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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가에 나오는 여인들..

작성자
Lv.3 [수련]
작성
04.02.14 16:10
조회
1,356

사실 비평이라는 카테고리를 달고 싶었지만...

거창하게 비평이라고 달지 말고 그냥 느낀점을 편한 마음에 쓰고 싶어서 감상으로 달았습니다.

아무튼.

광풍가를 읽고.....

느낀점이 한 둘은 아니지만 일단 제가 여자인 관계로 그 안에 나오는 여인에 대해서 느낀 점 하나만 들어보렵니다.(편의상 반말을 쓰겠습니다.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무협이 보통 남자들의 장이라지만 남자가 있다면 여자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 그곳도 사람사는 동네이니까.

그러나 무협에서 여자는 주로 이야기의 들러리 밖에 되지 않는 것이 보통.

그것이 많이 아쉬웁고 했지만 광풍가는 특히나 더 하다.

광풍가에 나오는 여인들.

주로 나오는 여인들은 네명정도?

주인공 백산의 아내 셋과 제갈가의 머리 뛰어난 여식 하나.

이렇게 넷인데....

물론 광풍가에서 일부다처제가 나오는 것이 사실 맘에 안 든다거나

8권에서 볼일보던 요마가 자위를 하는 것을 백산이 놀리다가 죽이는 모습이 불쾌하고

요마를 죽인 다음 냉추렴과 정사를 벌이는 일들을 그대로 글에 올리는 것이, 굳이 정사를 치르고 태양이 밝았더니 다른 부인도 들어와서 뜨는 태양을 보며 사랑해... 하는 것이 유치하다거나 그런 것은 뭐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것이라고 넘어갈 수 있다고 치고....

광풍가에서 나오는 여인들.

일단 하나.

조천영.

뭐 남자에게 속아 몸도 마음도 주었다가 버림받았으나 어마어마한 무공을 얻고는 마음까지 얼었다가 백산에게 마음을 푼 여자.

백산의 첫번째 아내인데...

그 여자의 특징이 뭐지? 개성은?

아무런 개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조용하고 조신한 부인정도랄까?

백산이 다른 여자들과 사랑을 속삭여도 전혀 질투하지 않는 사람같지 않은 여자랄까?

과거로 인해 엄청난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그런 상처를 너무나 쉽게 극복한 느낌? 아니 그런 상처조차도 받지 않은 듯해 보인다.

아무리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낳았다고 해도 그 상처는 그리 쉽게 잊혀질 것이 아니다.

그런데 백산의 부인이 되고서는 아무런 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과연 그것이 가능한가?

두번째인 소운.

남장을 하고 백산과 처음 만났을 때에는 신선한 매력이 있었지만....

백산을 사랑하고 난 소운은 조금 귀엽운 말괄량이일 뿐.

그것말고 다른 특징이 뭐가 있던가?

세번째인 냉추렴.

어쩌다 백산과 같이 다니다가 그 많은 남자들 중 백산을 사랑한 여자.

처음부터 별다른 개성은 느껴지지 않았다.

네번째인 제갈가 여식.

이름도 기억이 안 나는데 이 여자는 똑똑하고 냉정한 여자다. 책략가랄까?

자신의 가문을 천하제일가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자.

어떻게 따지면 이 여자는 개성이 있지 않느냐라고 볼 수 있지만.

나는 이런 캐릭터는 너무 많이 봤다. 어느 책에서나 있는 여자.

이 네 여인들은 살아있는 사람으로는 도저히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인형으로 여겨질 뿐.

각 인물들의 개성은 뚜렷하지 않고 그나마 개성이 조금 있는 여인들은 어느 책에서나 쉽게 나오던 캐릭터이니........

나는 광풍가를 보면서 그녀들의 개성이 넘치는 목소리를 듣고 싶지만(특히나 백산의 부인 셋) 그건 어쩌면 바라지 말아야 할지도........

광풍가에서 나오는 여인들만이 아니라도 광풍가는 처음 보여주었던 인물들의 신선함이 퇴색되고 있는 듯 하다.

