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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원의 가치.

작성자
Lv.4 임재영
작성
07.11.29 14:22
조회
2,469

오늘은 이 한편으론 심도 깊고 한편으론 어이없는 800원의 논쟁을 말하고자 한다.

나는 책을 정말 좋아한다.

하루 24시간 중 책을 손에서 놓는 경우는 18시간 정도다. 물론 그 18시간에서도 바로 옆에 책이 있는(소장이 아닌 보기 위한 대기) 시간이 10시간쯤 되는 것 같다.

지난주에 40만 원가량의 책(그간 살까말까 고민하던.)을 지르고 손에 들어왔을 때의 뿌듯함이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나는 그중에 '퍼언 연대기'를 말하겠다.

일단...

지루하다.

내용상의 이렇다 할 특별함도, 문장상의 대단함도, 특출난 세계구성도 아니다. 그저 평범하고, 번역 판타지답게 지루하다. 아마 이 글을 문피아에 연재했다면, 1편과 2편의 연독률은 10%에도 채 미치지 못했으리라 생각한다.

여기에서 800원의 가치가 결정된다.

만약 내가(책을 이렇게나 좋아하는) 그 책을 빌려왔다면 나는 이 책을 보고 있을까? 아니다. 지루함을 참고 볼만큼의 가치를 부여하긴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면 반납을 하며 '이거 정말 재미없네요.'라고 말을 했을 것도 분명하다.

그렇다면 그렇게나 많은 상을 받았다는 퍼언 연대기는 '800원의 가치도 못하는 책.'이 되고 만다.

개연성도 후지고 재미도 없는...

하지만 난 이 책(전3권)을 사기 위해 40,000원 가까이의 금액을 투자했다. 800원의 가치를 생각하며 버리지 못한다.

그래서 꾹 참고 읽었다.

지금 1권이 끝나가는데 '돈'이 아깝지 않다.

물론 '강추'라거나 '보세염.'은 아니다. 그냥 '나쁘진 않네.' 정도이다. 1권의 가격은 12,800원. 페이지는 520페이지, 중간중간 버리는 페이지를 빼면 490페이지쯤 된다.

돈은....

아깝지 않다.

단지 800원의 가치를 생각했을 때, 그렇게나 아까웠던 돈이 12,800원이 되니 이거 꽤 재미 있다.

명작들은 대부분 이런 식이다.

군림천하가 재미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지만, 개인적으로 난 군림천하가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그냥 지루한 무협이다. 그 안에서의 깊이를 논하려 하지 말길 바란다. 나 역시 독서의 깊이는 누구에게도 꿇린다 생각하지 않으니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군림천하는 '800원' 가치의 군림천하다. 아마 내가 군림천하 전질을 구입하고 있다면 퍼언 연대기와 마찬가지로 아깝지 않다 생각하고 또 명작이라고 생각할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게 800원을 지급한 군림천하는, 800원 가치를 못한 책에 불과했다. 이건 사실이니 굳이 날 비꼴 이유는 없다.

좋은 책?

800원 내고 빌려보며 좋은 책을 운운하는 것은, 이미 극단적인 자기만족에 불과하다고 말하겠다. 800원 가치의 좋은 책이란, 그저 재미있으면 된다. 그냥 그 순간 만족하면 된다. 취향에 맞으면 된다.

시사성?

작품성?

서사성?

뭐가 중요한가? 그냥 내가 보는 이 순간이 즐거우면 되고 그것이 끝나면 기억에서도 사라진다. 이게 바로 800원의 가치다.

800원을 지급하고 800원의 기대를 하고 보기에, 10,000원의 가치가 있는 책이 800원 가치의 기대에 부흥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10,000원 가치의 기대로서 800원 가치의 책을 보며 만족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누구의 수준이 높고 누구의 수준이 낮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냥 '가치의 기준'이 다를 뿐이다.

지금은 취향이라는 말로 왜곡되었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 그것은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의 기준차이다.

