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글 : 타다시 야기 / 그림 : 슈 오키모토
작품명 : 신의 물방울
출판사 : 학산
대학교 1학년 때였던가? 친구 집 구석 술을 담아 놓던 장식장
제일 위에서 자태를 뽐대던 와인을 본 적이 있다. 실제로 와인이라곤 교회에서 성찬식할 때 먹던 것이나 포도주스에 가까운 것들 뿐이었고 실제로 와인병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 맛이 궁금했던지라 친구를 살살 꼬드겨 같이 마셔보자고 했는데... 그 기억이 너무나 강렬하여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아니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 같다. 그 진한 루비색과 마시기도 전에 코를 통해서 몸속 깊은 곳 까지 전달되는 그 향기, 또한 입에 넣자마자 입안 전체를 부드럽게 감쌓안으며 넘어가는 그 부드러움과 감미로움... 그것은 하나의 충격이었고 경이였다.(내가 간 뒤로 친구는 혼자 그 와인을 반병 가량 마셨고 그날 아버지께 골프체로 맞았다. 이게 얼마짜린지 아느냐면서...)
암튼 그 뒤로 몇 몇 와인을 마셔보았지만 과장없이 발끝에도 못 미치는 것들 뿐이었다. 나는 와인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 언제 레드와인을 마시는지 언제 화이트를 마시는지... 또한 로제 와인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어떻게 와인들을 구분하는지도 전혀 알지 못한다.
그저 그 때 마셨던 와인을 한번만이라도 다시 느껴보고 싶을 따름이다. 여기 와인을 입문할 때 좋은 지침이 되는 책이 있다. 실제 와인은 여타의 술과는 다른 대우를 받곤 한다. 일종의 예술품과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이다. 그런 와인인지라 접근하기가 어렵다고 느낄지 모르겠고 실제로 나 역시도 어떻게 와인을 대해야할지 막막하다. 그렇지만 여기 이 책은 아주 상세하고도 약간은 과장되게 각 와인에 대한 특성과 구분법 등등이 잘 나와있다. 일본 만화 특유의 과장된 묘사가 거슬리기는 하지만 이정도는 애교정도로 봐줄수 있을 정도의 설명이 기분 좋게한다. 실제 이 책을 보기 전에 '올 뎃 와인'이라는 한국인 와인 경매사가 엮은 책을 접했었다. 하지만 글과 그림에서 오는 명확한 전달력 방식의 차이는 또하나의 즐거움이다. 와인을 몰라도 상관없다. 하지만 알아서 나쁠 것 또한 별로 없다. 깊은 밤 향기롭게 취해보고 싶다면 한 번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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