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홍정훈
작품명 : 월야환담채월야
출판사 : 파피루스
평어체로 씁니다.
월야환담 채월야의 주인공인 한세건은 사실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캐릭터이다.
한세건은 자신의 가족이 흡혈귀에게 살해당해 복수를 다짐하여 헌터의 길로 가게 되었다.
한세건은 솔직히 말하자면 "애"이다.
흡혈귀에게 살해당한 가족의 모습에도 슬픔을 느끼지 못한 자신을 경멸하며 존재하는 모든 흡혈귀를 말살하려는 한세건의 모습은 일견 "숭고해"보인다.
그러나 더 자세히 파악하며 한세건은 가족이 살해당했음에도 별 감정을 못 느끼는 자신이 싫어서 애써 그 대상을 흡혈귀로 돌려 그들을 사냥해 버린 것 뿐이다.
종국엔 그렇게 함으로써 죄책감을 덜려는 자신또한 혐오하며 흡혈귀와 자신을 공멸해 버릴려고 한 거다.
뭐 자신을 혐오하는 것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왜 애꿎은 흡혈귀를 그 대상에 포함하는냐?
이건 말하자면 내꺼 안 받았으니 니꺼 안 받아라는 무개념 논리와도 같다.
또 흡혈귀에게 살해당한 가족의 모습을 제대로 안 받아들이려 하면서 무조건 자가자신을 채찍질 하려는 그 모습또한 한심해 보인다.
가족의 죽음을 담담히 인정하여 열심히 살려고 노력을 해야지.
이건 마치 자기가 처한 현실을 받아들이기 싫어서 떼를 쓰는 소위 말하는 사회비적응능력자와 똑같다.
자기 자신에게만 그렇게 했으면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끼치는 그의 모습은 극단적인 이기주의자와 똑같다.
어설픈 정의와 신념을 내세우며 자기 하고 싶은 대로 깽판치는 이고깽들과 내꺼도 잘 못했고 니 꺼도 잘못했으니 다 죽자라는 한세건이나 다 똑같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런 한세건에게 강한 힘이 부여됐다는 것이다.
7살 어린이에게 총을 쥐는 것 만큼 위험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아직 정신적인 성숙을 격지 못한 한세건에게 이런 힘이 더해지는 것은 최악의 결과를 낳는다.
그리고 다 봤듯이 한세건은 자신과 함께 월야의 세계를 파멸시키려고 하고 있다.
이런 한세건에게 왜 사람들이 끌리는가?
첫번째로는 휘긴경의 맛깔나는 필력이다.
뭐니뭐니해도 작가의 생명은 필력이고 휘긴경은 사회부적응자인 한세건의 모습을 굉장히 사실적이고 섬세하게 표현했었다.
두번째는 한세건의 심리상태이다.
자기자신을 증오하며 종국에는 월야의 파멸을 꿈꾸는 한세건의 아름답기까지 하는 증오는 사람들을 절로 끌어드리게 만든다.
세번째로는 광기에 젖은 한세건과 역시 광기에 젖은 월야의 세계이다.
흡혈귀와 헌터,늑대인간과 마법사들이 살아가는 월야의 세계의 치명적인 유혹과 가시가 동시에 있는 그렇기에 빠져들수밖에 없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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