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건곤불이기를 읽고...

작성자
끌림
작성
08.06.04 10:42
조회
2,393

작가명 : 임준욱

작품명 : 건곤불이기

출판사 : 마술램프

<임준욱 작가님의 건곤불이기를 읽고...>

상통에서 뛰어난 요리솜씨를 지닌 숙수의 아들인 반통미.

그가 어렸을 적엔 그의 아버지는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힘이 쎄보였고 똑똑해보였다.

그러나 천하제일의 숙수가 되기 위해 난민들의 서식지인 하통에서의 아버지의 모습을 보게 되었을 때엔 자신보다 체구가 작은 사람에게 비굴한 표정을 짓는 아버지가 못미더웠다.

그런 나약한 아버지를 바라보면서 어떠한 도움도 줄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처량하게 느낀 반통미는 반드시 강한 무공을 익혀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꼭 지켜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굳게 결심한 통미에게 한 때 단지마도란 별호를 지닌 반나한이란 장년인을 사부로 모시게 되었다.

그렇게 반나한의 밑에서 무공을 일취월장하게 대성한 반통미는 장락방의 방주, 사철악의 딸인 사연홍과 원치 않은 결혼을 하게 되었다.

비록 내가 원했던 여운향과의 조우는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둘이 잘 어울려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이 결코 행복하지 많은 않았다. 강호의 이권 다툼 속에 장락방의 가주인 사철악이 숨을 거두고 황제지검을 노리기 위한 강호 세력들이 무자비한 살생을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반통미는 자신이 그토록 원하고 갈구했던 강력한 무인이 되었음에도 결코 그들을 무자비하게 죽일 수 없다는 미묘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 미묘한 기분을 느낀 반통미는 불현듯 사부인 반나한의 말이 떠올랐다.

“피는 피로써 푸는 것이 아니다. 오직 용서만으로 녹여 없앨 수 있는 것이다. 통미야. 인과응보는 자연히 그리 되는 것이지 네가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니라. 자비심을 잊지 마라. 스스로를 악귀로 만들지 말라.”

나 또한 반나한의 말을 되새겨보며 임준욱 작가님께서 책 표지에 적어 놓으신 말씀들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무협소설들의 소재가 대부분 주인공의 영웅 만들기에 그쳤던 것과는 다르게 건곤불이기의 주인공인 반통미를 세상 물정 모르고 날뛰던 어린 아이에서 앞을 바라보고 내다볼 줄 아는 어엿한 어른으로 만들어낸 것이 임준욱 작가님께서 이 책을 집필하신 이유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았다.

또한 사연홍의 뱃속에 있던 하나 뿐인 아이가 죽었을 때 침통해 하던 반통미가 끝내 사연홍에게 하소연을 퍼붓자 그의 아비인 반직이 통미의 뺨을 강하게 내리치며 했던 그 말.

“지금 그 누구보다도 마음이 아픈 사람이 누구더냐? 오직 홀로 삼 개월을 안아왔던 아이를 잃은 이가 누구더냐? 그 고통을 딛고 일어서야 할 아이에게 당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 오직 한 사람, 너의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이 때, 오히려 가슴을 후벼 파고 도려내? 이런 고약한 놈!”

평생 단 한 번도 아들에게 손찌검을 한 적이 없는 반직의 이 호통은 책의 제목인 건곤불이기란 말 뜻 그대로 남편과 아내는 둘이 아닌 하나인 것임을 가슴 속 깊이 깨닫게 해주는 장면들이었음은 분명했다.

이렇듯, 건곤불이기란 책은 광대한 중원 대륙을 질타하는 영웅의 모습 보다는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부딪힐 수 있는 소소한 갈등과 해법들을 장르적 특성에 비추어 알맞게 버무려 놓았다.

때로는 흥겹고, 때로는 슬프고도 처량한 평범한 우리들의 삶의 모습을 임준욱 작가님은 반통미란 주인공을 통해 조금이나마 해소해 보고 싶으셨던 것은 아닐까?


Comment ' 5

  • 작성자
    Lv.39 둔저
    작성일
    08.06.04 10:59
    No. 1

    건곤불이기에 가장 큰 불만은...
    표지글입니다. -_-;;
    조폭 마누라 길들이기라니...
    더구나 하필이면 소연홍의 그 속옷 발언이...

