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가나
작품명 : 야차왕
출판사 : 파피루스
1.
장르소설을 단순히 킬링타임으로 정의한다면 '그럴수도 있겠다'하고 동의한다. 어차피 여가시간에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니까...
킬링타임 후 본인의 경우에는 두가지로 나뉜다.
첫번째는 지루하고 무료한 시간 죽이기를 한 일.
두번째는 거대한 시간의 산 정상에서 감동하며 기쁨의 환호성을
터뜨리는 일.
첫번째는 그리 할일이 없던 남는 시간일지라도 아까워 미친다.
두번째는 매우 중요한 일을 제쳐 놓았을지라도 전혀 그 시간 죽이기
를 두려워 하지 않는다. 아니 일부러 찾아 다닌다.
2.
서유기는 중국의 사대기서 중 하나이다.
장르의 관점에서 보자면 판타지에 속할수도 있겠다.
아시다시피 줄거리는 석가가 삼장법사로 하여금 천축으로 불전을
구하러 보내는 내용이다. 여기에 손오공.저팔계.사오정등의 매력
적인 캐릭터가 다수 등장하며 이야기를 감칠맛 있게 끌어간다.
각종 환상적인 요술이 등장해 흥미를 유발시키고 약자를 도와 강
자를 무찌르며, 악을 몰아내고 선이 이기도록 해서 독자층이 매우
두텁다. 전반적으로 불교와 도교사상이 바탕되어 있다.
애니와 영화로 만들어져 사대기서 중 가장 우리에게 친숙하다.
어릴적에는 왜 전지전능한 석가가 삼장과 오공을 저리 고생시킬
까 하고 불만을 떠뜨리기도 했다. 좀 도와주지 않고서 말이다.
3.
야차왕은 서유기를 모티브로 손오공과 그외 인물들을 가져왔다.
배경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무협소설 속의 강호다.
이 점은 매우 흥미로워서 첫장부터 몰입감과 함께 가슴을 두근거
리게 만들었다. 그 만큼 설정은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 뿐, 서두에 말한 첫번째 대상이 바로 야차왕이었다.
작가가 그려 놓은 강호의 그림에는 생생히 살아 움직이는 등장
인물이 거의 없었으며 인간적인 냄새가 나지 않는다.
작가가 그리려하는 밑바탕이 어떤 것인지 와 닿지가 않는다.
석가를 사이비교의 교주쯤 취급했을때는 작가의 상상력에 갈채
를 보내었건만 1~2권의 내용만을 볼 때 단지 이 소설은 원숭이
의 활극 정도다.
물론 결말이 난건 아니고 후에 석가가 왜 사이비교주 정도의 인
물인가에 대한 내용이 나올수도 있고 아니면 더 커다란 반전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1~2권에서 복선은 깔려 있어야 했다.
작가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독자에게 제시는 해줘야 했다.
만약 3권부터도 이런 작가의 구상과 설정이 보이지 않는다면
수 많은 잠재적인 서유기의 팬들을 끌어와 인기를 도모하려 한
다는 꼬리표가 작가를 괴롭힐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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