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백준
작품명 : 초일
출판사 : 영상노트
촌검무인에 이어서 읽기로 결심한 것은 바로 백준님의 '초일'이었습니다. '초일'은 1년 전에 소장을 하려는 마음으로 1권을 샀었습니다. 그리고 1권을 다 읽은 뒤에 2권이 매우 궁금했었으나 당시의 자금 사정과 책을 읽을 수 없는 여건에 소장을 뒤로 미루었고, 그때 샀던 1권은 어디갔나 없네요. 그런 '초일'을 최근에 소설을 대량 구매할 때 확 사버렸죠. 전권을 말입니다.
사실 초일은 서술 면에서 엉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유치한 면도 없잖아 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읽어갈 수록 유치한 그런 면에 빠져버리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서술의 엉성한 부분? 다 필요없습니다. '초일'은 스토리로 그것을 커버해버립니다.
'초일'의 특징은 만화식 전개입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분량의 장면들이 한 줄의 여백으로 연결되죠. 이런 면에서 저는 '초일'을 만화식 전개라고 표현한 겁니다. 혹시 틀린 표현이라면 지적해주세요. 제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몇 주 전에 용대운님의 '독보건곤'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전투 장면이 너무 많아서 사람들이 재미있다 재미있다 해도 결국 2권에서 덮어버렸습니다. 3권 역시 지루한 전투씬만 잔뜩 있을 거라는 막연한 추측 때문에요.
'초일' 역시 전투씬이 매우 많습니다. 하지만 지루하다거나 그렇지 않습니다. 긴장을 완하시켜주는 장면들이 많아서 그런지, 아니면 전투씬을 가지고 여러 가지(등장인물의 성격 등등)를 표현해서 그런지 내공이 낮은 저는 꼭 찝어낼 수는 없지만 말입니다.
'초일'에는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백준님은 만화식 전개로 이 캐릭터들을 아주 맛깔나게 다루지요(^^) 이런 전개 방법 때문에 예상되는 상황이라도 '이럴 줄 알았어'가 아닌 '역시 이렇게 되야지.'라는 느낌이 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옥의 티를 꼽으라 하면, 약간은 어색하고, 혹은 약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상황 설정이었습니다. 이럴 때 이렇게 하면 좋았을 텐데. 가 아니라 이럴 때 이렇게 하니깐 조금은 이상한데... 라는 이런 느낌이 들게 하는 장면들이 종종 있더라구요.
그러나, 백준님의 다음 작을 너무너무 기대하게만드는 수작임은 틀림이 없었습니다. 일일이 열거하기에는 힘들 정도로 많은 수의 장면들이 있습니다. 코를 찡하게 만드는 장면들도 있고, 소름 돋게 만드는 장면들도 있고, 등등등, 말입니다.
초일의 8권 끝부분을 읽을 때 진한 여운이 느껴졌습니다. 그것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고 하마터면 '독왕유고'를 읽으려는 계획을 깨버리고 백준님의 '건곤권'을 읽을 뻔 했으니까 '초일'의 흥미로움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요(^^)
출간된지 오래된 소설이라 안 읽은 분이 없겠지만 그래도 혹여나 읽지 않으신 분들이 있다면 한 번 읽어보기를 권장합니다!(권장? 이 문장에 적절한 단어가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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