그렇기에 문피아 감상란이나 비평란에 보면 가끔 어이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어떤 사람은 800원 가치로서 '감상'을 했고, 어떤 사람은 10,000원의 안목으로 '비평'을 했다. 전자는 아예 빌려보았고, 후자는 사서 보았다.

작가에겐 어떤 독자가 좋을까?

당연하게도 그 '가치의 기준'에 부합되는 독자가 좋다.

좋은 책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작가에겐 후자가, 대여점용 책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작가에겐 전자가. 마찬가지로 이 또한 가치의 차이다.

내가 말하고 묻고 싶은 부분은 이것이다.

10,000원의 퀄리티를 원한다면 그 가치에 어울리는 책을 사서 보면 된다. 그러면 10,000원의 가치에 그 이상의 가치가 더해져 그 작가가 마치 20,000원 가치의 작품을 만든 그런 느낌에 빠진다.

10,000원 퀄리티를 원하며 800원을 지급하면?

내가 볼 땐, 3,000원 정도의 만족은 할 수 있을 것이다.

800원 사이에서 모처럼 만난 3,000원 가치에 대단히 만족스러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결국 그 10,000원 가치와 그 이상의 감동은 느끼지 못한다. 그러니 10,000원 가치를 생각하며 800원 가치를 노리고 쓴 작품들을 폄하하지 말았으면 한다.

중요한 것이 변화라면 변화를 하면 된다.

'내'가 하면 된다.

책 많이 읽는 것이 자랑도 아니고, 책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도 자랑이 아니다. 그냥 '만족'이다. 만족만 되면 모든 것이 끝난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몇몇 정말 좋아하는 작가들이 있다. 만약 그 작가들이 10만원짜리 100페이지 책을 낸다고 해도 나는 그 책을 꼭 소장할 것이다. 그 돈을 내고 그 책을 본다면 10만원이 아니라, 20만원의 가치를 내게 전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 탓이다.

뭘 말하려 했는지 쓰는 동안 까먹어 어수선해져버렸지만, 가치를 논하기 위해선 그 가치를 지급해야 함을 말하며 이만 정리하고자 한다.


Comment ' 15

  • 작성자
    Lv.47 하늘까시
    작성일
    07.11.29 14:31
    No. 1

    다 읽고 나서도 주장하는 바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말 어수선 하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SanSan
    작성일
    07.11.29 14:54
    No. 2

    우선,
    반론의 여지를 막아버리는 여러 언급은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네요.
    내가 이야기하니 그냥 들어라 분위기.


    본문으로 넘어가서.
    뭐 임재영님 개인적인 가치체계이니 제가 뭐랄 건 없지만,
    굉장히 부자틱한 의견이군요.

    전 개인적으로 명작, 대작이라 생각하면서도
    아직 구매하지 못하고 있는 책들이 많이 있습니다.
    뭐 대략 오백만원 어치는 가뿐히 넘겠군요.
    워낙 사고싶어 하는 책들이 많아서.

    그 중 장르소설들은 사지 못해서 생각날 때마다
    두번 세번 대여해서 보며 어떻게 만족하고 있는 처지입니다만...


    과연 그런 작품들에서 제가
    팔백원의 가치밖에 못느꼈나 돌이켜보면
    별로 그런 것 같진 않군요.
    다만 금전적 한계로 팔백원밖에 지불할 수 없었던 것 뿐입니다.

    한 달에 서적구매에 지출할 수 있는 5~10만원 정도.
    그 외의 작품은 아무리 명작이고 대작이라도
    임재영님식으로 표현하면 팔백원짜리밖에 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팔백원 지불하고
    만원의 가치를 느끼고 있는데요.


