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시하
작품명 : 여명지검
출판사 : 청어람
6권이 나왔고, 3권까지 읽었으면 그 글에 대한 생각은 어느정도 정리가 되는 법입니다. 3권에서 영사는 장안군선과 싸웠고, 전 여명지검을 놓아버렸습니다. 결국 놓아버릴 수 밖에 없었던 그 부분에 대해 말해보고자 합니다. 3권의 장안군선과의 싸움 부분입니다.
장안군선은 영사를 오늘 처음 봤습니다. 그리고 영사의 무공이 지나치게 높자, 패배를 인정하더군요. 그런건 아무래도 좋습니다. 주인공이라면 그 정도의 전개는 해야하니까요. 제가 인상을 찌푸린건 다음과 같은 이유입니다. 장안군선이란 자들의 됨됨이를 보자면, 뒤를 봐주기로 한 종대기가 죽자 복수도 아니라, 밥줄을 위해 찾아온 자들입니다. 우리 밥줄을 대주던 종대기가 죽었으니, 영사 네놈이 밥줄을 대라. 라는 식의 무력행사차 온 자들이었죠. 그런 자들이 자신들보다 무공이 높은 자를 만나서 무참하게 패했다고 "이 밤이 아름답지 않습니까?"라는 말에 매료되어 심장이 벌떡벌떡 뛴다는 게 독자로 하여금, 그 순간에 하나가 되어 함께 무협이라는 곳에서 살고자 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상황에 함께 있는듯한 감동을 줄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너무 심한 비유일지 모르지만, 파렴치한 색마가 여염집 여인을 겁간하러 왔다가 여인이 나그네로 오인하여 밥한끼를 차려주었다고 색마가 개과천선하는 것과..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야기가 옆으로 새겠지만 무적군림보라는 책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가진 적이 있었죠. 무적군림보라 그 책에서 소상과 화중선이 사막의 우두머리에게 공격을 받죠. 소상은 사막모래 속에 빠져 일순 죽은 것으로 나오죠. 소상을 좋아하던 화중선은 우두머리에 대한 적개심이 궁극을 향해 치솟았고, 행복을 앗아갔으니 목숨으로 책임지라는 식의 태도를 취합니다. 그러나 웬걸? 우두머리가 화중선의 조부로 밝혀지자 거기서 바로 "할아버지~!!" 이러더군요. 화중선도 생전 본 적도 없는 사람인데다, 그 전까진 소설에서 일언반구도 조부에 대한 언급도 없으면서..무적군림보라는 책도 여기서 손을 놓았더랍니다.
네, 그래요. 저는 이런 틈새를 완벽하게 메워주는 작가들만 좋아하나봅니다. 그래도 스토리,전개 좋을거면 사람까지 잘 그려주면 좀 좋습니까? 주절주절..
다시 여명지검으로 돌아와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작가가 사람을 그린다는 입장에서 본다면 주인공의 성격을 작가가 만들어가는 게 너무 글 속에서 드러난다는 생각입니다. 또 주절주절..
그리고..본 글과는 별개로..어떤 분이 "꼬맹이의 기방운영기"라고 혹평을 하시던데.. 솔직하게 말합니다. 조금 공감합니다. 기방이란 것이 후에 영사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치길래, 기방 운영에 대한 서술이 그렇게나 많은지요.
마지막으로... 개념 없는 무개념 꼬맹이 욕 먹을 각오 한번하고 한마디 올립니다.
꼬맹이 왈, "9의 소설을 10이라 포장하지말거라. 작가를 옹호한답시고 무작정 그 글에 대한 비평에 비난을 가하지도 말아라. 그 작가가 항상 9의 소설에서 머문다면, 그건 네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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