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군림천하 12권이 나와서 다시금 강호의 제현들이 군림천하의 세계에 빠져들고 있는 요즈음.. 저는 군림천하 2부를 다시금 찬찬히 읽고 있는데 문득 용대운님의 소설에는 비슷한 표현들이 꽤 많이 등장하는 것 같아서 한 번 짚어 보았습니다.
1. 군림천하 8권을 보면 장승표가 동중산 일행을 도와주는 대목에서 갈노인을 소개하면서 예전에 자신이 곰의 앞발에 맞은 것을 갈노인이 고쳐줬다는 부분이 나오죠.. 이 대목을 읽으면서 문득 독보건곤에도 비슷한 대목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거기서도 곰의 앞발에는 세균이 많아서 한 번 맞게 되면 원래대로 고치기가 상당히 힘들 뿐더러 사냥꾼 역시 곰에 대한 컴플렉스 비슷한 게 생겨서 자신을 상처입힌 곰을 처치하기 위해 길을 떠나나 대부분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2. 추리기법의 도입
용대운님의 첫 소설인 마검패검을 보면 중반의 무림대회 - 정확하게는 생각이 안 나네요. - 에서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게 되죠. 외상은 전혀 없이 속만 시커멓게 타 버린 사람들의 시신들 - 나중에는 죽인 사람의 내공이 상승하게 되서 재조차 남지 않아 버리지만.. - 을 보며 과연 누가 죽였는지를 추리해나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용대운님의 소설 곳곳에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철혈도에서도 당가 삼형제가 등장하면서 누가 당가 막내를 죽였는지에 대한 추리와 해결이 나오게 되죠. 태극문에서도 역시 이와 비슷한 장면이 나오는 것 같은데 확인할 방법이 없네요. 그리고 군림천하에서도 역시 취미사 살인사건이 나오게 됩니다.이러한 추리기법의 도입은 예전에 금강님이 처음 도입하신 걸로 알고 있지만 용대운님의 소설에는 자주 등장하는 편입니다.
3. 그외 표현들..
태극문에서 조철산(조립산?)이 과자옥과 함께 누구를 만나 빙기옥골주(?) - 정확히 기억이 나지를 않네요..ㅠ.ㅠ - 를 마시는 장면에서 안주는 살짝 데친 시금치가 제일 좋다는 장면이 나오죠. 이 부분 역시 많은 소설에서 나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독보건곤에서 천상회의 총호법인 마효 조향령이 즐겨 마시는 차는 철관음인데 보통 무협소설에서 등장하는 차는 대개 용정이나 천지같은 극상품의 차가 대부분인데 용대운님의 소설에는 유독 철관음이 자주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조향령은 "식사후에 마시는 철관음은 각별한 맛이 있단 말이야"라는 말을 하는데 철관음이 정말 어떤 맛이 날까 하도 궁금해서 중국에 여행갔을 때 정말로 철관음을 사오기까지 했습니다. - 맛은... 잘 모르겠더군요. 고작해야 옥수수차, 보리차, 결명자차만 먹던 제가 무슨 차맛을 알겠습니까...^^; 군림천하에서도 악인중의 하나가 철관음을 마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역시 각별한 맛이 난다는 표현이 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4. 주인공들..
용대운님의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대부분 성격이 비슷한 걸로 제 자신은 이해하고 있습니다. 마검패검, 철혈도, 탈명검, 유성검, 도왕, 권왕, 태극문, 독보건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대개가 과묵하고, 묵묵히 자신의 목표를 위해 정진하는 비슷비슷한 성격의 소유자들입니다. 상기 언급한 소설들이 전부 "복수"가 큰 주제인만큼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하나같이 간결하게 말하는 것을 좋아하며 안주는 살짝 데친 시금치를 제일 좋아하고, 여자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부러질지언정 굽힐 줄 모르는 성격을 지닌 주인공들이죠.
쓰다보니 왠지 비판적인 성격의 글이 되버린 것 같은데 초창기 - 즉 태극문 이전의 소설들은 정말 비슷한 주제에 등장인물들도 비슷한 가운데 소재만 조금씩 다른 것을 써 왔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앞서 이야기한 주인공의 성격역시 과묵한 주인공이 아니면 강호무뢰한이나 검왕에 나오는 주인공 역시 말만 조금 많아졌을 뿐이지 기본적인 틀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런 점에서 군림천하는 이전의 소설과는 상당히 다른 것 같아서 기대가 무척이나 큰 작품입니다. 주변인물들 하나하나에도 상당히 공을 들이신 것 같고, 출판주기만 조금 빨라진다면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ps) 저 만의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많은 비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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