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가분이 과거에도 작품을 내놓았던 적이 있었는지는 모른다. 이름은 물론, 이 작품 공수래또한 생소하기 그지없다. 전혀 몰랐었던 작가이고, 그런 작가의 작품이기에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바라보는 읽은 이 나 자신의 평가는 매우 인색하다.
작품의 앞부분은 무척 신선하면서도 재미와 즐거움이 충만했다. 공수래라는 다소 코믹적인 주인공과 신비롭기 이를데 없는 그의 가문, 그리고 새롭기 짝이 없어보이는 강호의 질서, 용어, 등장인물등은 독자의 시선을 한눈에 끌어당기는 맛이 탁월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거기까지이다. 작품 앞부분만 그렇다는 것이다.
사건이 전개되어가면서 - 도대체 이 작품의 주된 사건이 왜, 무엇을 위해서 전개가 되는건지는 무려 6권분량이 나왔는데도 감을 못잡겠다! - 무협 특유의 재미들 가령, 빠르고 간명한 무공대결, 그에 적절한 주변 묘사,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심리묘사들이 너무나 눈을 피로하게 이끌고 가면서 흥미를 반감시켜갔고, 그런 상태가 계속 이어지면서 글을 읽는 자체가 점점 고통(?)이 되어갔다.
작가분의 글솜씨는 어느 대가 못지 않을만큼 잘 빚어져있다. 단어사용을 위한 고민과 매끄러은 연결을 위해 고심한 흔적이 잘 묻어나있다. 그런데도 이렇게 질 좋은 언어들을 풀어내면서, 왜 작품이 이렇게 어렵게 되었을까를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주인공 공수래의 경우를 보면, 초반의 공수래는 매우 영악하면서, 이기적인, 다소 천방지축의 성격으로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성격은 어린아이가 사춘기를 격는 것처럼 도대체가 감을 잡을수없을만큼 파악하기 힘들었다. 군자인척하는 것이 그의 진실한 모습인지 아니면 거짓된 모습인지 그도아니면 정신분열의 초기인지 아리송하기만 할 따름이다. 한마디로 실패한 주인공이 되버렸다. 한켠에선 주인공에 대한 분노의 찌꺼기들이 튀어나올 지경이었다.
다른 등장인물들의 서술들을 보게되면 더더욱 마음이 아프다.
분명 공수래가 주인공인데도, 공자무를 비롯한 혈족, 철궁의 몇몇주요인물, 이산굉등의 이상하기그지없는 강호인들에 대한 글쓰기는 대체 누가 주인공이고 누가 주변인인지를 가늠하기가 어렵게 되버릴 지경이었다. 주변 캐릭터들도 나름대로 신경써서 살려주려한 작가의 의도가 있기에 그럴수밖에 없으리라 짐작되지만, 결과는 전혀 아니올씨다 임과 동시에 오히려 역효과만 두두러졌다.
다른 무엇보다 이 작품이 왜 이렇게 전개될수밖에 없으며, 무엇을 위해 공수래등이 강호를 떠돌게 되는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한 근거가 너무나 희박하고 모호하다는게 이 작품의 가장 큰 결점이라 지적하지 않을수없다. 즉, 작품의 내적 논리가 글의 장황함과 방대함으로 인해 크게 흔들려져버린 것이다. 확실하게 처리할것은 확실하게 하면서 주변요소들을 적절하게 처리,이용했더라면 아주 탁월한 작품이됐을 것임엔 자명한데...
이것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가장 큰 요소이다.
이작품은 일견 또다른 등선협로를 보는듯했고, 잘못되면 그 보다는 조금 못하지만 나름대로 갖춘 무당괴협전이 될수도 있을거라 예측했지만, 결과는 이도저도 아니 단지 고통만을 삼켜야하는 이무기가 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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