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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진의 환제국사를 읽고.

작성자
Lv.13 은검객
작성
04.06.20 09:53
조회
2,947

                 *****스포일러 경고*****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음

                 원하지 않으시면 목록을.

                 ***********************

  1. 언제나 그렇듯이 잡담으로 시작.

언젠가 책방에 환제국사라는 책이 꽂혀 있는 것을 보았다. 재미있겠군 이라는 생각으로 빌려왔다. 실망시키지는 않았다. 언제나 그렇듯 잡담에는 실망시키지 않았다는 내용이 들어가는 듯 해서 씁쓸하지만, 환제국사에 대해선, 불만이 조금 많이 들어갈 지도 모르겠다.

  2. 공간이동의 당위성

공간이동, 혹은 시간이동은 신, 혹은 그와 비슷한 존재의 개입, 사고, 실종등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환제국사는 신과 악마의 개입으로 시작된다. 악마의 계약 내용과, 시간의여신 우드의 부탁내용이 합일점을 만들고, 그 합일점이 과거로의 여행이다. 여타 다른 소설에서 보였던, 난 과거로 가고싶어요. 라는 어이없는 발언등과는 차별화된 발언이다. 또한, 시간의 신 우드가 언급한 시공의 시스템의 균열(이건 모 애니메이션에서 나온건데, 환제국사에서 나온 용어는 아니다)과, 다른 곳으로 떠나고싶은 주인공의 열망과 악마의 계약이라는 세개의 소재를 잘 엮어내었다.

3. 성격의 변화

또한, 지식의 주입을 사용하지 않고, 아기로 태어나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식을 습득하고 나이가 어느정도 되었을 때, 봉인을 깨뜨린 다는 발상 자체는 상당히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좋은 것은 여기까지였다. 처음 봉인이 풀렸을 때는, 공민왕의(역사의 공민왕을 말하는 것이다) 성정 그대로였다. 하지만, 내생(?)의 기억을 자신의 기억으로 인정하라는 말을 들은 후, 공민왕의 성정은 사라지고, 현실세계에서의 주인공의 성정만이 남았다. 또한, 뒤로 갈 수록, 공민왕의 성정과 주인공의 성정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가볍고 경박하기 까지 하게 된다. 주인공의 성격은 분명 어눌하고 무거운 성격이었다.

4.백과사전 같은 주인공

퓨전역사소설에서 겪기 가장 쉬운 문제가 백과사전 같은 주인공이다. 작가가 짜놓은 세계관을 소설속에 집어넣으면서, 주인공의 설명방식으로 전개하는 형태의 소설이 많다. 하지만 사실 주인공은 백과사전이 아니며, 그 방면에 뛰어난 지식을 갖고있을 이유가 하등 없다. 아무리 그 부분에 관심을 갖고 있더라도, 그당시의 연호와 서력의 관계와, 사건이 일어나는 연도등을 일일이 알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신국사는 노트북 컴퓨터라는 것을 이용해 (물론 그 노트북 컴퓨터의 등장 방법에서는 상당히 어색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지식들을 알아냈다고는 하지만, 환제국사의 주인공은 모든 역사의 지식을 알고 있었다.

5. 대인관계

신하들의 모습에 나는 실망을 금치 못했다. 아무리 왕이 젊고, 신하들이 왕의 측근이라지만 왕과 신하 사이에는 엄연한 선이 존재한다. 왕이 신하를 상대로 농을 던지더라도, 신하는 왕의 용신 공격성 농을 던져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농이라는 이유로 신하들은 서스럼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농을 던진다. 하지만, 주인공에 반하는 신하들의 설정은 어디까지나 간신배이고, 신하들은 언제나 주인공에게 설득만 당해 주인공의 계획대로 모든 것이 진행된다. 여기서 분명하게 짚고 넘어갈 것은, 조정에서 수십년간 근무한 노신들 까지 이 말빨에 언제나 밀린다는 것이다. 충분히 반박할 만한 말임에도, "당했다." "아. 전하의 성총은 내가 헤아릴 수 없구나." 따위의 대사나 망발한다. 그리고, 노국공주와의 러브신 또한 압권이다. 그 낮간지러운 대사며, 잊어버린 초심이며, 엄청난 궁상이며...

