홍칠공은 더 말하면 입아프구요.

누가 저렇게 감칠맛나는 미식가를 표현할수 있을지..

마지막에 화산정상에서 둘이 끌어안고 숨을 거둘때도 좋습니다.

오랜세월동안 싸우다 미운정이 들었나보지요.

남제 일등대사로 나온 배우는 제가 본 가장 훌륭한 일등대사입니다.

신신조, 대륙 사조에 나온 일등대사들은 별로 인자한 기품이 없거나

있더라도 밋밋한 느낌인데

이 사람은 인자한 고승의 풍모와 함께 일류고수로서의 풍도도 함께 풍기더군요.

주백통..

여요상만한 주백통은 보기 드물어요.

까불까불거리는게 어찌나 귀여운지. 노완동이란 별명이 어쩜 그리 어울리는지요.

대륙 사조에 나온 주백통도 다른 주백통들에 비해 괜찮았지만

그래도 처음 본 주백통이 여요상이라 그런지 훨씬 더 정이 가네요.

소용녀를 처음 만났을때 줄 위에서 자는 무공이 신기하다고 따라하다가

소용녀한테 들켜 "허리띠 말리는 중이야"라며 둘러대는 모습이 귀엽기 그지없습니다.

9. 금륜법왕

금륜법왕 역은 신신조만큼 잘생기고 카리스마있는 법왕이 없네요.

여기 나온 아저씨는 별로 위엄도 없고 카리스마도 없으며

퉁방울 같은 눈이 부리부리하기만한 험악한 인상..

그리 인상적인 연기도 없으며 용상반야공을 펼칠때 나오는 용모양의 그래픽은 실소가 나옵니다.

-전체적으로-

신조95의 전체 편수는 비디오 16개 분량입니다.

2개 정도 더 늘리고 소용녀와 양과가 함께 있는 부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더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들어요.

16개 분량에 원작에 나온 사건을 그대로 따라가다보니

양과와 소용녀의 감정선이 신신조만큼 살아나진 못했거든요.

그래도 조연들의 연기는 그리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이미지상으로 별로 맞지 않는 배우들이 있지만

신조시리즈는 주인공들만 괜찮아도 90점 먹고 들어가기 때문에..

대신 너무 정적으로 조용히 흐른 감이 있어 대만시리즈의 신파조 오버연기도 좀 필요할 듯 합니다.

배경을 따지면 TVB의 고질적인 병폐-앞산, 뒷산, 어디를 가나 똑같은 시장, 복닥복닥한 세트,

그리고 천쪼가리를 기워놓은 듯한 인형옷을 단점으로 꼽을수가 있는데..

배경이야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갑니다. 하루이틀 TVB시리즈 보는것도 아니고..

그런 세트 촬영이 신신조의 유려한 배경화면과는 상당히 비교가 되어 감점요인입니다.

하지만 제가 더 따지고 싶은건 의상문제에요.

80년대까지만 해도 TVB의상이 괜찮았던거 같은데..

반짝반짝, 하늘하늘한게 말이죠.

90년대 중반 넘어오면서 대강 기워맞춘 거지옷 같아서 보기가 심히 괴롭네요.

대신 소용녀의 의상은 이쁘기때문에 그나마 넘어갑니다.

원래 하얀색의 깁옷이 주된 의상이라 바느질 상태의 허접함같은게 잘 안보이기도 하지만요.

깔끔하고 단정하게 빗어넘겨 흰색 머리끈을 드리운 머리모양도 합격이구요.

신신조의 범문방 머리는 뭔가 좀...

마지막 양양대전도 신신조보다 낫습니다. 좀 더 원작에 가깝습니다.

밤이라서 허접함이 잘 드러나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요.

성벽 위에서 곽정, 황용을 비롯한 사람들이 내려오며 몽고군들이랑 싸우는 장면이

음악과 어울려 비장한 느낌을 연출하죠.

그리고..양과와 금륜법왕의 일전에서 거의 질뻔한 상황,

그래서 소용녀와 영원히 이별할 순간..

그때 그 비통한 심정으로 자기도 모르게 암연소혼장을 펼치는 양과...

곽양을 무사히 구해 소용녀와 다시 만났을때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도 사랑스럽습니다.

현철검으로 돌을 던져 몽고황제앞을 방패로 층층이 가로막은 병사들을

도미노로 쓰러뜨리고 몽고황제마저 죽이는것도..

신신조에선 나오지 않은 장면이죠.

신조95는 중반부분의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결말 부분에서

가장 원작의 의미를 잘 살린 작품입니다.

신조협려의 가장 중요한 주제는 情입니다.

그리고 양과와 소용녀의 성격 또한 어떤 일이 있어도 바뀌지 않는 고유의 것입니다.

