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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坐照
작성
05.02.16 12:26
조회
4,756

작가명 : 가인

작품명 : 무정십삼월

출판사 : 로커미디어

우리는 흔히 밥을 먹다가 돌을 몇개 씹으면 "전부 돌이잖아.."라고 합니다만

따지고 보면 그래도 돌 보다는 밥알이 많은 것이 사실이잖아요.

흔히 요즘 무협소설은 읽을 것이 없어!! 라고 말들 하지만 그래도 찾아보면

읽을만한 소설이 더러 있으며 개중에는 아주 우수한 작품도 간혹 눈에 띄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 소설에 대한 좋은 평이 간혹 이 난에 올라온 것을 본 적이 있지만

신인작가에 대한 원초적 거부본능(^^)으로 사실 눈길조차 제대로 주지 않고

있다가 별 기대도 없이 손에 잡았는데...

에구~ 이 책이 진흙 속에 묻혀 있던 진주였을 줄이야~;;;

역쉬~ 국문과 출신답게 탄탄한 문장 구성과 아름다운 문장 표현,  

이런 문장을 음미하듯이 천천히 읽어보면,

새삼 한글이 얼마나 아름다운 글이고 한글만이 나타낼 수 있는 표현이

얼매나 뛰어난 지를...  온 몸에 전율이 일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무협소설이 아니라 문학소설이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입안에 넣고 천천히 씹으면서 그 맛을 음미하면서 먹듯이

이 소설의 문장 또한 천천히 음미하면서 하나 하나 읽어가면서

전 무협을 읽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한편의 문학소설을 읽는 착각에

빠져들었다는 얘기지요.

무협의 질과 수준을 논하는 일이 왕왕 있어오고 있습니다만  

그 질과 수준을 재는 잣대 중 하나가 바로 이런 훌륭한 문장이 아닌가 싶군요.

저는 이 작품을 보면서 우리 무협계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신성이

탄생하였음을 축하합니다.  

탄탄한 문장을 토대로 하여 그 위에 자기만의 상상을 일관되게 전후

모순없이 그려낸 건물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토하게 하고

그 건물에서 뛰어놀고 싶어하는 마음을 자연 생기게 하는 것이지요.

어느 종교에서 악인이 아무리 많다 하여도 이 세상에 의인 5명만 있으면

멸망시키지 않겠다고 한 신의 약속이 새삼 떠오르는 것은...

이런 분들이 있음으로 해서 제가 사랑하는 무협은 그래도 존속할 가치가 있고

내 친우들에게 요즘 무협은 옛날의 그 나쁜 이미지의 무협이 아니다 라고

자신있게 자랑할 수도 있기에 저의 가슴은 마냥 설레기만 합니다.

그런 작가분들은 요 근래 저가 올린 감상글의 대상이 된 작품의 작가들도

당연히 해당되는 것이구요.  

이 소설은 아름다운 문장을 기본기로 하고 왼손에는 유머를,

오른손에는 진중함을 무기로 하여 자칫 지나치게 가벼워지거나 또는

그 반대의 현상을 경계하면서 절묘한 배치를 통한 조화의 미를 보여주고 있어

마치 한쪽 눈으로는 마구 웃으면서 다른 눈으로는 또 다른 슬픔을 보여주는

찰리 채플린의 극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다만, 이 소설에서 최고의 장면은

장화월(이 이름은 마치 기생오라비를 연상시키는 이름이란 느낌은 첨부터

끝까정 지울 수 없었다 ㅋㅋ)이 분노에 차서 ++장에 혼자 쳐들어가 가주 등을

박살내는 장면(왜냐하면, 가장 통쾌한 장면이었으므로)이었는 데,

그 후의 장면에서는 그와 같은 통쾌한 장면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는 데,

장화월을 너무 인간적으로 그리려고 한 것으로 인해 그런 것 같아 저로선 못내

아쉬웠구요

그로인해 클라이막스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 하나 아쉬운 것은,

이 책의 표지인 데. 정말 눈뜨고는 못 봐줄 정도였습니다.

책의 내용과 비교하면, 마치 굉장히 학식있는 어른이  어린애들이 입는

때때옷을 입고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앞으로 나올 책에는 그 내용의 무게만큼이나 어울리는 옷(표지)을 입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어떻든 그런 것은 이 책의 전체적인 비중에 비하면 극히 사소한 것에 불과한

것이고 저로선 작가께서 후기에서 말했다시피 심진의 활약상에 대한 글도

언젠가 써 주실 것을 굳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기다려지는 이야기이니까요.

작가님의 남아일생을 보는 마음 한껏 부풀어 있습니다. ^^


Comment ' 6

  • 작성자
    Lv.91 연리
    작성일
    05.02.16 13:21
    No. 1

    아름다운 문장에 따뜻함 마저도 스며있는 글을 쓰시죠.
    주인공 이름 끝자에 '월'자가 들어간 책은 모두 수작 이라는 전설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坐照
    작성일
    05.02.16 13:33
    No. 2

    엥? 그런 전설이 있었어요??
    쥔공 이름끝에 '월'자가 들어간 책이 또 무어가 있었지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타라천
    작성일
    05.02.16 15:21
    No. 3

    진산월이나오는 군림천하가잇죠 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난쏘공
    작성일
    05.02.16 16:42
    No. 4

    초슈퍼 엑스트라 월매가 등장하는 'xx전' 은 불후의
    명작이지요...

    그나저나 가인님 월매나 기분이 좋을까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8 무림백작
    작성일
    05.02.17 09:50
    No. 5

    오~옷
    제가 찿던 책 같군요^^
    저는 책을 볼때 제일 중요시 하는것이 기본적인 문장력이라서....
    내용은 그 다음 문제죠 ^^ 일단은 필체의 완성도 !!
    꼭 보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梅花원조임
    작성일
    05.02.17 13:44
    No. 6

    허허 그러고보니 끝에 월자가 들어가면 대작 ㅡㅡ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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