이러한 것을 여실히 드러내 주는 것은 장백산의 한 선문의 제자에게 호통을 치는 부분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가지 의문점이 있는데, 자기 수양을 하던 선문의 제자에게 너희들의 목적은 중생구제가 아니냐 하고 묻는 부분이다. 이 말에, 대제자까지 나서서, 사과를 한다. 선도의 기본 사상에 대해서도 신비스러운 선문문하보다 뛰어난 태정제. 이해할 수 없는 부분 투성이다.

6. 기관과 개혁

여기서 또하나 웃기는 것은, 태정제의 개혁정치이다. 당시의 세계에 현실의 사회체제를 강제로 주입시키려는 듯 한 태도이다. 전혀 그 시대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관제 비스무레 한 것을 도입하며, 군제를 개편한다. 또한, 신분제 타파운동까지 벌이니 정말로 웃기는 일이다. 국가가 발전한다고? 그리고 상공업을 우선시 한다고? 말도 안되는 소리이다. 농업이 기본적으로 뒤에서 밭여주지 않고, 신속한 국제 무역이 이루어지지 않던 그시대의 실정에 상공업 발전시켜서 뭐에 써먹으려고 하는 건가? 여기에 노예들의 환호하는 반응 또한 상당히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타성에 묻어있던 노예들이 왕이 우리를 위해서 노예제를 폐지하는구나. 하고 생각할까? 아니다. 우리의 기반을 무너뜨리려고 하는구나. 라고 생각할 뿐이다. 해방된 노예는 무엇을 해먹고 사는가? 기존세력으로부터 강제로 땅을 빼앗어 주기라도 할 것인가? 노예제 폐지에 대한 해결책과 노예들의 자발적인 의지조차 없던 때에 노예폐지는 공멸하는 일일 뿐이다.

7. 장르소설의 새로운 길.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상당한 문제점이 발견되었지만, 이것은 새로운 장르를 시도하면서 겪을 수밖에 없는 당연한 과정이다. 또한 독자들이 어렵게만 느꼈던 역사를 독자들에게 한발짝 더 다가갈 수 있게 하였다. 환제국사를 통해 김서진이라는 작가가 발전을 하여, 다음엔 더 좋은 작가가 되어 나타나기를 기대하겠다.


Comment ' 4

  • 작성자
    Lv.13 은검객
    작성일
    04.06.20 10:08
    No. 1

    에..꼬투리보다는 아쉬운 점만을 쓴 것 같네요.. 요즘엔 소설을 읽으면서도 비판적 사고로 글을 읽어서 소설의 좋은점과 안좋은점을 끄집어 내 분석하게 됩니다. 책읽는 바람직한 자세는 아닌 것 같네요. 요 근래 올린 몇개의 비평때문인듯..룰루 자중해야하려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용호공자
    작성일
    04.06.20 11:30
    No. 2

    으음..역사소설..어렵던가?
    유조아에서..역사소설 인기있는것 많던데?..흐음...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3 은검객
    작성일
    04.06.20 11:45
    No. 3

    글쎄요. 제가 말한 역사소설은, 삼국지(이문열 평역은 어릴 때는 상당히 어렵게 봤습니다. 읽기 힘들어 하시는 어른분들도 많구요.) 열국지, 옹정황제 같은 대하소설류를 말하느 것입니다. 그런 것을 퓨전등을 통해서, 독자들이 접하기 쉽게 만들었다고 한 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이정수A
    작성일
    04.06.20 13:21
    No. 4

    감상 잘 봤습니다. 시공간을 넘어서는 이야기들이 주로 빠지는 잘못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그 시대의 세계 사이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제도가 무조건 좋은 것이고,
    그 시대는 무조건 나쁘다는 것이 한가지의 예가 되겠지요.
    하지만 역사서를 살펴보면 그 시대의 제도가 무조건 나쁘다고 보는 역사서는 없습니다. 다만, 그럴 수 밖에 없었거나, 사회 적응의 과정이라고 설명하죠.
    특히 노예제 폐지는 맞는 말씀입니다. 미국에서 노예제 해방을 부르짖을 때, 다수의 노예들이 반대를 했다더군요. 그리고 아쉬운 점 한가지는 슈퍼 주인공의 출현입니다. 인간성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는.. 가벼운 고민거리와 가벼운 터치로 세상사를 깊게 훑어내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주절주절입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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