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촌부
작품명 : 화공도담4
출판사 : 청어람
자신의 명예와 타인의 명예가 부딪치면 자신이 틀렸다 해도 자신의 것을 세워야 하는 곳이 바로 무림이다. 명분이 옳다면 호로잡놈의 부탁이라도 들어주어야 하고, 존사의 체면을 위해서라면 그러한 명분마저 꺾어야 하는 곳이 바로 무림이다. 믿음과 신의를 지키고 사는 무인도 적지 않지만, 세상이 탐욕스러운데 어찌 그와 같은 의인이 많겠는냐?
이번편은 자명이 자신이 가진 힘을 완전히 자각하는 편이며 자명이 신위를 보이는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이번 4권은 어떻게 보면 기정무협이라고 표현하는 쪽이 더 좋을것 같습니다. 촌부님은 도가의 8선, 장자, 노자등을 소재로 무협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번편에도 책 전체를 관통하는건 도가쪽 이야기입니다. 조진행님이나 문우영님처럼 구도소설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인데 이번편은 기정무협이라고 표현하는 편이 더 좋을것 같습니다.
기정무협을 대표하는 소설은 김용의 영웅문입니다. 영웅문도 무협을 다루고 있지만 영웅문에서 중심이 되는 건 무협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영웅문 안에는 나라에 대한 충성, 사람들간의 의리, 호쾌한 영웅의 모습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웅문이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건 책 전체를 관통하는 情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웅문에서 나오는 武에 대한 장면도 볼만하지만 정말 높이 쳐주어야 하는 장면은 사람들간에 오가는 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극대화 된것이 2부 신조협려라고 생각합니다. 남녀간의 정에 대한 묘사가 그만큼 애절하게 표현된 부분이 신조협려편이기 때문입니다.
화공도담 감상을 쓰면서 너무 영웅문에 대해 할애를 했지만 이렇게 장황하게 중언부언한 이유가 있습니다. 4권을 덮은 지금 나를 메우는 감동은 영웅문 2부를 읽었을때의 느낌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촌부님은 전작인 우화등선, 자승자박을 쓸때 도에 대한 장면 묘사, 사람들의 정을 표현하는데 뛰어났지만 남녀간의 정, 사랑을 묘사하는데는 그만큼 표현하지를 못했었습니다.(이건 제 주관입니다.) 남녀간의 정은 중학생의 풋사랑같았고 첫사랑을 시작한 초등학생들의 사랑마냥 풋풋하긴 했지만 깊이는 없었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그걸 정말 잘 살린것 같습니다.
자명과 남궁화란의 감정을 정말 여운이 남을 정도로 잘 그린듯합니다. 남궁화란뿐만 아니라 다른 인물들에 대한 묘사도 적절했습니다. 그래도 책을 보고 있자니 자명과 엮이는 아가씨들이 늘어가는데 진히로인은 결정이 된듯하네요. 앞으로 연애신을 어떻게 표현할지 흥미롭습니다.
또 앞으로 암천이 어떻게 표현될지도 기대가 됩니다. 적들에게도 그들만의 정의가 있음을 잘 표현하였기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양비자와 그의 친구와 어린 애증도 어떻게 풀어갈지 기대가 되면 당로독파와 그녀의 원수에게 어떤 내막이 있었는지도 정말 기대가 됩니다.
다만 책의 결말에서 좀 걱정이 되더군요. 좀 슬픈일은 없었으면 하지만... 그녀를 죽이지는 않겠죠?(그녀는 익명처리 합니다. 알게 되면 책의 감동이 좀 줄어들테니 말이죠.) 작가분이 막장전개를 풀어가지는 않겠지만 슬픈 이야기로 빠지지 않길 바랍니다. 슬퍼도 이야기를 보겠지만 여기서 무대에서 내려가긴 아까운 캐릭터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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