양과가 아무리 많은 사람들을 구하고 양양성을 지켜낸 영웅이라도

그는 뼛속까지 <위국위민 협지대자>인 곽정이 될 수는 없는거죠.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건 소용녀와의 사랑이니까요.

신신조에선 갑자기 38집부터 곽정스러워진 양과때문에 뭔가 어긋난 느낌이죠.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는..

양양대전후 화산정상에 모두들 올라 예전에 죽은 홍칠공과 구양봉의 무덤에 분향하며

새로운 천하오절을 정하는 장면도 신신조엔 없습니다.

그냥 곽양과 가볍게 웃으며 헤어집니다.

하지만 신조95에선 새로운 천하오절의 西狂이 되고 모두들 그와의 이별을 아쉬워하며 잡으려 하지만

그는 소용녀와 함께 표표히 떠납니다.

"아무리 위명을 떨쳐도 결국은 한줌의 흙이 되어 땅에 묻힙니다.

인생에 있어서 영원히 변하지 않는건 결국 정이죠.

진정한 사랑만이 영원한 겁니다"

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아...저도 이제 그만 가야겠군요.

양과와 소용녀의 사랑은 아마 제 마음 속에도 영원히 남을 겁니다.

우연과 기연이 남발된다는 비판도 있지만 그것도 그들이

진심으로 서로를 위하고 사랑했기 때문에

하늘도 그들을 도운게 아닐까요?

광협이 잘 다니는 중국영화 사이트에 올라온 이상희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너무너무 맘에 들어, 고무림 동도들과 함께하고픈 마음에 퍼왔습니다^^

무협 드라마 얘기가 주지만, 글에 대한 감상이나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 이곳에 올립니다. 혹시라도 게시판 규정에 맞지 않는다면 옮겨주세요^^

광협..


Comment ' 6

  • 작성자
    Lv.8 한성수
    작성일
    04.06.26 14:35
    No. 1

    참고로, 광협 인생의 무협을 딱 한작품 꼽으라고 하면, 서슴없이 신조협려를 뽑아들것 같습니다. 위에 글을 올려주신 상희님처럼 인생중 가장 격렬하고 힘든(...최고로 힘들었던 때는 따로 있지만) 시기에 봤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양과와 소용녀 커플을 보며 울고 웃었지요^^ 언제 다시 그런 기분을 느끼게 될런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느끼샷
    작성일
    04.06.26 14:49
    No. 2

    흠~~~~~~~~~~
    글 전체보다는 초반에 잠깐 언급하신 북해의별
    생각나는군요
    유리핀 멤피스~~~~

    ㅡ.ㅡㅋ
    제가 어렸을 때 야설록 무협에 푹 빠진적이 있었드랬죠
    '북경야'를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최세옥이 고문당하면서 하는 말이 정말 죽였엇죠

    그런데 나~~~~~~~~중~~~~~~~~~~~에
    북해의별을 보니
    똑같은 장면과 똑같은 대사가 있더라는 ㅜ.ㅜ
    출판시기를 보면 북해의별이 먼저더군요

    한동안 야설록 무협을 아예 안보고
    김혜린에 푹 빠져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때 일이니 벌써 20년 가까이 돼 가네요

    걍 주절대 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천작
    작성일
    04.06.26 16:36
    No. 3

    신조협려 정말 재미있게 읽고 보았습니다....
    저도 신조협려 광팬인데 한성수님은 저보다 더 한신거 같네요...
    저는 참고로 지금까지 나온 신조협려 시리즈 비디오를 전부 구매해 가지고 있고요..제일 자랑스러운 제 보물 일호는 한국에서는 구할수 없는 여기 중국 친구들에게 구한 신조협려 시리즈들이 제 보물일호이네요..^^
    오늘 일끝나고 집에가서 다시 한번 봐야 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Juin
    작성일
    04.06.26 18:50
    No. 4

    소용녀 강간당하는거 사실인가요?
    강간당한다던데...
    비디오 판이라 다른가?

    으음... 강간만 안 당하면 볼 터인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벽암
    작성일
    04.06.27 11:28
    No. 5

    신조협려만한 작품은 더이상 나올까요?

    아아 정이란 무엇이기에 생사를 가늠하느뇨.....


    ㅠㅠ 신조협려는 몇번이고 읽어도 가슴이 ㅠㅠ

    저도 최고의 글로 꼽는 책입니다. 어떤 문학작품보다도,
    이보다 더 정에 대해서 잘 이야기 할수있을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5 소이비도
    작성일
    04.06.28 18:20
    No. 6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신조협려에 대한 애정으로 꽉 찬 글이군요 ^^
    영웅문 시리즈 중에 신조협려만 아직 안 봤는데
    얼른 봐야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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