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김유정
작품명 : 영혼의 물고기
출판사 : 황금가지
영혼-정신(psyche)과는 구별되는 일종의 생명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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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은 문화와 종교에 따라 사용하는 의미가 다릅니다.최근 현대의 물활론(物活論)의 등장은 영혼을 모든 정신현상과 동일한 것으로 바꾸어 놓았지요.이 물활론에 따르면 영혼은 물질의 한 속성에 불과한 것으로 인간의 뇌에서 일어나는 작용에 의하여 생긴 제반 정신활동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요.그러므로 육체를 떠나 자유롭게 활동하는 영혼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습니다.오늘날의 생명의 원리로써의 영혼은 주로 종교의 영역에서나 인정되고 있죠.C.G융은 영혼을 인간의 외부에서 내부로 들어와 생명의 원리로 작용하는 실체로 보고 정신과는 다른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1.
영혼의 물고기는 생명의 근원이자 죽음의 은유이기도 한 ‘물’의 모티브를 통해 현대인의 각박하고 메마른 삶을 비판하고 우리가 상실한 유연하고 따뜻한 영혼과 인간성의 회복을 말하는 장편 환상문학입니다.아름답고 섬세한 문체와 기나긴 시간을 통해 섬세하게 창조된 신화 속에서 ‘물’의 영혼을 찾아나서는 이들의 이야기가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영혼의 물고기의 세계관에서의 인간은 ‘물’을 마시면 죽는 존재들입니다.흙으로 만들어져서 생명이 다하면 흙으로 돌아가는 내세에서 안식을 찾을 영혼조차 없는 無의 존재였죠.게다가 물을 마시지 않기 때문에 몸에는 ‘피’조차 나오지 않으며 자손을 퍼뜨리는 행위 또한 할수 없습니다.
“별들처럼 사람들 사이에도 궤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인력 때문에 가까이 다가가지만 결코 닿지 않아.서로 멀찍이 떨어져서 주변을 맴돌기만 하다가 어둠속으로 사라지는 것이지.사람의 마음도,그런 것이 아닌가 해.”
2.
시논은 최후에 유리스에게 바다를 돌려주겠다고 약속 합니다.그리고 별은 물의 별이 되죠.하지만 단순히 저는 시논이 유리스에게 ‘물’을 돌려주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글 중에 드워프의 장로가 시논에게 해준 말이 있죠.인간의 몸 속에 바다가 있고 영혼이란 그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치는 물고기라고 말해 줍니다.몸 속의 바다란 무엇일까요?제가 생각하기로는 그것은 아마 ‘피’가 아닐까 합니다.
실제로 시논은 물을 마시고 몸 안에서 피가 돌았죠.현대 사회에서도 피는 생명의 근원이죠.즉 시논은 유리스에게 인간들의 영혼을 돌려주겠다고 말한 것이 되겠지요.그리고 모든 인간이 피를 가졌을때.각자가 인간안에 바다를 가졌을때 진정한 의미의 ‘물의 별’이 된 것입니다.
3.
인간은 영혼을 가졌을 때 진정 인간다운 인간이 됩니다.그리고 인간을 인간답게 해주는 매개체가 ‘물’이고 그 ‘물’을 마심으로서 인간은 ‘영혼’을 가지게 됩니다.
결국은 유카라가 영원을 찾아 해매던 생명수는 바로 인간의 영혼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생명수를 찾아 영원을 해매는 물의 마녀의 여행은 계속 됩니다.유카라는 생명수를 찾았지만 유리스를 이제 그 여행의 시작입니다.유리스의 생명수.그녀에게 ‘바다’를 돌려주었던 시논의 영혼을 찾기 위한 여행말입니다.
“사람은 장소나 시간이 아니라 사람에게로 돌아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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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물고기는 기존의 신화의 공통된 모티브를 활용하여 책을 읽은 독자들에게 실제 신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을 읽은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죠.
영혼의 물고기는 한번 읽고 덮을만한 소설이 아닙니다.여러 번을 반복해서 읽어야 그 진가를 알수 있는 글이었습니다.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짚어내는 주제나 영혼과 죽음.불멸에 대한 철학적 주제라는 2개의 주제를 글 속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녹여내었죠.
아직 제가 미숙해서 이 두 가지의 주제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는 한국 최고의 환상문학을 꼽으라하면 주저없이 ‘영혼의 물고기’를 꼽습니다.
이상 어설픈 감상문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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