    임재영님 개인의 가치체계를 논하면서
    그것을 일반화하고 계신 것 같군요.
    꼭 다른 이들이 그렇게 느끼는 것도 아니고,
    느낄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낭인흑랑
    작성일
    07.11.29 15:00
    No. 3

    책은 얼마에 획득하느냐에 따라서 가치가 결졍되는 게 아니라 그 글 자체로 가치가 결정된다고 저는 생각하기에 그리 공감할 수가. 물론 임의 생각 자체가 틀렸다는 것은 아님. 다만 저의 주관적인 생각일 뿐..
    책방에서 빌려 다 본 하얀 늑대들(2번 빌려 다 봄. 연재할 때와 연재 완료했을 때.. 아마 내년쯤 또 빌려다 보거나 책방에 없을 경우에는 어떻게든 사거나 다른 곳에서 빌릴 확률이 높음), 과거 온라인 텍스트로 읽었던 '옥스타 칼리스의 아이들'(그 후로 책으로도 다시 봤음) 이 현재 가진 책들에 비해서 가치가 떨어진다고는 보지 않음. 보통 1-2년 주기로 책의 내용을 약간 망각하면 다시 빌리거나 빌릴 수 없으면 사는 성격이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인의검사
    작성일
    07.11.29 15:08
    No. 4

    마케팅에 있어서 제품의 '가격'이 제품의 '가치'를 형성하게 되는 경우는 드문 일은 아닙니다. 높은 가격을 부담함 제품의 경우는 나름대로 '가치'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사람이기도 하고, 한때 유행했던 '게임 불감론'이라는 현상이 게임 불법복제가 성행했을 때 일어났던 걸 생각하면 (80000원 주고 산 게임은 아까워서라도 다 한다... 라는... ^^;) 같은 현상이 장르 시장 서적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임재영님의 의견과는 좀 다르게 저는 싼 가격이 나타내는 '부정적 이미지'의 효과가 이 문제의 접근성으로 더 적합하지 않을까 싶네요. '800원'짜리 물품에 뭔 가치가 있겠느냐? 라는 대중적인 인식이 전반적으로 장르시장의 평가를 낮추고 있고, 대상을 한정짓게 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댄간
    작성일
    07.11.29 15:37
    No. 5

    중간까지 읽다가 주제를 도저히 못 찾아서 내렸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인위
    작성일
    07.11.29 15:59
    No. 6

    임재영님의 의견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자신의 시각과 가치관을 확실하게 말하셨지만 자신의 상황에 맞게 일반화 시킨 부분은 약간 아쉬웠습니다. 인의검사님이 깔끔하게 정리하셨는데 아마 말씀하시고자 한 내용도 그와 별반 차이가 없을 듯 합니다.
    임재영님의 의견은 많은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 진행되는 가치판단이 만들어낸 인식적 착각으로서 장르시장의 여러 문제요인 중 하나를 차지하고 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8 빅데디
    작성일
    07.11.29 17:01
    No. 7

    정말 소장하고 있는 책은 정말 그 가치가 다르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러다 책방을 차릴지도 몰라요. 책을 빌려 봤을 때 정말 감동해서 책을 또 구입해 읽을 수는 있지만 처움부터 사서 읽는 건 어려워 보입니다. 그리고 정말 책은 비싸요;; 제 방에 지식이 되는 좋은 책이라던가 여러 고명한 문학소실이 같이 있다면 장르문학 소설도 좀 들여놀 여유가 될텐데;; 사실 이렇게 쓸 곳은 많은데 만화책 같은 걸 구입하는 것도 그렇죠;; 돈이 문제입니다. 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천풍유협
    작성일
    07.11.29 18:03
    No. 8

    빌림과 사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한 평가,비평 그 차이를 800원으로 예를 들어 설명하신 듯 하네요.
    흠. 주장하고자 하는 바는 잘 알겠는데..
    문체가 다소 공격적인 것이..
    무슨 기분 나쁘신 일이 있으신가봐요?
    대강 하시는 말씀에는 공감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E.D noa
    작성일
    07.11.29 18:30
    No. 9

    가치를 논하기 전에 가치를 지급해야 한다?
    빌려보면 비평도 할 수 없는 것인가?
    연재글 읽으면 입 닥치고 보기만 해야겠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인위
    작성일
    07.11.29 18:55
    No. 10

