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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천국의 죄수들

작성자
Lv.1 한초희
작성
06.10.19 16:51
조회
912

작가명 : 아르토 파실린나

작품명 : 유쾌한 천국의 죄수들

출판사 : 노마드북스

이 책을 보고 드는 생각이 있다면

"왜 사람들은 양면적일까?" 하는 생각 뿐이다.

유쾌하지도 않았으며, 고대적 부터 우리들의 마음속에 심어져 내려온 서바이벌에 관한 모험의식의 흥미진진함 역시 기대할 수 없다. 그렇다고 보기에 이 적도를 낀 작은 섬은 무인도 라는 배경을 빌린 하나의 황무지에 지나지 않았다는 느낌으로 다가서고 있다.

천국의 죄수들, 그들이 사회주의를 떠나서 공산주의를 선택함에 따라 그들은 사회주의가 규정한 범죄자가 되어버렸다. 남자 22명 그리고 여자 26명 총 48명으로 구성된 다국적(?) 시민들은 비행기 사고라는 가장 큰 불행의 희생자가 된다. 그들이 착륙한 곳은 수풀만 우거진 무인도. 작가는 무인도라는 공간을 무대로 빌려서 그 무대 안으로 주연들을 밀어 넣은 다음 출입구를 폐쇄해 버린다. 심지어는 관객석까지 보이지 않도록 닫아버린다. 하늘에서 오직 작가의 전능하신 시선만이 이들을 지켜 보고 있다.

이것은 하나의 실험과도 같은 것이다, 미국에서는 몇 해전 사람들의 행동을 조사하기 위해 특정한 몇 명을 폐쇄된 공간에 가두고 그들의 행동 변화를 지켜보는 것이었는데 재미있는 것은 새로운 조직체가 내부에서 생겨났으며, 그 조직체는 공동주의의 형식을 띄고 있었다고 한다. 공동주의에 적응한 쪽은 대부분 사회의 약자들이었으며, 사회에서 기득을 취하고 있었던 계층은 공동주의에 마지막까지 적응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이부분은 TV 프로그램용으로 만들어진 내용으로, 참여자들의 입장에서는 생존이라는 근본적인 위협요소에서 멀어진 탓에 공동주의라는 새로운 계층의 생성이라는 내용이 그다지 신빙성 있는 자료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었다. 그래서 작가는 이 소설을 쓰기 전부터 한 가지 오류를 범하고 있음에는 분명하다.

특정한 사람들 집단을 폐쇄성 있는 공간에 가둔다고 해서 그것이 공산주의(공동)로 변치되느냐? 하는 의문.. 검증되지 아니한 면을 앞세워 하나의 극단적인 세계관을 표출하고자 하는 작가는 자본주의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존재일까? 아무튼 아르토 파실린나는 그의 책 저변에서 자본주의에 대한 풍경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우린 기본적으로 서로 분쟁의 소지가 될 만한 게 아무것도 없네. 모든 소유물은 공동소유이고 기본적인 욕구를 위한 것들도 공산주의의 높은 단계처럼 능력에 따라 노동하고 필요에 따라 분배받지. 노동에 비례해서 분배받거나 무노동 무임금도 아니잖나. 게다가 월세나 보증금도 없는 무료주택에 살지, 그 비싼 건강진단과 치료도 무료지, 문턱 높은 은행도 없지, 이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화폐도 없지……. 우린 유럽 사회주의 국가들보다도 더 확실한 사회주의 속에서 살고 있는 게야."

- 테일러의 말

[기본적으로 서로 분쟁의 소지가 될 만한게 없다] 는 말은 우선적으로 평화를 공존의 기본 의식으로 내 걸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되돌아 보면 분쟁의 소지가 있어도 이제 새로운 생존방법인 공동주의를 모색하고 싶다면 - 너희들이 진짜로 생존하고 싶으면 - 가급적 표출하지 말고 참아야 할 것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나 같다. 이러한 말이 나온다는 것은 혼란과 가치관의 충돌이 이전까지는 등장인물 사이에서 심각했었음을 반증하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등장하는 인물의 구성은 작가의 의도에 따라 간호사, 기자, 의사, 벌목공, 스튜어디스 등등 다양한 면을 띄고 있다, 이러한 전제로 공동주의가 들어설 환경을 제시해 주고 있지만 이는 작은 사회의 기능을 할 수 있는 세계관을 포함하고 있음에는 분명하다. 사회의 부분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사람이 갖추어 졌다는 데서 공동주의에 대한 하이브라인이 제시되었다.