우리의 삶에서 그 수많은 군중들도 다들 하나같이 저마다 다른 목소리들을 내는데 광풍가에서 나오는 인물들의 목소리는 개개의 개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살아있음을 느낄 수 없는 인물들.

광풍가에 나오는 여인들.

물론 그녀들이 맘에 안 드는 것은 내가 그 인물들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독자로서 원하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 여인들의 목소리, 살아있는 목소리가 듣고 싶은 것이다.

무협속에서 살아 숨쉬는 남자들만이 아니라.............

남자의 들러리가 아닌........

살아 숨쉬고 상처받으며 때론 웃으며 힘겹게 자신의 인생을 걸어나가는 여자들의 목소리를 말이다.


Comment ' 6

  • 작성자
    Lv.79 남양군
    작성일
    04.02.14 16:26
    No. 1

    수련님 대단하신 기백입니다.
    광풍가의 여성 캐릭터에 대해 댓글로 올려서 아쉬움을 표한적이 있는데 제 생각을 거의 그대로 표현하셨군요.
    남여를 떠나서 수련님이 지적허신 내용이 포함됐더라면 작품 완성도 측면에서도 업그레이드 됬으리라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운백
    작성일
    04.02.14 16:32
    No. 2

    음... 가슴에 와 닿는 말이군요... 저 역시 남녀평등사상을 좋게 생각하는 한 사람으로서, 무협도 시대를 닮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없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살아 숨쉬는 여인을 만드는 일은 아주 어렵다고 봅니다. 웬만큼 사람들의 심리를 잘 아시는 분이 아니라면 살아 숨쉬는 여인을 만드는 것은 요원하다는 것 또한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모든 무협을 쓰시는 분들은 그만큼의 상응하는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살아있는 캐릭터, 살아있는 여자, 살아있는 무협.
    노력만이 살 길입니다.

    ─습작만 죽어라 쓰는 운백(雲白)이 고무림 동도들께.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3 비진립
    작성일
    04.02.14 18:11
    No. 3

    하나의 소설 에서 이렇게나 독특한 문제점을 제시하실수 있다는 것은 분명, 그 소설에 대한 완벽한 정독과 세심한 이해력이 필요한 것이겠지요. 수련님의 주장이 올올히 마음에 와 닿는 글,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우놔군
    작성일
    04.02.14 22:51
    No. 4

    흠...무협의 주 무대가 거의 대부분이 명초나 혹은 중기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작가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것도 아닌거 같습니다.. 명초기에 강한 위력을 발휘했던것이 성리학을 기본바탕으로한 유학이라는 점에서 여인들의 억눌림이 더 심했을수도...아시다시피 성리학만큼 여인과 하층민을 억제하고 허례허식을 일일이 따지는 학문은 아마 3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무림의 여인이라고 다를 건 없겠죠....허나...님의 말을 들어보니 좀 심하긴 한가보네요...여인이라고 생각없는 강시는 아니니...(그냥 잡담이었음니다 태클 뷁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하늘아
    작성일
    04.02.15 01:14
    No. 5

    처음엔 그 캐릭터들이 무언가 살아숨시는 것 같더니 요즘엔..주인공이 폭발하면 막는데..누가 누군지 별로 분간도 안 가고..그냥 뭉텅구리 움직이더라는..-_-;;쿨럭..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ptype
    작성일
    04.02.15 10:07
    No. 6

    잘못된 이야기.
    성리학? 유학?

    실제, 유학의 근본을 이루는 공자의 사상을 보면, 어디에도 여자를 차별하는 문구는 없습니다. 구태여 찾는다면, 남편을 잘 모시다 라는 표현이 있을 뿐입니다. 모시다라는 표현도 매우 한국적인.

    국내에서도 조선 중기까지는 남여의 재산분배부터 결혼에까지(재혼이 포함됩니다.) 차별이라기 보다는 차이만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야기하고 싶었던 바는 매우 익숙한 묘사에 대한 거부감을 말씀하시려고 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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