    그건 아닙니다. 연재글의 경우 작가가 평가를 원하기 때문에 연재를 하는 것입니다. 연재글을 읽는 사람들은 그 연재글에 대한 답글을 달면서 이에 대가를 지불하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이 글에서는 공개용이 아닌 상업적으로 출판하여 시장에 내보낸 경우에 해당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L.E.D noa님의 의견은 해당하지 않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8 공익호
    작성일
    07.11.29 20:48
    No. 11

    임재영님, 확장과 과장이 지나치십니다.
    임재영님이 언급했다시피 군림천하가 지루하고 재미없는 것은 임재영님 개인의 생각일 뿐입니다. 왜 재미없는가, 왜 지루한가가 논의의 핵심은 아니니까 이걸 가지고 뭐라고 따질 필요는 없겠지요. 그런데 800원 내고 대여해서 보니까 지루없고 재미없는데 8,000원 내고 사서 보면 그만한 가치가 있고 명작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말씀은 그냥 임재영님 개인의 가정일 뿐입니다. 이걸 가지고 논거로 삼으면 곤란하죠. 이건 아니죠. 대여 비용 800원이냐, 구입 비용 8,000원이냐에 따라서 명작이냐 지루하고 재미없는 작품이냐가 갈리진 않습니다. 재미있는 건 800원이건 8,000원이건 재미있는 것입니다.
    인간의 심리적 측면을 전혀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그것을 지나치게 확장시켜 하나의 객관적 잣대로 삼아 과장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8,000원의 구입 비용을 부담했기에 8,000원 그 이상의 값어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8,000원 그 이상의 값어치는 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8,000원의 구입 비용을 부담하면서 구입하는 것입니다. 심리적 가치를 근거로 한 가치 판단은 구입 이후의 일입니다. 선후를 바꿔서 '비용만 있고 판단없는 가치'를 근거로 삼고, '구입 행위를 하도록 한 가치에 대한 판단'을 배제하는 논리는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8,000원의 구입 비용이 아까운 때도 있을 수 있고, 800원의 대여 비용이 미안할 때도 있을 수 있다는 쪽이 훨씬 더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차라리 그냥 800원 주고 대여하면서 뭔 말이 그리 많냐고 하시지 그랬어요.

    화천세님, 0 하나 더 붙었다고 사는 짓거리를 누구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닙니다. 댓글로 일부 계층의 과소비 행태를 논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라이탄 
    작성일
    07.11.29 21:10
    No. 12

    글이 너무 길뿐만 아니라 통일성과 정확성이 보이지 않고 이리저리 방황하는 듯한 전개로 어떤 것을 주장하고 비판하며, 어떤 근거가 있는지 확인하기가 힘들군요.

    게다가 이 글에 대한 반론 자체를 방어하는 것을 넘어서 아예 막아버리니 어떻게 말을 할 수가 없네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84 모립
    작성일
    07.11.29 22:19
    No. 13

    공짜 스캔본을 보더라도, 사서 보더라도 재미있는 것은 재미있는 것이고
    재미없는 것은 재미없는 것이다.

    글쓴이가 들인 돈이 아까워 자기 합리화를 하지는 않았는지, 빌리는 이보다 사는 이가 더 우월하다는 그런 저변의식을 깔고 있는지 스스로 곰곰히 되볼아보았으면 한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8 안구건조
    작성일
    07.11.29 22:55
    No. 14

    흠....조금 복잡하긴 한데....요는 800원 주고 보면서 너무 많을 걸 기대하지 말라는 건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8 공익호
    작성일
    07.11.29 23:00
    No. 15

    임재영님께 남긴 댓글의 마지막 부분, '차라리 그냥 800원 주고 대여하면서 뭔 말이 그리 많냐고 하시지 그랬어요.', 이 부분을 다시 읽어보니 본래 의도와 달리 비아냥으로 오해할 소지가 있어 보입니다. 전술한 주장을 요약, 강조한다는 것이 그리 된 듯싶습니다. 사과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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