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강호영
작품명 : 로드매니저
출판사 :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전 대여점을 다니지 않습니다. 어렸을 땐 만화방을 곧 잘 갔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는 간 적이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책은 사서 보자는 주의고 남의 손떼?가 탄 책이 그냥 싫습니다.
친하지는 않지만 평소 알고 지내던 선배가 사업을 말아먹고 위로차 만난적이 있는데 알고보니 대여점을 하셨더군요. 정말 시장이 많이 어려운가 봅니다. 여차저차 하다가 중고책 정리에 대한 얘기가 나왔습니다. 정리를 도와주는 업체가 있다던데 그건 모르겠고 책 좋아하면 그냥 가져가라더군요.
사람은 공짜면 뭐든 합니다. 요즘 일도 안하는데 혹하더군요.
다음날 쫄래쫄래 찾아가 기웃거렸습니다. 이것 저것 고르다보니 어느새 300권이 훌쩍 넘어갔습니다. 이쯤 되면 공짜로 가져가기엔 눈치보이기에 그냥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책을 고르며 훑어본 내용의 뒤가 궁금해 참을 수 없더군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주문해 요즘엔 책만 읽고 있습니다.
잡설이 길었네요. 각설하고. 로드매니저는 한때 조아라에서 유행했던 연예인 팬픽과 유사하나 발전된 형태입니다. 비슷한 글로 강선우님의 더 싱어가 기억나네요. 아주 신선했었죠.
로드매니저의 한 줄 감상은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카푸치놉니다. 우유와 우유 거품의 비율에서 나오는 부드럽고 진한 맛이 환상이죠. 무난한 진행, 적당한 흥미와 출신의 비밀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아시다시피 연예계는 흥미로운 소재지만 자칫 유치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선 합격점을 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가끔 현실을 끌어와 헛웃음을 주기도 합니다. 어떤 현안에 대한 입장과 견해가 창조된 캐릭터의 가치관이 아니라 작가님이 직접 개입해 분위기가 깨질 때도 있습니다.
극중 주인공은 지문의 많은 부분을 할애해 사려깊고 신중하며 이기적이지만 인간적인 사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읽어보면 사려깊고 인간적인 부분은 있으나 신중하고 이기적인 부분은 찾기 어렵습니다. 나는 하기 싫지만 내 사람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한다는 식인데 솔직히 물러터졌습니다.
정말 이기적이고 신중한 사람은 위험을 감지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텐데 당하고 당하다가 마지막에서야 폭력과 폭로로 해결합니다. 주변의 누군가 다치고 위기에 처해야 조폭을 동원하거나 스스로 폭력을 써서 해결합니다. 전부 이런 패턴이죠. 선술 내공, 친구 먹은 검사, 검찰총장, 밤의 대통령은 설정이니 상관없지만.
칠제... 이건 정말 뜬금없더군요.
중국, 일본, 대한민국의 연예계 분쟁에 삼합회, 야쿠자, 조폭을 끼워넣느라 먼치킨소재가 필요하겠지만 지나친 판타지는 이제까지 흐름을 망치고 있습니다. 이 글의 강점은 누가 뭐래도 연예계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이야기입니다. 일반인이 스타가 되는 과정, 스타의 사생활과 방송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 한류 같은 글로벌 매니지먼트, 허리우드와 빌보드 차트를 정복하는?
로드매니저의 강점은 대체역사도 아니고 정치비판도 아니고 먼치킨 깽판이나 주식, 돈놀이도 아닙니다. 문파나 영지를 키우는 영지물이 사람으로 축소된 느낌입니다. 사람 키우는 재미죠. 프린세스 메이커 같은... ㅎㅎ;;
결론은 재미있습니다. 물론 꼬투리 잡고자 한다면 빈틈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단점을 덮어두고 다음이 궁금할 정도로 흥미롭습니다. 바라는 게 있다면 처음 그대로 연예계에 집중하시는 겁니다. 조폭, 야쿠자, 삼합회, 정치, 밤의 대통령, 칠제 등 음모나 협잡은 양념으로 남아야지 주가 되면 지루합니다. 로드매니저는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카푸치노잖아요?
12권을 기다리며 이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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