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스기이 히카루
작품명 : 바케라노! 2권
출판사 : 디앤씨미디어 L노벨
“히카루 씨 탈고하셨다면서요? 타이밍이 좋았지 뭐예요. 여행은 다음다음 주에 갈 예정이랍니다.”
GA 문고 편집부의 사악한 음모(『바케라노! 2』에 수영복 삽화가 필요하다는 것)에 의해 갑작스럽게 오키나와 행이 결정된 괴물 작가들! 하지만 참가할 수 있는 것은 다섯 명. 여자 네 명을 제외하고 남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은 히카루인가, 아니면 엠인가?! 그것은 라면 대결에 달려 있다!!
다음 달 출간될 작품을 한 줄도 쓰지 못한 채 오키나와로 향하는 용자! 너무나도 현실적이고, 너무나도 즐거운 작가 생활, 여러분도 체험해보지 않으시겠어요?
『어――, 스기이 군. 오키나와엔 글 쓰러 갔던 거 맞지? 아하하하.』
“아, 하, 하아, 아하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이 소설의 주인공은 작가인 스기이 히카루 본인입니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작가의 동료들을 모델로 하여 여성화, 요괴화, 호색한화(...) 시킨 인물들입니다.
뭐, 그런 이야기. 제 2권.
오키나와에 갈 티켓을 두고 두 남자가 요리 대결을 펼치기도 하고, 오키나와에 가서 야마피카랴를 만나기도 하고, 새로운 작가가 등장하기도 하고 하는 2권. 1권과 마찬가지로 각종 실제 에피소드들을 이용한 이야기들이 등장. 실제로 오키나와에 가서도 스기이 히카루는 책을 써야 했고, 실제로 라면 요리 대결을 했으며, 책 막판에 와서는 거의 작 내의 시간과 실제의 시간이 실시간으로 일치했다고 합니다.
라이트노벨 작가는 평범한 일상조차 라이트노벨 다운 것이로군요. 과연.
평범한 미소녀 러브 코미디 전개의 재미도 충실하면서, 그 외의 작가들의 생활 묘사는 1권보다 더 진보한 것 같습니다. '제논'의 역설을 활용한 '시간을 계속해서 나누다 보면 마감은 영원히 오지 않는다!'같은 논리를 진지하게 주장하는 작가라던가. 서브프라임 사태로 금융 재산을 날린다던가(...). 비록 실제와는 달리 요괴 미소녀지만, 일단은 실존인물들을 배경으로 했고, 그 인물들과의 에피소들을 소설로 각색한 것이니, 정말 당연한 듯 펼쳐지는 이야기가 재미있는 느낌을 줍니다.
이번 권에서 새로 등장한 인물은 완전 오리지널 캐릭터가 한명, 실제 작가를 모델로 한 캐릭터가 2명(+1 마리).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의 작가인 이노우에 켄지를 모델로 한 '코노이케 진'과, 카가미 야카타를 모델로 한 '큰 어르신'... 이라고 하는데, 카가미 야카타는 검색해봐도 아무런 정보가 없군요. 한국에는 전혀 소개되지 않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1권에서 보여주었던 '소설 내에서 소설에 대한 현실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는 2권에서도 나옵니다만, 이번에는 중심 이야기가 아니라 아주 소소한 부분에서 써먹은 터라 조금 아쉽긴 합니다. 1권에 비해 '평범해' 졌다고 할까요...
그런데 작 내에 언급된 '장편의 외전으로 쓰여진 라면집을 배경으로 한 단편'은 아무래도 '하느님의 메모장' 외전 단편인 것 같은데, 이거 정말 읽어보고 싶네요. 하느님의 메모장을 무척 재밌게 읽어서 말이지요.
그런데 소설과 후기에서 나오는 바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소설에 필요한 자료를 구입하는데 쓴 돈, 소설 배경을 답사하기 위해 쓴 돈 등은 '경비'로 처리해서 세금을 줄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개인 목적으로 산 CD라던가를 소설에 등장시켜 경비 처리한다던가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한국에서는 어떤지 모르겠군요.
그리고 소설을 읽으면서 또 느낀게, 과연 일본의 라이트노벨 출판사들은 다들 커다랗네요. 자체적으로 크지 않더라도 모회사가 크다던가 하니, 이거 고급호텔에서 작가와 출판사 관계자 수십명이 송년회를 연다던가, 신인상 수상식을 거창하게 연다던가 하는 장면은 부럽습니다, 정말.
뭐, 그럼 이번 2권 감상은 여기서 이만.
Commen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