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표영매'가 출간되었습니다. 그리고 2년후 2002년에 '사신'이 출간되었지요.
2년간의 공백이 길다면 길다할 수 있고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데 저에게는 그다지 길다고 생각은 안 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국가로부터의 호출)으로 인해 무협에 그다지 신경을 못썼던 기간이었기 때문이지요. 1997년 데뷔이후 설봉님은 매년 2편씩 책을 내셨고 2000년만은 예외였습니다. 그리곤 휴식기 그리곤 또다시 2002년엔 '사신'과 '추혈객' 으로 우리곁으로 돌아오셨지요.
'사신'이 출간되었을때 많은 기대를 했습니다. 2년간의 기간동안 설봉님 특유의 준비과정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었지요. 그리고 결국 올 무협계 최고의 히트작 중 하나가 되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다른 출간작인 '추혈객'도 선을 보였습니다. 거기에 고무림에서 연재중인 '가령지곡'까지하면 올 한해만해도 설봉님의 작품을 3편이나 보게되었습니다. 그동안의 공백을 말끔히 씻겠다는 신념하에 열심히 활동중임을 보여주시는 것 같습니다. 독자들 입장에서야 설봉님의 작품을 많이 만나볼수 있어서 좋긴 하지만 걱정되는 점이 없는 것이 아니어서 몇자 끄적거려 봅니다.
'사신'과 '추혈객'을 비교하자면 전자는 대하사극같고 후자는 미니시리즈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2년간의 준비기간을 마치고 처음 선보인 작품이 '사신'이어서인지 몰라도 스토리와 등장인물이 다양하고 방대합니다. 시간의 흐름도 길게 잡으셨지요.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주인공의 성장스토리도 접목시키면서 내용을 길게 설정하셨지요. 반면에 '추혈객'은 등장인물도 한정되어있고 주무대도 '산동성'으로 한정되어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검문'이라는 단체를 주무대로 그곳에 속해있는 사람들의 암투를 그린 작품입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내용서술이 주인공 근처를 중심으로 이루어지지요. 가끔가다 '검문'내부를 비춰가면서 말입니다.
'사신'과 '추혈객'의 출간시점이 비슷해서인지 몰라도 두 작품을 쉽게 비교해볼 수 있는 작금입니다.
우선 챕터의 안배입니다. 지금까지 출간된 '사신'을 잘 보면 권수에 맞게 챕터를 구분했더군요. 1권은 1장부터 10장까지의 소제목으로 2권은 11장부터 20장까지의 소제목으로 등으로해서 각권마다 10장의 챕터를 넣고 출간되었더군요. 절묘하고 사소하지만 그만큼 작은 것에도 신경쓴 대목이 아닐 수 없는 부분입니다. 반면에 '추혈객'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물론 출판사마다 권수가 틀리다는 점도 알고 한권분량의 내용에 따라 권수가 달라진다는 것도 잘 압니다. 그러나 '추혈객'은 처움에 전8권으로 기획된 걸로 알고있습니다. 그러나 무슨 사정이 있어서인지 몰라도 4권 완간으로 끝을 맺었더군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졸속의 느낌이 약간 들었습니다. '사신'처럼 각권 10장의 소제목으로 안배를 해두었다가 급박한 사정으로 인한 내용 수정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하는 막연한 생각이 들더군요.
다음은 내용상의 유사점인데 '사신'에선 정보수집으로 개방과 하오문이 아닌 '살문'자체의 정보수집단체가 있습니다. 그리고 '추혈객'에서도 개방과 하오문이 아닌 새로운 단체의 정보수집으로 주인공외 주변인물이 도움을 받지요. 또하나는 '사신'의 소고는 사무령이 요원함을 알고 종리추에게 의탁하게 됩니다. 그때 종리추에게 가는 방법이 자기가 이끌던 단원들 나눠서 몰래 이동하는 방법입니다. '추혈객'에서도 주인공 일행이 몸을 잠시 숨길 수 있는 장소로 이동하는데 그때도 나누어서 몰래 이동하지요. 유사성이 보이는 대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 내용이 나오는 부분도 비슷한 시기에 출간되었지요.
위와 연관지어 보면 아무래도 줄지은 출간으로 인한 설봉님의 무리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에 '가령지곡'이라는 통신연재도 아울러 끼워넣고 생각해보면 내용상의 유사성이 보이는 것도 어찌보면 무리도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봉님께서 몸저 누우셨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안타까웠습니다. 2년간의 공백을 너무나 염두해두신듯 무리를 하신 듯 합니다. '가령지곡'을 1,2주정도 연재 못하실것같다는 맨트가 있은지 한달이 다 되어갑니다. 아직까지 새로운 내용이 안올라 오는 것을 보면 심하게 아프신게 아니신지 걱정이 됩니다. 만약 한달 간격으로 출간되는 '사신'이 이번달에 안 나온다면 설봉님의 건강이 심각하다는 반증이 되겠지요.
'약속을 확실이 지키는 방법은 약속을 안 하는 것'이라고 '추혈객'애서 설봉님이 밝히셨지요. 그러나 약속도 사람이 살고 봐야 하는 일이지요. 세상에 건강보다 소중한 것은 없는 법입니다. 너무 '약속'에 얽매이지 마시고 느긋하게 몸조리 잘 하시길 기원합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셔서 즐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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