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시험기간 중이었다.
2차 수시를 준비하는 공고생인 나로써는 그 어느 것보다도 중요한 3학년 첫 시험. 헌데 난 그 중요한 시험 첫날의 밤에, 둘째날 칠 과목을 공부해도 모자랄 그 시간에, 무협소설을 읽었다. 한수오님의 용혈무궁. 용의 피는 다하지 않는다, 라 했던가.
전혀 상관 없는 듯한(서 2는 넣어도 그만, 빼어도 그만인 부분이라 생각했다. 주인공 유금우를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였다면 ... 할 말은 없지만.) 서가 물 흐르듯 지나가고,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어두운 미로를 헤쳐나간다. 용혈무궁이란 글은, 그리고 한수오란 작가는. 2권 말에서야 비로소 모든 일의 해답(이랄 수도 있는, 그러나 절반뿐인)이 밝혀지고, 중원 제일 세력 남천상계의 중심부에서 모든 은원이 해결된다.
정신없이 빠져든 3시간이었다.
어느 한놈 믿을 수 없게 돌아가는 스토리,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드러나는 반전, 반전, 반전. 그리고 복선들.
과연 한수오, 란 말이 절로 나왔다.
처음 패도에서 한수오란 작가를 느꼈고, 과거를 거슬러 달빛 아래의 강호를 느꼈다. 색협을 보았고, 아수라를 거쳐, 천봉까지 모두 탐독하여 그를 완전히 느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산이었다. 한수오란 작가는... 용혈무궁을 탐독해 보아야 완전히 느낄 수 있겠다, 생각한다.
이상, 김현 드림.
덧. 확실히 일련의 뫼 출신 작가진들은 나에게 일말의 속쓰림도 주지 않는다. 그들은 최고다.
Commen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