    언뜻 그거만 보면
    평범한 주인공이 조폭 여두목 혹은 그 딸의 속옷을 보게 되어서 결혼하게 되고 노력해서 난폭한 아내를 길들이는 그런 내용인 줄 알 것 같다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끌림
    작성일
    08.06.04 11:07
    No. 2

    ㅋㅋㅋ 저도 처음에 표지 보고 나서 제목과 상반되는 내용인 줄 알았다죠.ㅋㅋ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2 always
    작성일
    08.06.04 13:45
    No. 3

    좋은 작품에 대한 좋은 감상글이네요..마음을 울리는 글들은 중독성이 강합니다.ㅋㅋ 언제쯤..가실련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아웨
    작성일
    08.06.04 19:29
    No. 4

    건곤불이기.
    강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마환
    작성일
    08.06.06 08:16
    No. 5

    작가이름에 임준욱이라고 안써있었으면 저도 뒷면 표지글만 봐서는 손도 안댓을거 같은 책이었죠. ;;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9891 무협 숨겨진 보석같은글 녹림화선을 읽고^^ +3 Lv.19 울베린 08.06.14 2,110 0
9890 무협 생사박과 대도오 +4 Personacon 황윤 08.06.14 1,799 1
9889 무협 대자객교를 읽고... +11 끌림 08.06.13 2,824 12
9888 무협 고검추산 10권 (미리니름 있음) +6 Lv.1 홍련2식 08.06.13 2,611 1
9887 무협 검은여우, 난 무림인이다를 보았습니다.(네... +7 Lv.5 호라이즌 08.06.13 2,632 0
9886 무협 적포용왕 -김운영 +6 Lv.3 방랑신 08.06.12 2,337 0
9885 무협 오랜만에 느껴보는 몰입감 - 숭인문 +2 Lv.31 보스앙 08.06.12 1,608 0
9884 무협 진가도! 두둥 +3 Lv.4 천상용섬 08.06.11 2,898 2
9883 무협 진가도 5권 Lv.39 둔저 08.06.11 2,348 3
9882 무협 화산질풍검 +7 Lv.1 올해는끊자 08.06.10 2,262 1
9881 무협 서정호님의 <불가살이> 2권을 읽고 (... +3 Lv.16 쭌님 08.06.10 1,080 0
9880 무협 으아 재미있다 천봉무후 이제보왔던 코믹은... +10 Lv.63 고독천년 08.06.10 3,623 2
9879 무협 '곤륜'에 대해서 이견을 제기하다 +19 Lv.79 노을1 08.06.10 3,237 3
9878 무협 천선문(미리니름 有) +2 Lv.13 얼음꽃 08.06.10 1,290 1
9877 무협 적포용왕을 읽고,,, +7 9차원소년 08.06.10 1,778 0
9876 무협 기검신협을 읽고 +1 우형4321 08.06.09 1,354 0
9875 무협 감격적 내용 흑검 완결편. +4 Lv.1 차단 08.06.09 1,966 1
9874 무협 한상운과 최씨 ; 무림사계, 특공무림 +6 Lv.22 디페랑스 08.06.09 2,719 8
9873 무협 지존석산평전 4권 +1 Lv.87 귀영자 08.06.09 1,741 2
9872 무협 검은여우 7권 (미리니름 몇그램) +7 Lv.14 Dainz 08.06.09 2,438 0
9871 무협 놀라운 천리투안 +11 Lv.60 코끼리손 08.06.08 3,097 0
9870 무협 무협추천부탁드릴게요~ +12 Lv.51 류둥꾸 08.06.08 2,823 0
9869 무협 화산검종의 사패주와 사대마종 +5 Lv.18 gr**** 08.06.07 2,955 2
9868 무협 풍사전기 뒷표지의 사절의 무력 +15 Lv.18 gr**** 08.06.07 4,027 2
9867 무협 곤륜1권-중국무협 +7 Lv.1 천비류 08.06.06 2,398 1
9866 무협 진호전기 4권을 읽고 +2 Lv.3 밝은날 08.06.06 1,929 4
9865 무협 혈염도를 읽고 +3 9차원소년 08.06.06 2,539 0
9864 무협 호쾌한 정통무혐 '흑도영웅' +7 Lv.10 호문 08.06.04 3,630 7
» 무협 건곤불이기를 읽고... +5 끌림 08.06.04 2,394 2
9862 무협 천봉무후 오랫만에 보는 코믹 무협의 진수 +10 Lv.89 아무르 08.06.03 4,542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