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우디 앨런
작품명 :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쓰레기 같은 세상
출판사 : 황금가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쓰레기 같은 세상.
우리 집 믹서기는 앞집남자와 불륜 중. 히틀러는 어젯밤 UFO를 타고 레스토랑에서 클래식 음반 두 근을 주문했다. 은행 뒷문에서 양말을 세탁하는 강도. 방사능에 중독된 노란색 얼간이 가장, 노란색 스폰지, 냉동된 피자 배달부는 1000년 뒤로 여행 중, 사우스 부락의 초딩 4명이 쓴 딸꾹질 제거 논문. 세탁소 주인이 잘 다려준 두 개의 치즈버터 샌드위치를 머리에 쓰고 나는 파티에 나간다.
모두가 살고 있는 부작용 가득한 오렌지 주스월드에서 약간 더 신맛이 나는 앨런이 탄생했다. 양말을 귀에 꼽아 넣은 세련되고 신경질적인 증세. 어딘지 석연치 않은 안경을 쓰고, 약 17개의 버터 샌드위치를 잘 눌러 조각하다 보니, 출판사에서 미디엄으로 익힌 클래식 음반 두근을 잘 조리해 내놓으며 아름다운 믹서기를 소개시켜 준다. 은행 뒷문에서 믹서기와 화려한 결혼식을 올린 앨런은, 그 뒤, 그녀(믹서기)를 먹여 살리기 위해 17개의 버터 샌드위치를 머리에 쓰고 파티에 나가면서 일어나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그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쓰레기 같은 세상’의 요지다. (위의 이야기중 반은 거짓이고, 그 반에 반은 또 진실과 전혀 다르고, 그 3분의 1은 어쩐지 농담처럼 들어도 되고, 거기서 99%는 거짓말 탐지기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저런 헛소리와 흡사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우디 엘런이 쓴 이 영양가 없는 산문집에 대해서 대략적인 이해를 하자면 ‘봐도 되고 안 봐도 된다’, 이다. 본래의 제목은 side effects로 정말로 뭔가 잘못먹이 부작용에 걸릴 녀석들만 나와 신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역시나 단연 백미는 한국판의 제목이기도 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쓰레기 같은 세상’이란 이야기이다. 2년 전 군대에서 LSD가 가득 뿌려진 닭고기를 먹는 실험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의가사 제대를 한 이가, 어떻게 타락을 해 미국 대통령을 저격하게 되었는가에 대해 초점을 맞춘 이야기를 보기 시작하자면, 이 비판적인 산문집의 정체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정말로 봐도 되고 안 봐도 되는 이야기였다. 물론 본다면 이 흥미로운 이야기에 대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그의 영화보다)열광할 수 있다. 그의 팬이라면 더욱더 기뻐할 수밖에 없다. 앨런의 신경증이 잘 나타나 있는 이야기들은 안본다면 약 2페소(필리핀 화폐 단위)해당하는 종이 가치 밖에 없겠지만, 본다면 청우식품에서 나온 종합캔디 열여섯 알을 한입에 넣고 삼키는 정도의 떨림은 나오기 때문이다. 하여간, 이야기는 그 뒤에 센트럴 파크를 배회하게 되는 미친놈의 이야기에서부터, UFO의 증명에 대한 도덕적인 논문, 소크라테스가 되고 싶어 하는 앨런의 망상, 링컨의 에피소드, 레스토랑의 철학과 정치 문제에 관한 편지, 그 외에 여타 등등의 비교적 산만하고 고급스럽지 못한, 또 부조리하고 냉소적인 농담들이 앞집 김씨 아저씨보다 술술 흘러나온다. 그런 이야기의 조합은 서문도, 해설도, 후기도 없이, 산뜻하고 강렬하게 흘러나와(나에겐 불만과)독자의 아드레날린을 자극한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무심한 그의 영화와 행동을 상상한다면, 이 이야기들이 분별력 없는 냉소와 치밀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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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 구하긴 했는데, 몇몇의 단편들이 이미 읽어본 뒤여서
감흥은 덜했다. 인터넷의 무서움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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