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렵게 어렵게 설서린을 빌려 읽었다. 하루에도 수차례나 책방 들락날락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 수록 조금씩 실망을 했다.
1~3권까지 느꼈던 흥분과 기대가 산산조각 난 것뿐이라면 암말도 안하겠는 데... 심지어 던졌다는... 물론 세게 안던지고... 또 중간중간에 딴 짓을 할 정도로. 그 정도로 실망했다.
나도 잘 모르겠는 데 읽으면 읽을 수록 짜증이 났다고 할까나? 물론 오늘 컨디션 때문에 그런것은 아니다. 오늘 아수라 3,4권 간신히 빌려서(이때동안 언넘이 연체했다;;) 봤다. 무쟈게 재밌게 읽었다. 집중도 80%이상으로...
그런데 대형설서린은 집중도가 발휘 안된다. 일단 작가 설봉님께서 대충 쓴 것 같기도 하고 너무 깐깐하게 본 것 같기도 하고... 하여튼 설봉 특유의 맛과 냄새가 별로 나지 않았다. 흡사 다른 어느 작가가 내용만 받아서 썼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로... 물론 이건 나만의 생각 일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재밌게 봤을 지도 모르고 설봉 특유의 느낌을 받았을 지 모른다..
또 주인공이 너무... 속된 말로 재수가 없었다. 왜냐면 주인공은 분명 엽수낭랑을 친구 정도로 보았다. 1~3편까지 쭉~. 옛 여인을 못 잊어 이때까지 친구에서 약간만 여자로 봤다. 근데 4편에서 좀 갑작스럽게 사랑 운운할 정도가 되었다. 자신의 무공도 너무 쉽게 전수해준다. 망설임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물론 보이긴 보였다. 근데 그건 망설임이라 하기엔 너무 미미했던것 같다.) 무조건. 사람 살리는 데 사부 니가 어쩔거냐. 이런식으로 해서 엽수낭랑에게 암흔사를 바로 전수해준다. 분명히 신검서생을 대할 정도보다 조금 나은게 충분했다. 그런데 너무 과분했다. 좀 심했다. 유화신공을 전수해주고 최대한 보살피는 것 정도로 되었을 것 같다. 너무 과분하게 친절했다. 아니면 엽수낭랑한테 전수해줄 때 신검서생도 전수 해줬어야 한다. 사람살리는 데 어짜라고 하면서. 진정 주인공은 여자는 사람으로 보고 딴 사람은 사람으로 안본다 이건가! 또 그전에 골인에게도 전수해줬어야 마땅하다!
그리고 또 주인공은 무공에 대한 갈망이 무공을 익히기 전가지는 많았던 것으로 안다. 그런데 어렵게 얻은 무공을 너무 쉽게 전수했다. 난 주인공이 그토록 착하다고 보지 않는다. 작가님의 잘못일런지 주인공이 그런 탓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재수 없었다는 건 분명하다. 지금 생각해보니 만무타배에게도 가르쳐 줄려고 했다. 솔직히 사람의 심리라는 게 자기 혼자 알면 누구에게도 가르쳐 주고 싶지 않을 것이다. 물론 제자에게는 모르는 것 까지 알아내어 가르쳐 주겠지만은... 물론 이것도 나만의 생각일런지 모른다.
이번 대형설서린 4편은 실망이 많았다. 3편까지 있었던, 내가 본 설봉님 유일한 작품이었었던 사신에서 느꼈던 예측불허의 상황. 그런게 4편엔 없다. 뻔히 예측하고 당연하다 싶을 정도로 뻔했다. 이거 담엔 이거겠지... 이게 들어맞고... 또 저거겠지...
아니 어쩌면 예측불허의 작품이란 건 없을 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가 말하는 예측불허의 작품들은 모두 우리에게 예측할 시간 조차 안 줄 정도로 우리를 끌어당기고 흥분시킨다. 이런 마음으로 읽다보면 예측이 불가능 해질테니까.
아무쪼록 설서린 5편에선 실망이란걸 산산조각 내고 흥분과 재미를 바라는 바이다.
ps. 좀 앞뒤가 안 맞고 그래도 용서를... 설서린 읽고 나니 화가나서 쓸 내용 생각도 안하고 즉각 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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