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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
11.01.23 19:52
조회
1,258

작가명 : 미카게 에이지

작품명 : 공허의 상자와 제로의 마리아 2권

출판사 : 서울문화사 J노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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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의 나날들이 지나간 끝에, 다시 호시노 카즈키 앞에 나타난 오토나시 마리아. 그러나 둘이서 보내던 평화로운 시간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카즈키 주변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보낸 기억이 없는 고백의 메시지, 단절되는 기억. '자신이 아닌 자신'이 일으키는 사건, 사체. 그리고 휴대전화에 남겨진 선전포고.

『나는 널 부술 거다. 네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전부 부술 거야. '상자'를 손에 넣은 나는, 네게서 모든 것을 뺏을 수 있어.』

'소유자'가 카즈키를 상대로 가지는 <악의의 이유>와 <소원>이란?

긴박감 넘치는 2권.

------------------------------

1권은 끝없이 반복되는 '이틀 간'의 이야기라면, 이번에는 골든위크(일본의 5월 1일부터 시작되는, 약 일주일간 계속되는 연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1주일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루프물'이라는 장르는 1권으로 끝났지만, 이번에는 역으로 '시간제한'을 두는것으로 인해 긴장감을 유지. 작품의 스릴러적인 특성을 잘 살렸지요.

호시노 카즈키는 자기 자신이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행동하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또한 그 시간 사이에 자기가 한 행동에 의해 매우 큰 낭패에 빠지게 되지요.

그리고 이윽고 알게 된 진실. 이번 '상자'의 소유자의 목적은, '호시노 카즈키'가 되는 것. '신체 강탈'. 그것이 이번 사건의 정체.

2만번이 넘는 '이틀 간'을 반복해 왔던 '오토나시 마리아'와 함께, 이번에는 호시노 카즈키라는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소유자'에게 어떻게 대항할 것인가... 라는 박진감과 극적, 충격적 반전이 넘치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

이전 권에서 꽤나 혹평을 받았단 컬러삽화와 내지 일러 문제도 해결되었습니다. 컬러 일러 수준이 상당히 올라가서 인물들의 매력을 듬뿍 뿜어내 주고 있고, 내지 삽화도 드문드문 들어가 있어요.

********

그렇지만 그건 상관 없어요.

아니 이보세요 작가양반. "루프 속에 있던 일들은 감정이 상실되어 실감이 나지 않는다."니. 그렇게나 정신이 붕괴될 정도로 압도적인 감정의 폭풍이, '기억 나지 않는다'니. 가슴 깊숙한 곳까지 아릿하게 하고, 미칠듯한 '아픔'을 뚫고 가까스로 손에 넣은 '빛'을.

그걸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처리해버리다니요.

솔직히 1권을 읽은 뒤, "뒤를 읽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 이유는 각 캐릭터들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진전될 것인가. 라는 이유가 컷습니다. 수만번의 루프를 반복하며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카즈키와 마리아. 그리고 모리와 그 외 친구들이, 앞으로의 '일상'에서 펼쳐질 그 이야기를 기대했습니다.

물론 이 책은 미스테리 서스펜스 스릴러 판타지니까 '일상' 묘사로 이야기를 채울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카즈키와 마리아가 겪어온 '거절하는 교실'은 그 둘 사이에 그 누구도 깰 수 없는 굳건한 '신뢰'를 구축했다고 전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 소개와 컬러 일러스트의 '고백' 장면을 보고 엄청나게 가슴이 끓어올랐어요. 초반에만 해도 소위 '아수라장' 시츄는 분명 캐릭터들에게는 가혹했겠지만, 전 그때까지만 해도 이 작품을 즐기고 있었는데....

"기억 안난다."라니.

배신이라니.

야이 호시노 카즈키 XXXXXXXXXXXX <-(자신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심한 욕을 넣어 주세요)!

