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취몽객
작품명 : 창공의 기사
출판사 : 로크 미디어
5권까지 정말 단숨에 읽었습니다. 아니 꼼꼼히 그리고 열심히 읽었다는 말이 정확할거 같습니다. 취몽객님이 전 작들에 비해 심혈을 기울였다는 흔적이 물신 풍기는 좋은 작품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기다리던 6권의 출간과 동시에 바로 읽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전 6권을 끝으로 이만 창공의 기사를 접을까 합니다.정말 기다리며 재밌게 봐왔으나 극히 개인적인 소회로 6권에 많이 실망하여 작품에 의욕을 잃은게 가장 큰 이유일 것 같습니다. 해서 그 이유를 몇 자 적으며 앞으로 몇가지 다짐하려는 차원입니다.
창공의 기사 6권은 주인공 루스카의 비중이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중간에 살짝 무의식과 의식의 경계를 넘나드는 장면이 정말 잠깐 나오지만 결국은 거의 6권 끝 마무리 챕터에 가서야 갑자기 어마어마한 비중으로 등장하면서, 전혀 새로운 사실이충격적으로 밝혀지며 황급히 마무리됩니다. 각설하고 이 작품을 6권으로 끝마치게 된 가장 큰 이유를 얘기하고자 합니다.
장르 글이 되었든 어떤 글이 되었든 독자를 가장 우롱하는 글을 전 뜬금없는 "급반전"이라고 여깁니다. 일명 드라마로 치면 "수상한삼형제" 입니다. 아무리 작가 스스로 만들어 놓은 작가 생각이라지만 그걸 보는 독자를 놀리는 듯한 뜬금없는 "반전"은 무엇이 되었든 독자를 허탈하게 할뿐입니다. 창공의 기사 내용을 너무 밝혀 버리면 비평 이전에 작품 자체에 부당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니 조목 조목 여기서 따질 수는 없지만 다 죽어가던 주인공 루스카가 "화접지몽" 한방에 기사회생 그 이상의 절대지존이 된듯한 모습은 그 인과관계가 너무 희박합니다. 아니 다른 건 전부 제쳐두고라도 글 마무리에 황당한 "출생의 비밀"이라니요?! 그것도 모든 걸, 정말 그동안의 모든 스토리를 뒤엎는 엄청난 비밀에 주인공은 그 사실을 알고 분노합니다. 보는 저도 작품에 분노했습니다. 1권에서의 코흘리게 아이부터 5권까지 주인공은 어렵게 어렵게 끈기와 인내로 버티면서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휩쓸리고 가랑잎처럼 흔들리지만 험난한 인생세파 꿋꿋히 자기 길을 걸어갑니다. 이런 저런 음모를 착실히 밝히며 실력을 쌓아 주변인들에게 어느정도 인정 받으며 살아갔던 그 모습들은 결국 꼭두각시 인생; 짜여진 각본과 같은 전부 거.짓.이었음이 6권에서 판명납니다. 결론적으로 그 글을 정말 땀을 쥐고 보아왔던 독자들도 주인공의 거짓인생에 혹해 열심히 페이지를 넘겼으나 6권 말미의 밝혀진 '사실'속에 작가의 "넌 속은거야~!!메롱" 이란 느낌 박에 남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 후 7권부터 주인공은 급반전된 줄거리에서 6권의 터무니없는 기.연.의 힘으로 복수하는 모습이 그려지갰지요. 그러나 그 복수가 그동안의(6권까지) 보상이 얼마나 될려는지는 정말 모르갰습니다. 더하여 4~5권에서 스토리의 키포인트 같은 숨겨진 인물인 홀린이 6권에 등장하지만 등장하자 마자 정말 허무하다 시피 급 사라져버립니다. 엄청한 비밀을 물론 밝히고서 가장 큰 줄거리의 변환과 함께 사라져 버리지만 그동안 수없이 뿌려놓은 떡밥에 비하면 정말 생뚱맞은 등장에 초라한 퇴장입니다.
독자가 글을 보는 이유는 카타르시스 입니다. 특히나 장르 글은 더 더욱 주인공의 역경을 해쳐가는 모습과 줄곧 완성을 향해 인생역정을 해쳐가는 속에서 재미와 대리만족을 느낍니다. 사실 창공의 기사의 경우 작품의 노력이나 질 자체는 수준이 꽤 있고 등장하는 인물들 또한 괜찮게 살아있는 편입니다. 그래서 몰입감있게 읽었던것이구요. 전체적으로 일종의 스릴러에 가까운 스토리라고 보는게 맞을 거 같습니다. 하나 하나 모자이크를 짜맞추다가 결국 완성된 그림을 그려가는 걸 작가분도 염두해 두고 글을 쓰셨으리라 생각하고 보는 독자도 주인공 루스카의 하나하나 밝혀가는 진실에 감정이입이 컷으니까요. 그러니 6권의 급반전은 개인적으로 너무 큰 독자의 배반으로 밖에 않보였습니다. 차라리 그동안의 루스카의 험난했지만 꿋꿋해던 거짓인생의 치열했던 기억만을 좋은 감정으로 남겨놓고 싶습니다.
이상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의 "비평"이었습니다. 역시 정말 좋아서 재밌게 읽고 있던 글에 실망이 들면 그 데미지가 너무 큽니다.
*P.S - 비평하는 사람은 그 글을 쓰는 본인도 반드시 비평받을 수 있음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모든 글은 쓰는 순간 일종의 책임이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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