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19 R군
작성
04.05.23 20:41
조회
1,780

오늘 개인적인 시험을 하나 힘겹게 치루고, 같이 시험을 본 친구와 가볍게 점심 외식을 때려준 후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왔습니다. 컴퓨터를 켜긴 했으나 글도 쓰기 귀찮고.. 대충 씻고 침대에 누워 아무 의미없이 티비에서 흘러나오는 소음만 듣고 있었지요.

그러다 이건 오히려 몸을 흐느적거리게 만드는-_-;;; 불유쾌한 휴식이라는 생각이 들어 전에 빌려다 놓고 읽지 않았던 책들을 집어 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다른 몇권의 책들과 함께 손에 집힌 책이, 바로 이 글로 추천해드릴 별도님의 신작,

'그림자 무사'

입니다.

다른 분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사실 '그림자 무사' 라는 글에 대한 막연한 이미지는 잔잔하면서도 비장미가 어우러진 '호위 무사' 였습니다. 간혹 추천글을 본 기억이 있긴 하지만 정말정말 성실연재가 아니라면-_-; 연재글을 안보는 저로서는 제목에서 파악해 낼 수 있는 것이 그 글에 대한 사전지식의 전부입니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인지 의도(?)된 것인지 '~~무사' 라는 비슷한 제목 형식과 기존의 별도님의 작품에서 생겨버린 별도식 작품(?)에 대한 선입견이 '그림자 무사'를 '호위 무사'와 비슷한 작품으로 생각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였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먹는 것을 무지무지 좋아하는 제가 배고픔을 참고 책을 다 읽은 후 지금에서야 늦은 저녁을 먹으며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그렇다면 어떠한 매력이 제가 저녁을 제시간에 못먹게 만들었고, 또 이 그림자 무사라는 글이 어떻게 독자로 하여금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어 내는 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그림자 무사의 가장 큰 재미는 '지적 유희'(?) 입니다.

사실 별도님의 기존 작품들은 지적 유희와 약간은 거리가 있는 작품들이였습니다. ^^;; 유쾌함 보다는 치열함을, 잔잔한 미소보다는 손바닥의 흥건한 땀을 만들어 내는 것이 별도의 기본 작품에서 보여진 별도의 세계였지요. 이런 기존 작품들(그래봐야 두편이지만 ^^)의 색깔은 이 글로 하여금 그 다양성을 크게 넓혔습니다.

이 글의 주인공은 뛰어난 한량(?)으로 죽을 위기에 처합니다. 그러나 그 시기에 남궁가라는 거대 세가의 아들이 중태에 빠지면서 주인공은 사형장에서 남궁가로 옮겨져 제 2의 인생, 즉 그림자 무사로서의 인생을 살게 되지요. (더 이상은 글을 읽는 재미를 망칠 것 같아 적지 않겠습니다. ^^)

이런 과정속에서 주인공은 몇가지 선택의 기로와 위태한 외줄을 동시에 경험하게 됩니다. 까딱 잘못하면 저~ 아래로 떨어지게 되며, 그 길조차 여러갈래로 나뉘어 있지요.  그렇기에 주인공은 등장인물들과 웃음 뒤의 칼로서 협상과 협작을 하게 되며, 그러한 주인공의 행보에 발맞추어 등장인물들도 자신들을 위해 다른 인물들과 다양한 음모를 꽃피우게 되지요.

어찌보면 왠만한 무협에서 흔히 등장하는 음모-_-;(사실 주인공을 암계에 빠뜨리는 것이 없는 무협이 어디있을까요-_-;;)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이런 점을 가지고 지적유희라 표현한 것은, 당연히 그 이유가 있습니다. ^^;;

다른 작품들에서 이런 음모들이 주인공에게 시련을 주기 위한 조연정도의 역할로 밖에 다뤄지지 않았다면, 이 글에서의 두뇌 싸움은 조연이 아닌 주연의 개념으로 다뤄졌다는 것이 매우 독특한 매력을 내뿜습니다. 다시말해 이 글을 읽는 기쁨의 큰 축 중 하나가 바로 이 두뇌싸움이라는 것이지요. 마치 추리소설 등을 읽을 때 느끼는 재미와 비슷한 느낌도 들었달까요. ^^

삼국지나 은하영웅전설, 혹은 묵향-_-;등에서 보여지는 거대한 단위의 싸움도 재미있지만 몇몇 등장인물들 간에 벌어지는 묘한 신경전과, 그 신경전 속에 여러겹으로 꼬여있는 음모 역시 매우 큰 재미를 선사해 줍니다.

이 수싸움이 바로 그림자 무사를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 매우 중요한 첫번째 매력입니다.

두번째 장점으로 통쾌한 유쾌함을 들 수 있습니다.