후반 이후 회복하긴 하지만, 앞 권에서 쌓아온 '감정'의 결실을 한순간에 리셋해버리다니, 작가에게 순간적이지만 살의를 품을 뻔 했습니다. 그 살의는 작가가 아니라 주인공에게 돌아가긴 했지만요.

아무리 작 중 캐릭터들에게 끊임없이 상처를 주고, 괴로운 선택을 강요하고, 가혹한 상황에 몰아붙이는 그 자체가 매력인 '공허의 상자~'라고 해도, 그걸 주인공에게 저런 식으로 주는 건 아니잖아요. 이건 독자의 기대도 상처입히는 처사 OTL

그 때문에 상처입은 마리아님(오오)께서 역으로 카즈키를 몰아붙일때는 저도 같이 신나게 카즈키를 깠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역시 카즈키가 아니라 빛나는 오토나시 마리아님이라는 것을 느끼면서. 오오. 마리아는 빛이 나요.

******

막판에 나타난 '제로'는 1권에 비해 더 재수없는 놈이 되었더군요. 그 시점에서 '그 모습'을 선택에 나타난 것 자체가 사건 인물 전체에 걸쳐 철저하게 계산되어 '이 놈은 재수없는 놈이에요'라고 들이대는 것 같아서, 1권보다 훨씬 편하게 '빌어먹을 악당'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제로'의 캐릭터 자체는 더 강화된 듯 합니다.

******

막판에 상자로서의 '오토나시 아야'와 인간으로서의 '오토나시 마리아'를 구분하는 장면은 개인적인 입장으로서 조금 애매. 1권에서 약한 모습의 '마리아'가 루프를 거쳐 '아야'로 완성된 그 늠름한 모습 자체에 반한터라, 제가 좋아하는게 '아야'인지 '마리아'인지 햇갈리게 되었습니다. 뭐 어느쪽이든 상관 없을지도 모르지만.

******

주인공에 대한 욕을 곱씹으며 읽기는 했지만 이번에도 책 자체는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1권보다 이야기의 매력과 흡입력은 떨어지지만 작 중 인물에게 '상처'를 강요하는 이런 가혹한 이야기를 수준급으로 전개해 나가는 건 역시 마음에 들어요.

무엇보다 마지막 한 페이지! "엉?"하는 소리와 함께 3권을 기다릴 수 밖에 없게 만드네요. 그 전에 펼쳐진 아수라장 러브코미디 전개에 긴장을 풀고 편한 웃음을 짓고 있었는데, 역시 연속반전으로 먹고 사는 책 답습니다. 끝까지 방심을 못하겠군요. 다음 달 출간목록에는 없던데 이거 애 좀 태우게 생겼습니다.


Comment ' 6

  • 작성자
    Lv.1 달빛물방울
    작성일
    11.01.23 23:07
    No. 1

    셸민님 감상글 읽으면 왠지 지르고 싶어요....
    머랄까 지르고 싶은 욕구를 자극 한다고나 할까용 음...
    셸민님 노벨 한번 도전 해 보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墨歌
    작성일
    11.01.24 09:02
    No. 2

    구매목록이 늘었네요.
    추천대로 1권은 매우 만족스러웠는데 과연 2권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일
    11.01.24 19:37
    No. 3

    달빛물방울님//제가 감상문 쓰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읽는 사람이 그 책을 읽고싶어 지게끔... 이란 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2 한신0
    작성일
    11.01.24 23:43
    No. 4

    지르고 감상문을 읽어봐야겠습니다.(후다닥)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버터도넛
    작성일
    11.01.26 18:31
    No. 5

    아...사야되는구나

    생활비가...생활비가아아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2 한신0
    작성일
    11.02.07 12:49
    No. 6

    보고 왔습니다^^ 추천을 날립니다 =_=
    마리아는 역시 오토나시 아야로서의 모습이 한없이 매력적인 듯 +_+
    후속권에서 모기가 복귀할 듯 하니 본격적으로 삼파전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네요. 제로도 마리아에게 너의 최대의 적은 역시 모기 카스미라고 인증해주었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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