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명: 정령대공
작가: 권이백
현대에서 죽은 사람이 중세를 배경으로 하는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사람의 몸속에 들어가 양쪽의 기억을 모두 가지고 새로운 생을 시작하는 흔한 출발과정을 통해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제가 이 소설에 대해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글을 쓸때 최소한의 설정과 플롯이라도 짜놓고 글을 쓰기 시작해야 하는데 그냥 되는대로 죽죽 이어쓰다 보니 설정상의 오류가 너무 많습니다.
1. 주인공이 우연히 오크 한마리를 잡아 얻은 최하급 마정석을 10골드에 파는데 현실 세계의 가치로 1000만원입니다.(1골드=100만원)
그리고 나중에 주인공은 히로인과 2인 팟으로 2개월간 몬스터 사냥을 하는데 60개의 마정석을 얻습니다. 대략 하루에 하나 꼴이죠.
다른 부산물을 제외하더라도 하루에 최하 10골드 이상 한달이면 300골드 이상을 벌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중하급 정령사 히로인은 하급마법사로 파티의 능력치가 엄청나게 강한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나중에 다른곳으로 이주해서 산 땅의 가치가 300골드인데 평균 수준의 용병이 십몇년을 고생해야 300골드를 모을 수 있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그닥 강하지 않은 주인공과 히로인의 2인팟은 한달이면 거뜬히 모을 수 있는 돈인데 말이죠.
설정상의 구멍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 2권에서 주인공은 노예 13명을 1120골드 현실 가치로 11억 2천만원에 사들입니다.(인당 373골드)
무슨 절세미녀도 아니고 마법사나 정령사, 전직 기사급도 아닌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을 사들이는데 이런 황당한 가격이라니요.
작가의 설정에 의하면 노예 한 명 구입하려면 평균 수준의 용병이 20여년을 아끼고 모아야 가능하다는 겁니다.
이게 말이 안되는게 이런 가격이라면 모든 용병들이 몬스터를 잡는게 아니라 인신매매 등을 하는 노예상으로 돌변했을 겁니다.
당연히 노예 공급은 해가 지날수록 늘어날테고 가격은 폭락했겠죠.
아무 생각없이 그냥 되는대로 써나갔다는게 여기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어느 시대든 노예는 말 한필 가격의 약1/3~ 1/10 정도인데 작가의 황당한 설정대로라면 용병이 말 한필 구매하려면 적게잡아도 무려 60여년 이상을 모아야 가능합니다.
중세라 그닥 평균수명이 높지도 않을테니 작가의 구멍난 설정대로라면 평균 수준의 용병이 평생 돈 모아봐야 말 한마리 못사는 상황이라는 거죠.
이런 상황이라면 누가 몬스터 따위를 잡을까요.
인신매매 아니면 야생마나 잡으러 다니겠죠.
3. 주인공은 극한까지 정령력을 소모하면 정령력을 모을 수 있는 그릇이 커지는걸 우연히 본인만 발견해서(마법의 마나력 역시 동일)빠르게 성장하는데 이것도 말이 안되는 설정입니다.
극한까지 능력을 소모했을때 속칭 마나다운 같은 현상이 발생해서 다른 사람들은 능력이 고갈될때까지 사용을 하지 않는다는 등의 설정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런 리스크가 존재하지 않는데 다른 사람들은 발견하지 못한다는건 말이 안되죠.
길거리에 몬스터가 널려있는걸로 나오는데 리스크 없이 극한까지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면 위험하고 급박한 상황이 닥쳐왔을때 다른 정령사든 마법사든 전투 과정에서 당연히 바닥까지 능력을 소모했을거고 누구든 주인공이 발견한 팁을 찾아냈을 겁니다.
이 밖에도 설정 구멍이 너무 많아서 거슬리는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더군요.
글을 쓰려는 기본자세가 전혀 안되어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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