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 작가님은 태극검제의 선입견이 박혀서
그렇게 인식이 좋은 작가는 아니었습니다.
후속작이었던 혈왕 또한 무리한 진행과 도덕성으로
인해 극과 극의 평가를 받았구요.
헌데 워낙 볼 게 없어서 심심파적으로 집어든
천리투안이 이렇게 큰 만족감을 줄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출간주기가 긴 것도 이해가 갑니다.
이 정도 질이라면 단 시간에 써내리기 힘든 것이 당연하죠.
무협이지만 주는 소호와 머리 좋은 책사들의
수읽기와 자랑하기가 대부분이지만
머리가 굵어져서 그런지 이런 면도 재밌더군요.
게다가 그런 수 읽기를 아무나 묘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주인공이 지나치게 강하지 않아 긴장감이 있고,
검후라고 하는 목표도 투쟁심을 부추기고 있구요.
무엇보다 복수라는 진부한 주제를 신무협에 어울리는
내면성찰을 통해 진중하게 그려나가는 점이 아주 좋습니다.
중간중간 머리싸움 때문에 호흡이 느려지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나무랄 데 없는 수작이라 생각합니다.
과연 태극검제 작가분이 맞는지 궁금할 정도죠.
극악에 가까운 출판주기만 단축할 수 있으면 좋을텐 데...
제 작가리스트에 조용히 박찬규님을 올리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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