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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객교를 읽고...

작성자
끌림
작성
08.06.13 19:06
조회
2,823

작가명 : 서효원

작품명 : 대자객교

출판사 : 영상노트

<대자객교를 읽고...>

한국무협의 역사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가는 여러 명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서효원 작가는 특히,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다.

시한부의 인생을 살면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불안감과 공포감 속에서 그가 쓴 무협소설만 하여도 천여 권에 달하는 만큼 그가 이룬 업적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이렇듯 대단한 업적을 남긴 서효원 작가의 작품 중에서 대표작인 대자객교를 읽었다.

책을 읽기 전에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과연 내가 죽고 나서도 나의 글을 즐겁게 읽어 줄 독자들이 지속될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대자객교가 1981년에 처음 출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재출판 되고 있는 점이 한편으로는 부러웠기 때문이었다.

대자객교를 읽으면서 느낀 점은 우선, 서효원 작가의 글 쓰는 스타일이 요새 나오는 신무협 스타일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었다. 그만의, 특유의 짧은 문장과 배경 묘사는 거의 없고 스피디한 사건 전개, 그리고 반전을 거듭하는 플롯 등이, 서효원 작가의 대표적인 문체 스타일이었다.

또한, 주인공의 무공이 무척이나 강하다는 것이 특징이기도 했다.

언뜻 보면 먼치킨류에 속할 수 있을 정도로 주인공인 이혈릉의 무공은 거의 신급에 가까웠다.

하지만 결국엔 주인공이 승리에 대한 얻은 것은 기쁨이 아니라 견디기 힘든 허망함을 느낄 뿐이라는 점이 요즘에 출판되는 먼치킨류와는 명백히 다르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주인공의 삶과 작가 서효원의 삶을 결부지어 본다면 시한부 생명으로 인한 고뇌가 그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재료이자 이야기를 그려내고자 하는 목표였던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주인공을 절세미남에다 무공 또한 천하무적으로 그려내 자신의 고통스런 삶을 벗어나보고 싶은 욕망을 글로써 대신 표출해내고 싶었던 작가 서효원은 수많은 소설들을 써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자신은 시한부 인생으로 한 줌의 흙이 되어버린 안타까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독자들의 취향 또한 다양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서효원 작가의 책은 아직까지도 재 출판되어 기존의 독자들에게는 아련한 옛 추억의 향수를, 새로운 독자들에게는 오래된 고금서적의 흥취를 맛볼 수 있게 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삶이 안타까운 삶만은 아니라는 것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이제는 고인이 되어버린 작가 서효원은 떨치고 싶어도 떨쳐버릴 수 없는, 오래된 그러나 전혀 낯설지 않는 죽마고우 와도 같은 사람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Comment ' 11

  • 작성자
    Lv.1 국어사랑
    작성일
    08.06.13 20:50
    No. 1

    감상문 정말 잘 읽었습니다
    근래들어 이토록 깔끔한 글은 오랫만에 보는 것 같네요
    서효원 작가의 작품은 나중에 시간이 나면 꼭 읽어봐야 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Y-H
    작성일
    08.06.13 21:35
    No. 2

    대자객교 보면서 ... '구무협이 이런거구나...'하고 느꼈습니다.
    그야말로 킹왕짱....이더군요. 솔직히 보면서 조금 실망했었는데,
    결말부에 가서 왜 대자객교가 여태까지도 사랑받는 명작으로 남는지 알게되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4 미련한未練
    작성일
    08.06.13 21:43
    No. 3

    중학교 때던가 서효원님의 실명대협과 대자객교를 읽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때 느꼈던 감흥을 잃어버릴까 다시 읽기가 부담되기도 하네요.
    하지만 감상글은 정말 뺄 것도 없고 더할 것도 없이, 완벽한 S라인을 보는 것 같습니다. 작품과 감상글 모두 강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1 모르봉
    작성일
    08.06.13 23:55
    No. 4

    서효원님 작품은 제가 아마도 빼놓은 작품이 없을 정도로 다 읽었습니다. 그리고 재독, 삼독한 작품도 꽤 됩니다. 그 분의 작품은 일정한 틀에 박히긴 했지만, 읽으면 뭔가 정화되는 기분이 들고는 해서 많이 읽었더랬죠. 사실 그 당시에는 그분만한 글쟁이가 별로 없었어요. 요즘은 많이 훌륭한 작가들이 많지만, 그 당시에는 안타깝지만 장르문학이 좀 천시받는듯한 시대라서..ㅎㅎㅎ

    오랜만에 소효원님에 대한 감상문이라서, 저도 주절주절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1 모르봉
    작성일
    08.06.13 23:57
    No. 5

    아..그 당시에 냉하상 작가님의 글도 상당히 괜찮더군요. 물론 금강님 작품도 상당한 수작에 속하죠. 그 외에도 몇분 더 계신데, 이름이 기억이 나지를 않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단군한배검
    작성일
    08.06.14 00:19
    No. 6

    서효원 불세출의 작가죠
    시대를 풍미한 작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베로
    작성일
    08.06.14 00:29
    No. 7

    정말 좋은 감상문이네요~
    얼마전에 서점에서 대자객교 보긴 했는데
    구매하고 싶어지네요!
    그분만이 그려냈던 강자들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SayLove
    작성일
    08.06.14 01:40
    No. 8

    서효원 작가님이 1000여권을 남겼다고는 하지만 당시 무협지는 조그마한 책으로 7권이 한질 아니었나요? 대략 128종을 쓰신걸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대단하기는 하지요...참,실명대협과 실명마제는 이어지는 소설이죠, 갑자기 기억이나네요, 지금 다시 봐도 볼만하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SayLove
    작성일
    08.06.14 01:51
    No. 9

    제가 듣기로 서효원 작가님이 정말 대단한건, 그 당시 이름 있던 작가들 중 모든 작품을 직접 혼자 쓴 작가는 서효원님이 유일했다고 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0 외로운남자
    작성일
    08.06.17 01:29
    No. 10

    서효원님의 글들을 예전에 꽤 읽었고, 12,13년전쯤 대자객교도 재간되어나왔을 때 대표작이라는 말에 혹해서 구입했었지만, 개인적으로 후회만 했었죠.....넘 오래전이라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당시 무협지시절 다작 및 인기가 높은 네명의 작가들(사마달, 와룡강, ?) 중 한명이 서효원님이었습니다. 서효원님의 글과 대화체가 상당히 독특했는데, 전 그게 무진장 싫었죠....^^; 지금 읽는다고 해도 좋아지지는 않을 듯싶네요...시한부 인생을 삶면서 글을 쓴 것이 대단하기는 하겠지만, 그것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높게 평가받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개인적인 의견으로는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張秋三
    작성일
    08.07.06 15:50
    No. 11

    재밌어 봐라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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