원시공동주의 체제로 급격히 쇄퇴한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이들이 원시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결국 현실적인 벽(책 중에서는 구조대의 기관총 난사사건) 으로 인해 이들은 다시 현 체제에 대한 강한 딜레마에 봉착하게 된다. 그리고 그 봉책은 결국 공동주의를 두 분파로 나누어 버린다. 이젠 사회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들과 돌아가고 싶지 않은 사람들 간의 투쟁이 시작되고 구조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사회주의에서의 구조에 지나칠 만큼 투쟁의식을 내비친다. 군대가 투입되고 특공대가 상륙까지 해 가면서 결국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공동주의파를 강제 구조하는 것으로 이 소설은 막을 내리지만 그들은 언제고 다시 기회가 되면 그들이 건설한 공동주의의 유토피아 속으로 돌아가길 원한다.

이들의 이후에 대해서 소설 속에서 언급된 부분은 전혀 없다, 하지만 짐작하지 않아도 유토피아를 맛 본 사람들이 사회에 적응할 이유는 없어보인다. 그렇게 다시 현실이라는 벽 속에 가두어진 사람들은 하루 하루를 쳇 바퀴처럼 굴러가게 된다. 직장 상사의 눈치도 보고, 월급 하나 제대로 받기 위해서 마음에도 없이 굽신거려야 하며. 소비생활에 찌든 상태로 소모하고 다시 벌고 그렇게 반복되는 사이클을 돈의 노예가 된 상태로 지내야만 한다. 작가가 섬 이라는 공간에 다중의 인물들을 몰아 넣어서까지 자본주의의 폐혜성을 비판하고자 하는 이유를 찾아보면 실험적인 의식이라는 면 외에도 작가의 개인적인 사유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정상적인 삶을 만족하며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러한 인물들의 기행적인 변화는 충분한 유머를 전달하고 있다. 이를 블랙코미디라고 극찬하는 부분도 있을 수 있으나, 이는 이들의 삶을 바라보면서 자신에게서는 극히 예외가 될 수 있다는 안전의식과, "내 입부터 충족해야" 라는 이기주의 본능에서 빚어진 인식의 편협이라 보는 것이 타당하다 생각된다. 내막을 알게 되면 결코 독자들은 이 작가의 글이 유쾌해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때문에 나는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느낀 불쾌한 감을 지금도 지울 수 없다.

작가소개 : 아르토파실린나  

1942년 핀란드와 옛 소련의 국경지대인 라플란드의 한 작은 마을에서 출생. 집안이 가난해 어려서부터 농사꾼, 벌목꾼, 사냥꾼, 고기잡이 등 수많은 직업을 전전하며 혹독한 추위와 노동 속에서도 틈틈이 글을 써 신문과 잡지에 투고함.

1963년 라플란드 교육대학교 졸업

1964년 신문 《콜리사노마》 보조편집자

1966년 신문 《포요란》 편집자

1973년 신문 《누오렌 보이맨 리토》 편집장, 첫 단편소설 <오페라티오 핀란디아> 발표

1988년 핀란드 키르야비사스상(Kirjaviisas) 수상

1989년 에어 인터상(Prix Litteraire Air Inter) 수상

1994년 이탈리아 쥬세페 아체르비상(Giuseppe Acerbi Prize) 수상

2004년 올해의 유럽작가상(European Writer of the Year) 수상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중국, 스페인, 이탈리아, 스위스, 노르웨이, 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 등 전 세계 20여 개 나라에 번역된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유쾌한 천국의 죄수들> 외에 <웃는 암소의 여름> <세계몰락의 북쪽> <행복한 남자의 분노> <바티넨의 토끼> <절규하는 정미소 주인> <목 매달린 여우의 숲> <독을 끓이는 여자> <기발한 자살여행> <모기제국의 코끼리> 등과 많은 단편집들이 있다.  

(알라딘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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