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군림에 대한 비평을 해볼까 합니다.
천마군림은 개인적으로 참 안타까운 작품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시원시원하면서도 스케일 큰 작품으로서 참 즐겨읽었던 작품인데, 최근에는
연재읽기를 중단하고 있습니다. 남궁운해가 다시 나오기 시작한 부분부터입니다.
그 때부터 오늘까지 나온 편수를 보면 꽤 되죠.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역시 '성'에 대한 문제입니다.
좀 지나치다 싶을 만큼 노골적이고 전체작품에서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저는 이게 참 불만입니다. 왜 좌백님은 천마군림에서 성에 대한 부분을 강조하시
는지 의문이 듭니다. 작품의 주제와 밀접한 것도 아니라고 보여지는데 말이죠.
또 성적인 부분을 좀 줄인다고 해서, 전체 작품의 구도에 문제가 생긴다고
보지도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무협에서 지나친 성묘사나 구성은 별로 달가와하지 않습니다.
천마군림에서 성적인 부분이 집중적으로 나오는 부분은 크게 세부분으로
볼 수 있는데, 먼저 미노가 무영을 유혹하는 부분, 무영이 색공을 익히는
부분, 마지막으로 좀 약하긴 하지만 천마도에서 천마도의 인물들이 색공을
익히는 부분들입니다.
좌백님 스스로도 조금은 걱정된다는 식의 글을 쓰시기도 했는데,
과연 이런 부분들이 전체 작품에서 꼭 필요하고, 그렇게 자세하게 묘사될 필요
가 있을까 싶습니다.
특히 매소봉과 성관계를 갖는 무사의 머리를 손으로 때려 뇌수를 터뜨려
죽인다는 부분은 섬뜩하기마저 했습니다. 그로테스크하다고 해야할까요?
단순히 글로 나와있으니까 망정이지 실제 장면으로 그려진다고 생각하면...
어떤 면에서는 스너프 필름이 연상되기도 하더군요.
우리는 무협속의 인물들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낍니다.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들을 시원스레 해내는 주인공들을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읽는 재미를
느끼죠. 하지만 지나치게 잔인하게 사람을 죽인다거나, 성적인 부분에
치중하는 건 이런 기쁨을 반감하는 건 아닐까 합니다. 무협의 특성상,
사람을 죽이는 것, 성적인 면들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무협의 근본취지에서
조금은 벗어나는 것들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좀 지나친 생각일까요?
제 자신이 지나치게 편협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냥 개인적인 취향 또는 무협관이라고 봐 주시기 바랍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관점이 있으니깐요.
하여튼 좌백님은 그래도 무협계에서는 작품성으로나 명성으로 인정받는
분이신데, 왜 이런 성적인 부분을 지나치게 부각시키나 하는 의구심을 늘
가져왔고, 안타까왔습니다. 성에 대해 지나치게 비중을 두는 건 작품성
떨어지는 작품을 쓰는 작가의 의도적인 전략으로 생각해왔는데, 훌륭한
작품성을 보여주는 좌백님이 굳이 그렇게 성적인 부분에 비중을 두실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성적인 부분들에 비중을
두는게 작품의 완성도에 있어 필연적으로 중요한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무영의 멋진 모습들로 인해 나름대로
포용해가며 봤는데, 천마도가 나오면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연재 읽기를 중단하고 있습니다.
사실 여기에는 천마도의 설정이 좀 이상하다는 느낌도 더해지기도 해서였습니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비역천마도1' 에 댓글로 달기도 했죠.
더군다나 여기는 많은 중고생들이 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들에게
여과없이 보여진다는 건 좀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성인인 제가 보기에도 무협에서 그려지는 성으로서는 지나치다고
생각하는데 중고생들에게는 더할 것 같습니다.
좌백님도 한 번 언급하셨던 걸로 아는데, 성인들만 볼 수 있는 장치를
해놓는다거나, 앞으로는 성적인 부분들을 많이 줄이시고 그 수위를 낮추
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은 좌백님을 비난하는 글은 아닙니다.
독자로서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보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어차피 작품이란게 모든 독자를 다 만족시켜줄 순 없겠죠.
좌백님의 건필을 빕니다.
Commen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