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비평이라는 카테고리를 달고 싶었지만...
거창하게 비평이라고 달지 말고 그냥 느낀점을 편한 마음에 쓰고 싶어서 감상으로 달았습니다.
아무튼.
광풍가를 읽고.....
느낀점이 한 둘은 아니지만 일단 제가 여자인 관계로 그 안에 나오는 여인에 대해서 느낀 점 하나만 들어보렵니다.(편의상 반말을 쓰겠습니다.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무협이 보통 남자들의 장이라지만 남자가 있다면 여자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 그곳도 사람사는 동네이니까.
그러나 무협에서 여자는 주로 이야기의 들러리 밖에 되지 않는 것이 보통.
그것이 많이 아쉬웁고 했지만 광풍가는 특히나 더 하다.
광풍가에 나오는 여인들.
주로 나오는 여인들은 네명정도?
주인공 백산의 아내 셋과 제갈가의 머리 뛰어난 여식 하나.
이렇게 넷인데....
물론 광풍가에서 일부다처제가 나오는 것이 사실 맘에 안 든다거나
8권에서 볼일보던 요마가 자위를 하는 것을 백산이 놀리다가 죽이는 모습이 불쾌하고
요마를 죽인 다음 냉추렴과 정사를 벌이는 일들을 그대로 글에 올리는 것이, 굳이 정사를 치르고 태양이 밝았더니 다른 부인도 들어와서 뜨는 태양을 보며 사랑해... 하는 것이 유치하다거나 그런 것은 뭐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것이라고 넘어갈 수 있다고 치고....
광풍가에서 나오는 여인들.
일단 하나.
조천영.
뭐 남자에게 속아 몸도 마음도 주었다가 버림받았으나 어마어마한 무공을 얻고는 마음까지 얼었다가 백산에게 마음을 푼 여자.
백산의 첫번째 아내인데...
그 여자의 특징이 뭐지? 개성은?
아무런 개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조용하고 조신한 부인정도랄까?
백산이 다른 여자들과 사랑을 속삭여도 전혀 질투하지 않는 사람같지 않은 여자랄까?
과거로 인해 엄청난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그런 상처를 너무나 쉽게 극복한 느낌? 아니 그런 상처조차도 받지 않은 듯해 보인다.
아무리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낳았다고 해도 그 상처는 그리 쉽게 잊혀질 것이 아니다.
그런데 백산의 부인이 되고서는 아무런 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과연 그것이 가능한가?
두번째인 소운.
남장을 하고 백산과 처음 만났을 때에는 신선한 매력이 있었지만....
백산을 사랑하고 난 소운은 조금 귀엽운 말괄량이일 뿐.
그것말고 다른 특징이 뭐가 있던가?
세번째인 냉추렴.
어쩌다 백산과 같이 다니다가 그 많은 남자들 중 백산을 사랑한 여자.
처음부터 별다른 개성은 느껴지지 않았다.
네번째인 제갈가 여식.
이름도 기억이 안 나는데 이 여자는 똑똑하고 냉정한 여자다. 책략가랄까?
자신의 가문을 천하제일가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자.
어떻게 따지면 이 여자는 개성이 있지 않느냐라고 볼 수 있지만.
나는 이런 캐릭터는 너무 많이 봤다. 어느 책에서나 있는 여자.
이 네 여인들은 살아있는 사람으로는 도저히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인형으로 여겨질 뿐.
각 인물들의 개성은 뚜렷하지 않고 그나마 개성이 조금 있는 여인들은 어느 책에서나 쉽게 나오던 캐릭터이니........
나는 광풍가를 보면서 그녀들의 개성이 넘치는 목소리를 듣고 싶지만(특히나 백산의 부인 셋) 그건 어쩌면 바라지 말아야 할지도........
광풍가에서 나오는 여인들만이 아니라도 광풍가는 처음 보여주었던 인물들의 신선함이 퇴색되고 있는 듯 하다.
우리의 삶에서 그 수많은 군중들도 다들 하나같이 저마다 다른 목소리들을 내는데 광풍가에서 나오는 인물들의 목소리는 개개의 개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살아있음을 느낄 수 없는 인물들.
광풍가에 나오는 여인들.
물론 그녀들이 맘에 안 드는 것은 내가 그 인물들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독자로서 원하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 여인들의 목소리, 살아있는 목소리가 듣고 싶은 것이다.
무협속에서 살아 숨쉬는 남자들만이 아니라.............
남자의 들러리가 아닌........
살아 숨쉬고 상처받으며 때론 웃으며 힘겹게 자신의 인생을 걸어나가는 여자들의 목소리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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