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도검
작품명 : 북명마도
출판사 : 뿔미디어
감상에 앞서 먼저 작가 분께 감사를 하고 싶습니다.
상당히 오랫동안 무협소설에 흥미를 잃고, 그 좋아하는 임준욱 작가님의 쟁천구패도 완독하지 못한 상황에서 집어들게 된, 정말 오랜만의 무협이었는데 쉬지 않고 3권까지 읽을 수 있었습니다.
군림천하 18권을 기다리다 지치고, 설 연휴를 뭘로 보내나 걱정하던 제 눈에 들어온 3권짜리 작은 책이 절 슬럼프(?)에서 빼내준 듯 합니다.
북명마도는 재미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긴 하지만, 객관적으로도 최근의 무협소설들 중 상위에 속하리라고 생각합니다.
*** 이하로는 미리니름을 포함한 감상입니다.
북명마도의 주인공은 약관의 나이에 초절정의 경지에 오른 고수입니다. 하지만 털털한 성격에, 자신이 고수라는 이유로 오만을 떨지 않는 제법 마음에 드는 캐릭터입니다.
솔직히 이 주인공에게 뛰어난 무공 외에 눈에 확 띄는 개성 같은 건 없습니다. 그래서 더 마음에 드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잔인한 광경에 겁에 질리기도 하고, 오만무례한 사람들을 보면 발끈하고, 동생에게 위기가 닥치면 물불 안 가리고 뛰어들고, 좋아하는 여자의 한 마디 격려에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는- 그야말로 평범한 녀석입니다. 딱히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바보도 아닙니다. 그저 산에서 막 내려와 순진한 녀석이죠.
이렇게까지 평범한 초절정고수라니 오히려 귀엽달까요. 흠흠.
매력적인 조연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주인공은 평범한데 어째서 매력덩어리 우쟁천이 등장하는 쟁천구패보다 끈기 있게 읽을 수 있었을까 곰곰히(까진 아니더라도 잠깐) 생각해보았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옆집 또래처럼 친근감 가는 캐릭터가 주인공이라서 그렇다는 겁니다.
우쟁천은 정말 너무 매력적이라서, 좀 비현실적이었달까- 아니, 임준욱 작가님의 문체로 그려지는 우쟁천은 누가 봐도 '큰 그릇', '대인'이었습니다. 결점조차 인간적인 매력으로 느껴지는, 사람들을 이끌기 위한 존재. 결코 평범하지 않죠.
그에 비해 북명마도의 주인공인 장강은 꿈조차 없습니다.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는 녀석이죠. 그저 지금은 주변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걸로 만족하고, 그들을 지키는 것으로 만족할 뿐입니다.
하는 짓도 '아, 나라면 저렇게 했겠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반에서 벗어나질 않습니다.
제 한 마디 감상평은 이제 곧 개봉될 모 영화명처럼 이렇습니다. "좋지 아니한가."
좋지 않습니까? 초절정고수들은 꼭 그렇게 뭔가 잘나야 합니까? 이류 떠돌이 무인들과 의형제를 맺고, 그저 뒤에서 동생의 꿈과 사랑을 지켜주고 싶어서 잘 알지도 못 하는 문파에 들어가고, 조금 참나 싶더니 동생이나 주변인들을 건드리면 결국 터지는 요 녀석.
아직 동생 장현이 왜 그리 중요인물인지 밝혀지지 않았으니 당분간은 즐겁게 다음 권을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아! 그리고 사공청화. 톡톡 튀는 그녀의 발랄함도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누누이 말하지만 지나치게 성격 나쁜 여자나 비현실적인 성녀만 나오는 스토리는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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