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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을 읽고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
10.04.07 23:41
조회
727

제목 : 레몬 分身, 1996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권일영

출판 : 랜덤하우스코리아

작성 : 2010.04.07.

“식상하게 느껴서 죄송합니다.”

-즉흥 감상-

  ‘히가시노 게이고 이어달리기’라는 것으로, 다른 긴말은 생략하고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혹시 엄마가 자신을 싫어했던 것은 아닐까 물음표를 품게 되었던 사연을 속삭이는 여인의 독백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화재’로 인해 그 의문을 영영 해결 할 수 없게 되었음을 말하게 되는군요.

  그렇게 공연을 준비하던 사람들 중 여성보컬이 이야기의 바통을 나눠받게 되었다는 것도 잠시,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잃게 되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게 됩니다. 그리고는 지내온 세월 중 어느 순간부터 자신의 존재에 대해 어떤 이상함을 감지하게 되었다는 것에 이어, 현재에 이르면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위험에 노출되었음에 그 원인을 추적하게 되는데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조금씩 밝혀지기 시작하는 진실을 통해. 닮은 것을 넘어 똑같이 생겼다는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지만, 진실은 그런 둘의 만남에 끊임없는 방해를 시도할 뿐이었는데…….

  ‘옮긴이의 말’을 통해 발설을 최대한 막아보려는 편집진과 역자의 노력이 적혀있었지만, 약간의 한자 독해능력과 뒤표지에 언급되어있는 작품에 대한 짧은 광고를 통해 작품의 중심 내용은 이미 폭로되어있지 않았나 딴지를 걸어보고 싶습니다. 차라리 소설 ‘용의자 X의 헌신 容疑者Xの獻身, 2005’처럼 원제목으로 승부를 걸었다면 ‘과연 히가시노 게이고 식 메디컬 스릴러는 어떤 맛을 자랑 할 것인가?’ 기대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데요. 이미 지나간 버스. 지금에 와서 뭐라고 하기는 늦은 것 같습니다.

  네? 분명 재미있게 읽었는데 저의 저 즉흥 감상은 뭐냐구요? 으흠. 분명 이 작품만 놓고 본다면 뒤표지의 문구마냥 ‘충격의 메디컬 스릴러’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 분야로 ‘로빈 쿡’님의 작품들을 먼저 만나보았으며 딘 R. 쿤츠 님의 소설 ‘복제인간 알피 Mr. Murder, 1993’에서 더 큰 충격을 받아서인지, 콜라로 따지만 ‘라이트’를 마신 기분이 들었는데요. 음~ 레몬이라. 오렌지는 즐기는 편이라지만, 레몬은 어떻게 그냥 먹어도 맛있을 것인지가 더 궁금해집니다.

  아아. 레몬을 떠올리는 순간 입안에 침이 가득 고여 버렸다는 것은 일단 넘기고, 이 작품은 무엇을 말하고 있었을까요? 처음 연재될 당시 ‘도플갱어 신드롬’이라는 제목으로 소개 되었다가 단행본으로 나올 때는 ‘분신’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처음에는 ‘자기 몸을 스스로 불사름.’의 의미를 지닌 ‘분신 焚身’으로 인식하더라는 설명에 국내 독자층의 작가님에 대한 선입견을 새삼 인지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는 작품에 끊임없는 변신을 시도하시는 작가님의 모습에 그저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볼까 하는…음? 적다보니 기록이 자꾸만 삼천포르 빠지는 것 같아 정신줄을 잡아보는군요. 아무튼, 이번 작품은 어느덧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린 ‘황박사 신드롬(?)’을 떠올리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일란성쌍둥이라도 성장배경에 따라 다른 사람이 된다는 실험을 우선으로, 그들 본인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한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타인의 관점’을 얻어 볼 수 있어 즐거웠는데요. 분명 당사자들이 주인공으로 고뇌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입장에 대해서도 생각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냥 무난하게 생겨서인지 ‘누구랑 닯았다’는 소리를 심심찮게 듣는 편입니다. 그냥 인사말처럼 별 의미가 없을지 모르지만, 저 자신의 인격이 무시되고 언급된 대상에 대한 선입견으로 덧 씌었다는 판단이 설 때면 화를 내곤 하는데요. 아아. 자신의 정체성이라. 언젠가 닳은 꼴 모임이 있다면 한번 참가해보고 싶어졌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TEXT No. 1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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