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성상영(고렘님)
작품명 : 라이프크라이
출판사 : 마루&마야
----------이하 평어체를 사용합니다.-------------
라이프크라이 6권을 읽고 많은 아쉬움을 느꼈다. 매우 매력적인 소설로 생각했던 글이었는데, 왜 이러한 감정이 드는 것인지.... 한 때 라이프크라이를 좋아했던 독자로서 두서없는 "감상"몇자 적는다.
몇가지 종류의 게임소설이 있다. 현실의 배경중 돈이 목적인, 복수가 목적인, 사랑이 목적인, 세계를 구하는 것이 목적인, 삶 자체가 게임이 되어버린.... 등등 여러가지 배경을 통해 작가는 자신이 보여주고자 하는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돈이 목적이라면 득템과, 새로운 모험을 통해 중계료를 받는 등이 될 것이고, 복수가 목적이라면 남들과 다른 스킬과 아이템으로 무장하고, 독특하고 비상한 방법으로 적대하는 세력이나 사람을 무너뜨리는 것에 포인트가 맞춰져 있으리라.
라이프크라이는 '삶을 외친다'라는 문구를 강조한다. 쉽게 설명하면 현실과 게임속의 주인공을 조망한다는 것이 글의 목적이라는 것. 비슷한 의도로 쓰인 글중 'VAN'이라는 소설이 있다. 독자층의 선호도가 극과극을 넘나드는 평가를 받았던 소설로, 개인적으로는 매우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이다.
어설픈 비교겠지만, 달빛조각사의 주인공이 독특하고 재미있는 넘으로 생각되고 관중석에서 바라보는 느낌이라면, VAN의 주인공은 공감가는 넘으로 같이 화나고, 슬퍼하는 느낌이랄까? 이러한 류의 소설은 독자가 얼마나 주인공에 대한 몰입 했는지에 따라, 그 선호가 극과극을 달리는 것 같다. 마치 VAN처럼. 그것이 내 코드이다.
나에게 라이프크라이는 바로 그런 소설로 비추어졌다. 그저 단순한 재미보다는 몰입감을 주는 소설. 주인공이 가진 비사와 아라한컴퍼니가 가진 비밀들이 맞물려 돌아가 펼쳐질 사건들.... 이러한 이야기들이 어떻게 주인공의 시각으로 조망되고 매듭지어질 것인가? 처음 1,2권을 읽고, 기대감으로 충만했던 느낌이 아직도 선선하다.
라이프크라이에 나오는 몇가지 독특한 설정들은 이런 나의 마음을 더욱 부추겼던 것 같다. 이리드라고 하는 것이 그 첫째로 '옥스타~'와 그외 몇몇 게임소설에서 카르마 등으로 이미 사용된 바 있으나, 천편일률적으로 늘어나는 레벨업에 질린 나에게는 참신하게만 느껴졌다. 별다른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아라한 컴퍼니도 마음에 들었다. 하나하나 알아가고 발견해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에 공감에 끌렸고, 참신했기 때문. 단 한번밖에 없는 삶이란 소재도 역시 마찬가지. 이 한번에 충실하기 위해 가볍게, 장난처럼 플레이 할 수는 없다. 더욱이 주인공은 친구 하나 없고, 다른 취미도 없다. 게임플레이 자체가 그의 삶이며, 그의 삶을 조망하는 것. 참 적절한 설정이지 싶은 부분이다. 넷째로 실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오버테크날러지라 여기는 리셉터클과 게임속에 정신을 이식하는 것 그리고 게임속의 중요한 축이되는 디자인 휴먼 등은 앞으로 벌어질 사건들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키는 설정들이었다.
그렇다고 라이프크라이가 완벽한, (예를 들면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 같은), 비평할 건덕지가 없는(내 수준에서는....) 소설이라고 여긴 것은 아니었다. 단지, 이 글이 내 코드에 맞았기에 몇몇 걸리는 것들이 그리 큰 흠으로 여겨지지 않았을 뿐.
그런데 점차 권수가 늘어나고, 글이 진행될수록 내가 생각하는 주인공과 책이 그려내는 주인공에 괴리감이 크다는 것을 인식해갔다. 작가 서문부터 잘못 읽었던 것이다. 작가님은 '삶을 외친다'는 주제를 '머리아프지 않게, 독자들이 그저 즐길 수 있게'라는 방법으로 그려내겠다고 한 것. 이 글의 "주제"는 나의 코드이나, 그 주제를 풀어내는 "방법"은 나의 코드가 아닌 것이다.
당연히 괴리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눈에 뭐가 쓰였는지 4권까지 기대와 흥분으로 읽었던 스스로가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많은 독자들이 고렘님의 지속되는 하렘을 비난할 때, 레나에 대한 라임의 일편단심을 몰라주는 것에 답답했고, 모순적인 행동을 하는 주인공을 비난할 때, 주인공에 좀 더 몰입한다면 이해할 수 있다며 반박했다. 지금은.... 그런 댓글을 한 내가 부끄럽다.
다시 처음부터 읽어보니 라이프크라이는 재미라는 소재를 위해서 '주인공의 삶을 조망한다'는 형식을 단지 어설프게 끌고온 "가벼운"소설이었던 것이다.
