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카마치 카즈마
작품명 :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21권
출판사 : 대원씨아이 NT노벨
10월 30일. 제3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지 11일이 지났다. 세 명의 소년들은 각자의 생각을 감춘 채 불타오르는 러시아를 달리고 있었다.
전 ‘아이템’의 심부름꾼 하마즈라 시아게는 타키츠보 리코를 치료하기 위해 바쁘게 뛰어다니지만 실마리는 찾을 수가 없다. 열쇠는 전 ‘하느님의 오른쪽 자리’의 성인 아쿠아와의 만남.
최강의 레벨 5(초능력자) 액셀러레이터(일방통행)는 가장 약한 호적수와의 교전을 거쳐 엘리자리나 독립국 동맹으로 이송되었다. 아직 라스트 오더를 구할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열쇠는 마술이 기록되어 있는 수수께끼의 양피지.
그리고 카미조 토우마는 마침내 피안마와 만나지만, 피안마가 카미조의 사정을 봐 준 데다 카미조는 피안마를 놓치고 만다. 아직 인덱스를 원래대로 되돌릴 수는 없다. 열쇠는 ‘천사’라고 불리는 다른 차원의 존재.
서로 다른 세 사람의 마음을 감추고 과학과 마술이 교차할 때, 이야기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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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을 평가할때 "입으로 싸우냐.", "싸우는데 말이 뭐 그리 많아."라던가 하는 불평불만들을 늘어놓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정작 금서목록에서 말이 사라져버리면 무진장 재미없다는 걸 17권에 이어 다시금 느꼈습니다.
후방의 아쿠아나 우방의 피암마, 학원도시의 전투부대와 러시아 군, 현계에 강림한 대천사 가브리엘과 과학으로 만들어낸 천사 퓨즈 카자키리, 영국 왕녀님과 프랑스의 성녀님, 엑셀러레이터와 미사카 워스트, 카미조 토우마, 미사카 미코토 등등 올스타전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엄청난 스케일의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온갖 파워벨런스는 쌈 싸 먹은 전투 장면들과 급박한 음모, 작전, 그 작전을 파괴하기 위한 싸움들이 이리저리 긴박하게 돌아가는데.
거기에 얽힌 사람들의 목적이 확고하고,
세 명으로 늘어나버린 주인공이란 건, 즉 카미조 하나 뿐이었던 '작품 세계에서 궁극적으로 옳은 정의'가 3개로 늘어났다는 것. 뿐만 아니라 다른 이때까지 그들에게 설득당해 온 사람들이 전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작 중에서 '설득'은 사라지고, 이제 전력을 부딪히는 일만 남았거든요.
그래서 이제 '싸움' 자체는 망설임이 없어요. 전력전개에요.
그런데 왠지 궁극적으로 재미가 없습니다. 막대한 적의 힘과 거기에 도전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쳐 각기 다른 방향에서 '적'을 부숴버리는 그 연출은 확실히 뛰어납니다만,
가슴을 끓어오르게 하던 카미조의 말이, 엑셀러레이터의 비장함이, 하마즈라의 처절함이,
그 무엇도 제대로 발휘되지 않은체, 오히려 작품의 힘이 세개로 분산되어버린 허무한 감각.
표지를 장식하고 계시는 무기노양은 마지막 페이지에서야 등장해 주시고... 뭐 원래 한권으로 나오려던걸 너무 두껍다고 21,22 두권으로 분권한 거라니까 어쩔 수 없나요.
하여간 금서목록은 어리석은 이상론을 우직하게 밀어붙여서 쓰러져도 일어나고 지옥 밑바닥에서 기어올라오고, 보잘것 없는 자가 정상을 쓰러트리는 그 '정신력'의 힘으로 재미를 주는 거니까. 그런 정신력의 힘 없이, 문장과 설정의 힘만으로는 아무래도 '옛 대작'에는 밀리는 감이 있다는걸 다시금 깨닳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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