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임준욱
작품명 : 무적자
출판사 : 청어람
無籍者(무적자)
꽤 오랜만에 출간하셨습니다.
큰 기대를 갖게 하는 인터넷 연제, 책으로 나올 것이기에 진행 정도만 훑어 봤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별 이야기가 없더니만, 덜컥 3권의 책으로 나왔습니다.
24줄의 분량으로 450쪽 전후의 량이니, 대략 4권 분량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합니다.
먼저, [들어가기 전에]에 표현된 것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뛰어난 작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그것과 비슷한 내용입니다. 한 문장만 표현하죠.
[... 실존 무술에 대한 표현이 박하더라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 자세히 쓰면 쓸수록 파탄이 드러날 것이기 때문에 자제하는 것뿐이다.]
모르는 것, 자신이 없는 것을 붙잡고 巧言令色(교언영색)하기보다, 짧은 표현으로 넘어가는 것이 훨씬 훌륭하다. 라는 명제에 부합하는 적절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주 분야라고 할 수 있는 무협이 아닌 현대 무기들의 등장과 서양 판타지가 가미된 부분들에 있어서 미흡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들도 없지 않아 있으나, 글 전체의 흐름에 방해되는 정도는 아니고 개연성에서도 어긋나지 않는 정도입니다.
이번 작품은 특이하게도, 무협은 무협인데 환생하여 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제목이 참!
籍(적)을 두지 않은 자유인, 아나키스트(anarchist)라는 제목에 副題(부제)가 Without MERCY(용서 없음)입니다.
내용이 어떻게 전개될 지 그려지면서도 마무리가 궁금해졌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않은 것은 아닌데, 가장 마지막에 꼽았던 쪽으로 마무리를 내셔서 내심 놀랍기도 하고 그 깔끔함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원명교체기, 14세기에 죽어서 1970년대 부산에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훌쩍 뛰어넘어 2001년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지요. 그의 나이는 대략 50에서 시작합니다.
전생에서도 가족의 혈한으로 사랑과 인생을 함몰한 경험으로 신생에는 무엇보다 가족의 사랑에 최선을 다하는 그에게, 전생과는 다르지만, 결국 가족의 상실이라는 고난을 줍니다.
그는 분연히 일어서서 자신의 힘을 드러내며 피의 복수를 시작하죠.
잃을게 없는 사람은 무섭습니다.
아무 것도 머뭇거리게 할 것이 없기에 행동함에 있어 주저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작가분의 특질인 ‘내면(속마음) 드러내기’를 여지없이 보여주시며 복수의 과정을 통쾌하면서도 애절하게 묘사해냅니다.
더불어, 잃은 이의 애절함과 얻은 이에 대한 사랑의 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심상의 변화들도 평탄하게 표현되어 나가고요.
큰 줄기 하나에 버금가는 줄기 두 갈레가 합쳐지는 이야기는 일순 단순해질 수 있는 복수극을 매우 흥미롭게 전개시키고 독자에게 긴장감을 유지시켜 줍니다. 더불어 주인공의 마음, 인간의 마음인 측은지심이 복구되는 과정이 설득력 있게 그려질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하기에, 오랜만에 작가 본연의 흔들림 없는 글을 맞이한 기쁨이 큽니다.
여러분들에게 기꺼이 권할 수 있는 책의 탄생에 기쁨으로 감상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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