----------(닥치고 비평 몇자)------------
많은 분들이 지적했던 다크게이머.... 시작한지 1주일인데 100골드(1골드 10만원)짜리 멧돼지를 잡는 순간 애매해져 버렸고, 2달에 3억씩 버는 순간 무색해졌다.
인연 없는 기연.... 지나가는 노인은 네크로맨서의 지존이고, 별다른 조건없이 주인공을 제자로 받아, 현실돈으로 몇천만, 몇억하는 마법서적과 마법아이템을 아무조건 없이 준다.
설명하지 않는 강함.... 한 동안 집중해 사냥하면 1씩 올랐던 스탯들이 어느순간 20씩 30씩 오른다. 게임에 대해서 알려지지 않은 것이 이럴땐 도움이 된다. 설명할 수 없기 때문.
단조로운 전투와 스킬향상의 반복.... 몬스터를 잡고, 언데드를 만들고, 집을 짓고, 대장일로 무구만들고, 물건 팔고, 스킬 올리고.... 계속되는 단조로운 패턴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간략해지는 전투묘사와 스킬묘사. 특히 전투묘사는 설명하기도 귀찮은 듯 초딩수준의 감탄사(취에에엑.... 오크!오크!)와 때마다 등장하는 주인공의 독백은 참 성의 없어 보인다.
하렘.... 처음 여자 포로를 구할때부터 알아봤던 독자들이 존경스럽다. 6권에서야 눈치챈 하렘. 남자친구나 동료가 한명도 등장하지 않을 때부터 짐작했어야 했는데.... 그 여자들에게 아무런 댓가없이 언제나 떠날 수 있도록 배려하고, 매달 수천만원씩을 쏟아부어 가르치고 산속으로 데려가 레벨을 올리도록 키우는데.... 하나같이 미인 아닌 것이 없고.... 특히 6권에서 이들과 하는 대화들을 보고 있노라면, 정나미가 뚝뚝 떨어진다.
난무하는 스킬들.... 수십가지의 스킬이 한줄로 나열되고, 스킬창에는 매번 "다음까지 몇만...." 이미 스킬이 10가지가 넘어가는 순간 나에게서 스킬들의 의미는 다 떠났는데.... 그렇다고 그 수십까지 스킬을 다 쓰느냐? 스킬이 늘어날수록 더욱 간결해지는 전투는 왜 스킬을 계속해서 다 적는지 의문만 가져올 뿐이다.
스케일이 커지는 전투.... 스케일도 정도 나름이고, 얼마나 그러한 묘사를 세밀하게, 생동감 있게 묘사하느냐가 중요한 법. 100미터 키에 수백킬로의 사정거리를 가진 거인과 수십미터의 타이탄, 수천의 언데드 골렘과 수만의 적. 도대체 이 글이 어디로 가고 있는 건가? 달빛조각사의 위드처럼 장엄하고 긴박감있는 전투를 원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결론은 "아니올시다." 6권의 전투묘사만 봤을때는 작가의 고민과 고심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전권들에 비해 성의 없어진 듯한 느낌만 들 뿐이다. 전반적인 느낌은 주인공의 독백에서 유추할 수 있다. '나 점점 먼치킨이 되어가는 것 같은데?'
주인공의 성격.... 권수가 늘어갈수록 거침이 없다. 처음에 그 감수성 많았던 주인공은 어디갔는지.... 왜 그렇게 대화는 점점 가벼워지는지.... 때마다 뱉어내는 독백은 죄다 글을 가볍게 만들고.... 대다수 독자들의 공감을 얻기 위함인가? 주인공의 나이는 32이지만.... 그의 말투나 대화는 중*고등 학생들 수준으로 고정되어 있다.
디자인 휴먼, 리셉터클, 작가가 생각하는 시나리오와 반전.... 몇가지 기대감을 갖을 만한 소재를 꺼내어 놓고도, 그 소재를 가지고 계속 전투만 벌인다. 마치 K2소총으로 탄환을 발사하지 않고, 앞에 대검끼우고 칼싸움 하는 수준이랄까?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소재를 쏟아내서 이리저리 일 벌려놓고, 수습할 엄두를 못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 아니, 그 수습의 방법이 단지 몇 페이지로 끝나버리고, 그 소재로 허황된 전투만 하는 것이 못마땅한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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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까지는 재미있게 읽었고, 5권은 그럭저럭, 6권은 가지고 있던 기대가 깨지며 불쾌감을 느꼈다. 전반적으로 "글을 너무 성의 없게 썼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는 6권이다. 어쨎든 라이프크라이에서 나의 기대감은 산산히 부서졌다. 작가의 글쓴 의도(를 처음부터 캐취하지 못한 나의 잘못이다. 책방에 들리면 매번 새로운 게임소설이 꼽혀 있는데, 내가 찾는 내 취향에 맞는 글은 어디메 있을꼬?
많은 감상글과 비평글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내 취향은 대다수 독자들의 취향과는 좀 떨어져 있다는 것. 아쉽게도 내가 원하는 글은 많지 않을 듯 하다. 다행히 '낙원의 서' 원고를 넘기셨다는 작가님의 말씀을 믿고 몇일 기다려볼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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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은 독자들이 의례그러하듯.... 정리되지 않고, 여과되지 않은 감상을 몇자 적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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