위에서 지적 유희 어쩌구 할때 추리 소설처럼 무거운 글을 연상하신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혹은 별도님의 글이라는 것만으로도 치열함이 숨쉬는 글을 떠올리셨을 수도 있겠네요. ^^

그러나 그림자 무사는, 위에서 살짝 언급한 것처럼 읽는 내내 입가에 한가닥 미소를 감돌게 하는 작품입니다.

얼핏 무거워지기 쉬운 내용을 가졌음에도 주인공의 성격과 그가 벌이는 치밀하고도 유쾌한 행동들은, 이 글을 읽는 이로 하여금 주인공과 같은 유쾌함을 전염시켜 버립니다. 또한 주인공의 행동 외에도 글 사이사이에 유쾌한 부분들을 티나지 않게 효과적으로 집어넣은 것도 매우 자연스럽지요.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 글의 유쾌함을 만들어내는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오가는 수싸움을 통한, 그리고 그 결과로서 주인공이 이기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통쾌함일 겁니다. 한꺼풀씩 벗겨지는 주인공의 능력과 그로 인한 승리의 기쁨(?)은 독자에게 깊은 감정 이입으로 통쾌함을 선사합니다. 중첩되는 음모 속에서 주인공이 성장하는 모습 역시 주인공과 동화된 독자로 하여금 든든함과 여유를 선사해 주지요.

이처럼 그림자 무사라는 글은, 독자를 유쾌하게 만드는 기술을 Lv.99로 활용하고 있는 재미있는 글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의 가치를 두배로 높여줬다 생각하는 것이자, 어찌 생각하면 게으른 제가 글을 쓰게 만드는 가장 큰 힘이 된 요소이고, 이 글의 하이라이트이자 핵심적 매력은

2권의 마지막 문장-_-;

입니다.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하셔도 할 말은 없습니다-_-; 특히나 여자분들께서 어이없어 하신다면 묵묵히 돌을 맞겠습니다. ㅠㅠ

그렇지만 2권이라는 분량 속에서 달려온 글의 대미를 장식하는 문장이자, 이 글의 유쾌함을 극도로 발휘하게 만드는 문장, 그리고 절단신공의 12성 경지에 이른 그 마지막 문장이야 말로 그림자 무사, 전 2권을 덮으면서 가장 큰 매력을 뿜어낸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수많은 내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문장이자, 무상검의 유검이가 들은 것 같은 '내가 전하는 것은 문장이다' 란 말이 보여주는 의미를 언뜻 스쳐지나가게 만든 정화가 아닐까 싶을 정도랄까요..

어떤 문장인지는.. 직접 책을 보시고(그렇다고 제일 뒤부터 보시면 안되는거 아시죠? ^^)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

앞서 두개의 글을 완결진 작가라면 적어도 어느정도의 수준은 보장될 것입니다. 거기에 별도라는 독특함의 재능을 갖춘 작가가 낸 세번째 책이라면 굳이 다른 말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매력을 뿜겠지요.

시원한 늦저녁에 한가함을 만끽하신다면, 일요일 저녁의 시원함을 '그림자 무사'와 함께 하심이 어떤지요. ^^


Comment ' 7

  • 작성자
    Lv.99 금원
    작성일
    04.05.23 21:43
    No. 1

    옳소, 2권의 마지막 대사의 의미는 뭘까 되게 궁금하지요 왠지 알것도 같지만서도...
    확실히 작가님이 글을 재밌게 쓰셨지만,한가지 절 씁슬하게 하는 점이 있다면 바로하나! 도대체 하나나 제대로하지 일을 계속벌린다는 거지요. 칠독마는 연중! 투로는 너무 늦게 나와서 서점에서도 치워지고, 하나끝나고 딴글을 쓰면 좋을텐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눈의아이들
    작성일
    04.05.23 21:45
    No. 2

    후후후~~~~~~~~
    아는 사람은 다 알죠.
    그마지막 문장을요.
    그나저나 별도님을 비롯한 강호무림의 제현들 께서는 올 여름 모기 조심하십시요. 혹 남궁적 처럼 모기에 물려서 주화입마 당하시면 그림자 무사가 자신의 대역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금강
    작성일
    04.05.23 21:59
    No. 3

    금원님...
    제가 변명을 드리면 그렇습니다.
    (제가 작가들 내부사정을 다 아니까요...)
    칠독마는 연중이 아니라..출판사에서 무협을 더 안찍는다...라고 하면서 일이 묘하게 꼬여서 어쩔 수가 없던 걸로 압니다.
    그리고 투로는 너무 늦게 나오는 게 아니라...이미 완결된걸로 압니다.
    출판사에서 곧 내겠지요...
    그리고 이제 그림자무사 쓰고 있으니...
    실제로 별도는 열심히 쓰고 있는 셈이랍니다.
    다른 사람보다 좀 빨리 써서 그렇지요.
    늦게 내는 사람이라면 위에서 지적한 문제들이 나타나지 않았을 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no*****
    작성일
    04.05.23 22:25
    No. 4

    칠독마, 투로 나오는 소설마다 표지가 무서울 정도에요. --;

    북이랑에서 더 이상 무협이 안나오나 보군요. 그래도 그나마 표지를 괜찮게 내던 출판사 였는데........(칠독마는 빼구요.)


