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그레이오거
작품명 : 네일스 테일스
출판사 : 북박스
아래 네일스 테일스(이하 네테)의 감상문이 올라왔기에 오랜만에 삘받아서 한번 써봅니다. 네테는 정말로 좋아했던, 지금도 좋아하는 작품이지만 여러가지 애증이 뒤섞인 글입니다. 愛는 너무나 재미있는 작품이라서, 憎은 한때 주화입마에 걸리게 할 정도로 기다림을 준 글이기 때문이지요.
네테는 하루에도 십수권 이상 쏟아지는 장르문학계에서 보면 좀 오래된 작품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이 작품에 비견할만한 글은 그리 많지 않지요. 개인적으로 캐릭터가 얼마나 잘 살아있는가를 중시하는데 네테의 캐릭터들은 그야말로 개성과 생동감이 넘치다 못해 스스로 살아 움직이는 듯 합니다.
멀쩡하게 생겼지만 음흉하고 교활한 성격에 일행의 리더격 역할을 하는 천재 사령사이자 환술사인 하틴. 약혼자까지 있는 주제에 여자에게 버벅이는 귀여운 일면도 있죠. 정의감 넘치는 전형적인 기사에다 강력한 검술과 지위를 지녔지만 주위 친구들이 약간 비정상이라 알게모르게 망가진 노상. 엘프 어머니에게서 태어났지만 어머니를 모르고 아버지에게서만 자란 천방지축 변태 하프엘프 번. 강력한 격투술과 엘프의 피를 이어받아 매우 우수한 정령친화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캐릭터뿐만 아니라 내용전개도 매우 흥미진진합니다. 자신들의 세계, 마을을 지키려는 삼총사의 이야기는 어린시절 두근대며 읽었던 모험이야기를 떠올릴만큼 멋집니다. 무엇보다도 글의 텐션이 권수를 더해갈수록 점점 올라갑니다. 내용의 흥미진진함, 멋진 개성의 캐릭터들, 독특한 전개, 쾌감, 개그, 멋진 대사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로 여러가지 요소가 잘 조화된 글입니다. 잘 비벼진 비빔밥 같은 글이죠. 이렇게 많은 요소들이 잘 조화된 글은 정말로 보기 힘듭니다. 많은 분들이 반박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이 작품이 제대로만 완결되었다면 드래곤라자나 하얀늑대들과 나란히 할만한 작품이 되었을거라 생각합니다.
모짜르트의 미완의 명곡처럼 미완이기에 환상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미 미완인 상태에서라도 전 이 글을 제가 읽었던 환상소설중 열손가락 안에 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7권 마지막의 텐션이 올라갈대로 올라간상태에서 끝나서 한동안 주화입마에 빠졌었죠. 모르긴 몰라도 한 1년동안은 8권 언제나오나 하고 기다렸습니다. 뭐, 7권 이후의 내용은 연재분으로 조금 읽기는 했습니다만... 다시 떠올리니 여전히 애증의 갈증에 시달리게 하는 글이네요. 쩝. 삘받아서 쓴 감상문이긴 하지만 어디 다른 출판사가 이거 보고 오거님과 잘 이야기해서 재출판을 하지 않을까 하는 아주 작은 소망도 담고 있구요.
아래 감상문의 리플에서 위험한 추천이라는 말이 있던데. 백분 동감합니다. 하지만 읽고 후회하는것이 안읽고 후회하는것보다는 낫다고 봅니다. 이제와서 보유하고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새각이 듭니다만 가능하면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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