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고대-중세무기에 대해서는 많은 환상이 존재합니다. 강철을 베는 명검이라든가, 던지면 미사일처럼 적을 자동추적해서 맞추는 어검술이라던가, 갑옷을 절단하고 사람을 10미터를 날려버리는 대검이라던가 말이지요.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들 중의 하나가 플레이트 아머에 대한 방어력과 무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흔히 플레이트 아머라고 하면, 현대인들의 절대다수가 창이나 칼로는 절대로 침범할수 없는 최강의 갑옷이고, 어떠한 무기로 후려쳐도 기스 하나 안나는 절대로 이길 수 없는 무적의 갑옷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그런 것처럼 무게에 대해서도 80kg, 100kg라는 거짓말이 진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만, 일단 오늘은 플레이트 아머의 방어력과 그 특성의 진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플레이트 아머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중 하나가 도검이나 창의 공격을 받고도 그 형태도 변하지 않은 채로 멀쩡할수 있다는 것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플레이트 아머의 든든한 모습을 본다면 그 말이 정말인것 같습니다. 강철로 만들어진 번쩍번쩍 빛나는 갑옷을 보자면 보기만 해도 압도당하고 손으로 툭툭 쳐 보아도 정말 포크레인이 아니고서는 기스조차 낼수 없을 정도로 그야말로 절대 무적이라는 말 이외에는 달리 설명할 말이 안 나올 만큼 강력해 보이지요.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플레이트 아머는 생각보다 얇습니다. 현대인들의 경우 플레이트 아머의 두께가 대략 1cm정도 혹은 그 이상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만, 실제 플레이트 아머의 두께는 대체적으로 1.51mm, 2mm를 넘는 정도이며 15세기 밀라노식 갑옷에 간혹 장착되고는 하는 왼쪽 방어용 강화 파트인 가드브레이스(Guardbrase)를 장착해야 겨우 4mm정도에 달하게 되고 실제 가드브레이스를 장착하는 부분은 왼쪽 어깨와 팔 부분에 국한되므로 실제 플레이트 아머의 두께는 그다지 두껍지 않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더 두껍게 하지 못하는 것은 1.51mm이상의 두께로 일반적인 플레이트 아머를 만들다면 그 무게는 35kg는 가뿐히 넘습니다. 과연 이무게를 착용하고 인간이 얼마나 오래 움직일 수 있을 까요?
플레이트아머의 방어력은 철판의 두께가 아니라 강철의 특성과 열처리에 있습니다. 흔히들 강철은 단단하면 단단할 수 록 좋다고 생각하는데 강철이 너무 단단할 경우 일정이상의 충격을 받으면 깨져버립니다.
가뜩이나 철판도 얇은데 그것이 깨져버리면 착용자는 엄청난 치명상을 입습니다. 이럴경우 충격을 받으면 살짝패여서 흡수하는 것이 착용자를 보호하는 길입니다. 유럽의 장인들은 이것을 열처리를 통해서 강철에 이런 특성을 부여했습니다. 그리고 일정한 무게의 철판을 사용하면서 방어력을 최대한으로 하기 위한 장인의 노력은 이것만이 아닙니다.
갑옷을 단순히 평면으로 만드는 것보다 전체적으로 둥글 둥글하게 하여 충격을 전체적으로 분산시키는 라운드타입과 철판에 홈을 돌출시키는 방법으로 충격을 분산하는 고딕타입 이 두 타입으로 대변되는 구조강도방법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고딕타입 갑옷으로 미사글리아 갑옷이 있습니다. 미사글리아 갑옷의 경우 갑옷에 전체적으로 홈을내어 방어력은 그대로 유지하며 무게를 최고 5kg 줄이는 획기적인 갑옷이었습니다.
그 다음 피탄경사각을 이용한 방법으로 쉽게 이야기해서 갑옷의 각도를 교묘히 설정해서 공격을 흘리도록 하는 것입니다. 흔히 경면처리라고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리 철판이라도 이렇게 얇으면 정통으로 화살을 맞을 경우 맥없이 뚤립니다. 그런데 이런 약점을 이런 경면처리를 통해 화살을 흘리면서 착용자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뭐 결국 이런 시도도 화기의 발전과 그 이전의 장창병과 장궁병등의 전술적 변화로 인해 퇴색 되었지만 그래도 플레이트 아머에 발전은 르네상스까지 가는 상당히 질긴 생명을 자랑합니다. (그만큼 방어력에 있어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괴물갑옷입니다.) 위에 사진중 위에 것은 라운드 타입 밑에 것은 고딕타입입니다. 고딕이 좀 날렵하고 더 멋있죠... 그런데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는 라운드타입이 많이 나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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