    하지만 그림자 무사의 표지는 좋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스누
    작성일
    04.05.24 00:34
    No. 5

    연재판에서 마지막 대사는 오빠 달려였죠..ㅡㅛㅡ
    출판본에서 먼가 걸렸는지 오빠 좋아로 바뀌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기타왕
    작성일
    04.05.24 11:05
    No. 6

    무림공적님이 말씀하신후에 주인공의 한마디가 마지막 대사입니다
    여하튼 재밌게 본 소설입니다.. 소설안에서 다른사람모르게 싸늘하게 다른 조연들을 째려보는 주인공의 눈빛이 마음에 드는 소설이랄까요 후후
    바둑을 둘때는 예전에 체스왕과 대결해서 이겼다는 슈퍼컴퓨터가 생각이 나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박람강기
    작성일
    04.05.24 12:11
    No. 7

    너무 멋찐 감상글인거 같습니다, 요러케 포인트 집어 감상글올리시다뉘...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3591 무협 권치와 무정지로. +2 Lv.1 군자선생 04.05.27 1,240 0
3590 무협 좌백님의 <야광충>에 나오는... +18 둔저 04.05.26 1,940 0
3589 무협 학사검전 간단한 감상 +13 Lv.1 낭인초우 04.05.26 2,273 0
3588 무협 괴선 그리고 검신을 읽고 +2 Lv.1 연심표 04.05.26 1,595 0
3587 무협 두근요전기, 그림자 무사, 백도, 건곤권(6... +3 Lv.1 서태수 04.05.26 2,062 0
3586 무협 쟁선계8권 .. 그안의 또다른 이야기. +4 Lv.1 당과 04.05.26 1,666 0
3585 무협 용대운님의 권왕을 읽고 +9 Lv.1 昧朧 04.05.26 1,566 0
3584 기타장르 지존록에서 갑자기 생각난 의문입니다. +2 Lv.1 야크트 04.05.25 1,402 0
3583 무협 표류공주... 무협속의 문학을 찾아서... +10 Lv.1 冬月 04.05.25 1,403 0
3582 기타장르 남해삼십육검을 읽다가 생각나는 단어들.... +8 Lv.47 空空 04.05.25 1,465 0
3581 기타장르 지존록을 다시 읽고 의문점 몇 가지.. +6 Lv.99 墨歌 04.05.25 1,383 0
3580 무협 무정지로.. +1 Lv.1 거루 04.05.25 756 0
3579 무협 초우님의 <권왕무적,녹림투왕> +6 Personacon 검우(劒友) 04.05.25 1,757 0
3578 무협 기문둔갑 3권을 읽다가 갑자기 문득 생각한... +3 Lv.1 쿤산 04.05.25 1,325 0
3577 무협 가인의 무정십삼월. +3 망연 04.05.25 1,372 0
3576 무협 무정십삽월을 읽으며... +2 Lv.1 風林 04.05.25 1,188 0
3575 무협 서효원님의 대자객교.... 잡담 내지 의문점 +8 Lv.10 狂風 04.05.25 1,446 0
3574 무협 백야의 태양의 전설 바람의 노래... +3 Lv.1 박정현 04.05.24 1,600 0
3573 무협 취운장을 읽고... +7 Lv.32 무협매니아 04.05.24 1,976 0
3572 무협 [감상]그림자무사 +6 Lv.8 프리미어 04.05.24 1,443 0
3571 무협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 +7 Lv.1 이문 04.05.24 1,265 0
3570 무협 '천산검로'를 읽고 +3 Lv.1 스트레이트 04.05.24 1,214 0
3569 무협 비적 유성탄 +5 Lv.34 천유향 04.05.24 1,384 0
3568 무협 유재용의 청룡맹을 읽고... +19 Lv.1 박정현 04.05.24 1,846 0
3567 무협 소림지사 +1 Lv.67 하한 04.05.24 1,443 0
3566 기타장르 밥그릇무협이여 오라! 一 +4 Lv.53 박람강기 04.05.24 1,290 0
3565 무협 귀면탈. +3 Lv.1 오승한 04.05.24 905 0
3564 무협 宗燐의 아미출사(峨嵋出師) +7 Lv.41 그해겨울2 04.05.24 2,104 0
3563 기타장르 최근에 읽은 것과 읽고 싶은 것과 읽고 싶... +2 Personacon 검우(劒友) 04.05.23 2,390 0
3562 기타장르 최근에 읽은 것과 읽고 싶은 것 +7 Lv.1 은하장주 04.05.23 2,006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