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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란

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작성자
Lv.5 Brock
작성
14.01.17 18:24
조회
3,272

작품명 : 타이탄 인게이지

작가     : Prosperity

연재     : 문피아 일반연재

 

-고등학생이 주인공인 이계 진입 기갑 판타지-

연재한담에서도 짧게 쓴 것이지만 양판의 클리셰를 집합시켜둔 듯한 설정으로 이렇게만 보면 선뜻 손이 가지 않을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렇지만 솜씨좋은 목수는 연장 탓을 하지 않는다고 하죠? 글을 쓰는데 있어 소재는 생각보다 부차적인 문제가 아닐까? 하는 화두를 저에게 던져준 작품이기도 하네요.

 

1. 필력

 소설을 아주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이 정도로 매끄럽게 읽히는 연재작은 별로 없었던 거 같습니다. 너무 장황한 문장을 쓰지도 않으시면서 눈에 그리듯이 상황 묘사가 되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특히 주인공이 최초로 이계에 진입해서 그 세계의 풍광, 지구공동설의 세계처럼 구의 안쪽이라서 하늘을 쳐다보면 허공 대신에 저쪽 너머의 땅덩이가 보이는 세계의 묘사는 정말 머릿속에 그 풍광을 상상하게 될 정도로 실감 났습니다. 링월드를 읽을 때의 느낌이 나더군요. 

 매일 계속되는 연재 탓에 작가님도 말씀하시는 것처럼 비문이 좀 보이는 감은 있지만 이정도는 그냥 사소한 흠집잡기 밖에 안되니까 넘어가겠습니다.


2. 플롯

상당히 전형적인 플롯입니다. 평범한  학생이 뜻하지 않은 운명의 주인공이 되어 사건에 뛰어들게 됩니다. 재미있게 읽어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고, 작가님이 이야기의 흐름의 개연성 부여를 위해 주인공의 처지나 각종 주변상황에 대한 설명과 장치를 해두셨지만 그럼에도 너무 급작스럽게 사건이 치닫는다는 느낌이 가시지는 않습니다. 주인공 요한이 정보부에 협력한다던가, 로봇에 탑승한다던가 하는 사건에 있어 중요한 결정이 너무나 쉽게 내려진다는 느낌이 들어요. 

연재분을 보면 판타지 세계에서의 어둠의 군세와의 싸움과 이쪽 세계에서의 모 정보기관 및 국가와의 갈등이 번갈아가면서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우리 세계에서의 사건은 갈등을 위한 갈등을 만든다는 느낌이 아직까지는 좀 듭니다. 가장 중요했던 사건인 테러리스트의 습격이 과연 일어날만한 일인가, 저래야할 필요가 있던가 하는 것처럼요.

이 부분은 저의 취향이 많이 반영되었네요.... 절대 플롯이 구리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3. 설정

아는 것이 많은 작가님의 글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소소하게 신경쓰신 점이 많고 그게 글에 잘 녹아 있습니다. 특히 현대 군대의 무기 부분에 다양한 지식을 풀어놓으신게 마음에 참 들더군요. 아직 글이 초반이라 그런 점도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판타지 쪽의 설정보다 현대 무기 쪽 이야기가 더 자세히 자주 나와서 작가님의 전문 분야가 현대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인공의 기체인 타이탄의 경우도 에스카플로네  스러운 판타지 기갑병기나 그렌라간이나 가오가이거 같은 열혈 슈퍼로봇이라기 보다는 SF의 인간형 초현대병기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읽으면서 배우는게 많았어요.

 제 욕심이지만 판타지 쪽 세계에서 오크나 트롤이 나오고 드래곤이 나오는 것보다는 좀 더 독창적인 괴수들이 나와도 좋지 않았나 합니다. 너무 전형적인 몬스터들이 이세계에 있다는게 몰입도를 아주 약간 떨어트리는 것 같더군요. 판타지 쪽에도 좀 더 힘을 실어서 썰을 풀어주시면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4. 인물

여러모로 입체적인 인물이 되도록 노력하시는 모습이 보입니다. 주인공 요한도 그냥 힘을 얻어 그걸로 좋아하는 일 하면서 싫은 놈들 혼내주는 단편적인 인물이 아니라 자신의 처지에 대해 고뇌하고 주변과 소통하면서 조금씩 망가져가고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매력적인 인물입니다. 주인공의 맨토 역을 하는 정보부 요원 상훈의 경우도 작가님의 의도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점점 생명력을 얻고 흥미로운 인물로 살이 붙어읽는 재미가 있어서 좋습니다(사망 플래그를 하나씩 달아가는 느낌은 있습니다....)

 이에 비해 공주는 뭔가 붕뜬 느낌입니다. 주인공에 대한 감정이 뭔가 모호하달까요? 분명 존경과 애정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는게 보이기는 하는데 그 과정이 좀 더 공주의 입장에서 자세하게 묘사되었으면 좋았을 듯 싶습니다. 

앞에서도 말한 부분이지만, 판타지 쪽의 등장인물은 너무 적고 비중도 없네요. 테이저 건 맞고 기절한 불쌍한 기사는 나중에 다시 나올까요? ... 판타지 세계의 국왕 시점에서 한 챕터 정도 이야기가 나와줘도 좀 더 그쪽  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을 거 같습니다. 


5. 총평

쓰다보니 불평만 늘어놓고 말았네요. 비평란에 글 쓴다는 것이 아무래도 이런 식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짧은 소견으로 이런 저런 트집을 잡아놓았지만 타이탄 인게이지는 분명 ‘좋은 작품'입니다. 별점을 주라면 아낌없이 5개 팡팡 드릴 수 있어요.

다만 너무나 막강하게 설정된 주인공 기체 타이탄의 스펙으로 인해서 분명 강력하게 나올 적들의 스펙도 하늘높이 치솟을 것이고, 이것으로 더 판타지 세계의 이야기가 쩌리화되는 거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기는 합니다. 그리고 타이탄이 이쪽 세계에도 등장하여 날뛰게 되면서 뭔가 이야기의 경계가 흐려지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도 있구요.

흔한 소재를 조합해서 정말 독창적이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꾸려온 지금까지의 이야기 전개를 봐서는 제 이런 걱정은 그냥 기우에 지나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시간 내서 읽어보셔도 후회하지 않을 좋은 작품입니다. 


Comment ' 4

  • 작성자
    Lv.69 에크나트
    작성일
    14.01.17 19:24
    No. 1

    뭔가 묘하게 감상인지 비평인지 햇갈리군요
    궁금해서 한번 봐야겠습니다

    6화까지 보고 왔는데 특별히 나무랄데가 없네요. 어떤 상황이 벌어졌다면 있을수도 있겠다 싶은 이야기들을 상식선에서 잘 엮어 놨네요. 기대작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에크나트
    작성일
    14.01.17 20:08
    No. 2

    그런데 흰오소리님 작품 논외로 연재한담에 추천글 쓰시고 여기다가 비평인지 추천글인지 애매하게 글써놓으시니 마치 교묘하게 홍보글을 여기저기 쓴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듭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 무례하게 들릴수 있겠으나 일반적으로 비평쓰셨던 분이 바로 추천글 올리는 일이 흔한게 아니라서요. 제가 이렇게 무례한 생각을 밝히는건 저 같이 의심많은 사람들이 의심에 눈초리로 볼경우 작품에도 해가 될것같아서 하는 말입니다. 사람들은 딱히 눈에 보이는 증거는 없는데 뭔가 자신이 교묘하게 당했다고 느끼면 이성적이기 힘들거든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5 Brock
    작성일
    14.01.17 21:09
    No. 3

    제가 Prosperity 작가님하고 일면식도 없는데 교묘하게 홍보글을 쓸 이유는 없지요.

    연재한담에 추천글을 쓰고 이 작품에 대해 제가 느낀 아쉬운 점을 글로 남겨보고 좋은 점도 언급하고 싶어서 글을 쓴 겁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취침기계
    작성일
    14.01.25 22:02
    No. 4

    흠? 웬 비추가 이리 많지요? 어쨌거나 재밌게 봤습니다. 다만 취향은 좀 탈지도 모르겠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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